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원도심이 꿈꾸는 미래도시...영화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2024. 7. 19.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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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심 인천 중구가 꿈꾸는 미래도시
무분별 개발 아닌, 일상과 교류가 일어나는 장소

영화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는 오래된 원도심인 인천 중구를 배경으로 올바른 도시 재생을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일본 쿠라시키 미관지구 등 해외의 다른 도시 재생의 사례를 비추며 과연 진정한 미래 도시란 무엇일까를 묻는다.

[※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
일제강점기 시절, 최초의 개항이 이루어지며 근대 건축물과 적산가옥, 철도, 해운, 공항의 시작점이 된 인천의 원도심 ‘중구’. 현재 무분별한 개발·재건축 vs 재생이라는 두 개념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곳에서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유지하면서도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재생 방안에 대해 고민한다.

‘아주 오래된 미래도시’는 장편 영화 ‘선샤인 러브’와 ‘낭만적 공장’을 연출한 조은성 감독의 첫 번째 다큐멘터리로, 제 13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초청됐으며, 그 외에도 인천인권영화제,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서울국제건축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의 초청을 받은 작품이다.

영화 스틸컷
영화는 항구 주변의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과 지역의 헤리티지에 대한 이해가 없는 상업 박람회 개최 등 ‘개발’ 주도로 이루어진 중구의 각종 프로젝트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1920년대 지어진 얼음 창고를 개조해 재탄생한 ‘아카이브 카페 빙고’, 뮤직 레이블 루비레코드가 인수한 뒤 카페 겸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든 ‘인천여관×루비살롱’, 옛 양조장을 재활용한 ‘스페이스 빔’ 외에도 팟알, 서담재, 싸리재, 잇다 스페이스 등 역사와 터전의 원형을 지키며 새롭게 재탄생한 장소들이 등장한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중국집인 ‘풍미’, 인천의 마지막 화교 직계 무술인이자 황비홍의 4대 직계 제자인 정무문 쿵후 총 본관 관장, 적산가옥이 남아 있는 신흥동에서 40년째 거주 중인 부부 등 실제 주민들의 목소리도 등장해 다큐의 신뢰도를 높인다.

영화의 중반부 이후에는 지난 30여 년간 마을의 방치된 민가 수백 채를 재생한 일본 쿠라시키 지역, 빈집재생 프로젝트로 현재는 매해 6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도시가 된 오노미치 지역 등 전 세계 도시의 성공적인 재생 사례를 찾아 나선다. 이를 통해 영화는 오래된 것을 보여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금도 살아 있는 것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살고 있는 주민들이 좋은 마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그리고 거기에 관광객이 와서 교류가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미래도시’라 말한다.

영화는 올바른 도시 재생을 위해, 이 도시에서 살아갈 다음 세대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마무리된다. 러닝타임 82분.

영화 스틸컷
[글 최재민 사진 ㈜영화사 오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39호(24.07.23)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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