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800-7070 주인, 대통령 아니면 설명 안 돼” 총공세

손우성·신주영 기자 2024. 7. 1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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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태 “모든 증거가 대통령 한 사람 가리켜”
“특검법 수정 안 된다” 강경 목소리 분출
특검 추천권 제3자 부여하자는 일부 의견에
전현희 “야당에서 특검 추천해야 취지 맞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19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VIP 격노설’이 제기된 당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통화한 대통령실 번호 ‘02-800-7070’의 주인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채 상병 특검법 수정안을 마련해 국민의힘과 협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불가하다는 강경 목소리가 분출했다.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안보실장, 법률비서관, 국방부 장관에 국토부 장관 비서관까지 ‘02-800-7070’으로 누가 전화했겠는가”라며 “모든 증거는 오직 윤석열 대통령 한 사람만을 가리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김건희 여사나 김용현 경호처장이 대신했다고 하기엔 불법적 커버가 오히려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화 상대가 업무 차원이라고 하면 이 업무 차원을 아우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한 사람밖에 없다. 대통령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대통령 말고는 성립, 설명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의원도 SBS라디오에 출연해 “당연히 한 사람을 가리킨다”며 “그 부분은 수사를 통해서 밝혀져야 할 일이다. 그래서 특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날 밝혀진 ‘02-800-7070’ 번호 통신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7월28일부터 8월9일까지 이 번호로 전화를 건 경우는 총 7차례다. 이들 통화는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와 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하기 전인 지난해 7월31일에 집중돼 있다.

해당 번호는 이날 오전 10시21분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측을 시작으로 11시9분 조태용 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해 32초 통화했고, 오전 11시43분엔 현재 국민의힘 의원인 주진우 당시 법률비서관에게 전화해 약 44초 통화했다. 이후 11시54분엔 이 전 장관(2분48초)과의 통화가 이뤄졌다. KT는 ‘02-800-7070’ 고객명은 대통령 경호처라고만 밝힌 상태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8월1일자 언론에 ‘윤 대통령이 이날(7월31일) 대통령실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원 장관에게 전화통화로 전수조사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된 사실을 지적하며,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과 통화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원 전 장관에게 뭔가 지시를 하고, 곧바로 해병대원 순직 사건 보고를 받은 후 격노하여 같은 전화로 이 전 장관과 직접 통화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이날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02-800-7070’ 번호는 논란이 됐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윤 대통령이 원 전 장관과 통화하고 곧이어 조 전 실장 등등에게 전화를 한 것이라며 “수석비서관회의를 하다가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에게 전화를 직접 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나는 대통령밖에 안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장관에게 “대통령 전화 받은 게 맞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누구와 어떤 내용을 대화했는지 말씀드릴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 내 채 상병 특검법 특검 추천권을 제3자에게 부여하자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안 된다”는 주장이 쏟아졌다. 전 의원은 “관행처럼 야당 쪽에서 특검을 추천하거나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특검법 취지에 맞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는 전날 당 대표 후보 방송 토론회에서 “대통령에 인사권을 행사하는 검사들이 수사하고 있는데, 수사가 엉망 아니냐”며 “현재 특검법대로 하는 게 정의롭다”고 밝혔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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