KIA 김도영 수비 최다이닝 3위, 한 숨 돌린다? 플랜B 급부상…24세 미완의 우타 거포 ‘맞네, 3루수였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타팅에서 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KIA 타이거즈 왼쪽 내야, 그러니까 유격수 박찬호와 3루수 김도영에 대한 의존도는 상당히 높다. 두 사람이 팀의 주전을 넘어 KBO리그 최고의 유격수와 3루수이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지난 주말 SSG 랜더스와의 홈 3연전 기간에 위와 같이 솔직하게 얘기했다.
실제 김도영은 738이닝으로 리그 수비 최다이닝 3위, 박찬호는 706⅓이닝으로 리그 수비 최다이닝 8위다. 김도영은 3루수 최다이닝 1위이고, 박찬호는 유격수 최다이닝 2위다. 이범호 감독은 두 사람의 체력 저하가 눈에 보인다고 인정하면서도, 스타팅에서 빼지 않는 선에서 체력을 안배하는 묘안을 짜낸다.
우선 두 사람은 경기 전 연습량을 최소화한다. 이동일 직후에는 거의 하지 않다시피 한다. 그리고 스코어가 일찍 벌어져 승부가 갈리면 과감히 제외한다. 경기후반 3이닝 안팎으로만 쉬어도 체력 세이브에 도움이 된다는 시선이다.
그리고 지명타자 로테이션이다. 사실 대부분 팀이 주축들 체력안배를 목적으로 지명타자 로테이션을 한다. 그러나 KIA에선 사실상 못 본다. 주전 지명타자 최형우가, 41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리그 최고 클러치히터이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최근 1~2년간 다리 부상이 잦던 나성범에게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시간을 주기 위해 최형우도 간혹 좌익수 수비를 지시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나성범은 붙박이 우익수로 나간다. 본인이 우익수 수비에 대한 욕심이 많다.
그런 점에서 18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이 눈에 띄었다. 최형우가 선발라인업에서 빠지면서 모처럼 다른 타자에게 지명타자의 기회가 주어졌다. 이범호 감독은 팀에서 수비이닝이 가장 많은 김도영에게 지명타자 출전을 지시했다.
대신 3루수는 변우혁(24)이 맡았다. 변우혁은 이날 5타수 3안타 1타점 3득점으로 모처럼 펄펄 날았다. 지난 12일 광주 SSG전서 홈런을 치고도 이범호 감독으로부터 따끔한 충고를 들어야 했다. 홈런이 중요한 게 아니라 좀 더 영양가 있는 타격, 좀 더 팀에 보탬이 되는 타격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변우혁의 활약이 딱 그랬다. 2회 선제 좌중간 1타점 2루타, 3-3 동점이던 4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선상 2루타와 득점, 6-2로 앞선 6회 무사 2루서 나온 우전안타 모두 영양가 만점이었다. 3루 수비도 깔끔했다.
김도영의 수비 이닝을 보듯, 변우혁이 3루수로 나갈 일이 거의 없다. 변우혁은 올 시즌 스프링캠프에서 이우성, 오선우와 함께 주전 1루수 경쟁을 벌였다. 김도영이 작년을 기점으로 간판 3루수로 자리매김하면서 변우혁은 1루에서 승부를 걸어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변우혁의 주 포지션은 1루다.
그러나 변우혁의 본래 주 포지션은 3루다. 한화 이글스 시절에도, 2022년 트레이드로 입단한 직후에도 3루가 주 포지션이었다. 이젠 1루와 3루를 도맡는 백업이자 대타다. 이우성이 햄스트링 힘줄 부상으로 7월엔 돌아오기 힘들고, 햄스트링 부상에서 벗어나 2군 경기에 나가기 시작한 황대인이란 잠재적 경쟁자도 있다.
때문에 변우혁에겐 지금이 기회이자 위기다. 김도영이 모처럼 지명타자로 나간 이 경기서 변우혁이 공수에서 영양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 건 고무적이었다. 앞으로도 이런 경기력을 보여줘야 이범호 감독으로서도 김도영을 간혹 지명타자로 쓸 수 있다. 최형우의 존재감 때문에, 앞으로도 이런 방식의 기용이 거의 나오진 않겠지만, 그래도 KIA는 또 다른 옵션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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