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대책은 저류지뿐?…“마을 침수는 인재”
[앵커]
지난주 내린 폭우로 대전의 한 마을 전체가 침수되는 일이 있었는데요, 주민들은 인근 산업단지 공사를 수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공사로 인해 하천의 유량이 늘고 유속이 빨라졌지만 대비가 부실했다는 겁니다.
황정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방이 무너지면서 밀려든 하천물에 도로가 사라지고, 비닐하우스와 가정집도 모두 잠겼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요. 높은 데, 높은 데 올라가 있어요. 높은 데."]
침수 당일 새벽 3시까지만 해도 이곳의 수위는 평소보다 약간 높은 2.24 미터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새벽 3시를 기점으로 수위가 급상승하기 시작해 1시간 만에 거의 두 배로 높아져 홍수 심각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주민들은 수위 급상승 원인으로, 당시 야행성 폭우에 더해 마을 100m 인근에서 진행되는 산업단지 공사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물을 품는 역할을 하던 야산과 논이 사라져 엄청난 양의 빗물이 고스란히 하천으로 유입됐다는 겁니다.
[김용태/대전시 서구 정뱅이마을 주민 : "산업단지 물이 그대로 하천으로 내려오면서 유량도 많아지고 유속이 빨라지면서 큰 (하천) 물하고 부딪히다 보니까, 소용돌이가 돌아서 제방이 붕괴되는…."]
조성 중인 산업단지 규모는 86만 제곱미터에 이르지만, 장마 대책은 2만 5천 톤 용량의 저류지가 전부입니다.
하천 제방 보강 등 다른 대책은 없었습니다.
[김성중/대전충남녹색연합 국장 : "단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게 되면 용량에 한계가 있는 저류지만으로는 대책이 될 수 없습니다.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공사를 맡은 대전도시공사는 "재해영향평가를 거쳐 적정한 저류지를 조성했고, 침수 당일 기능에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주민들은 이번 수해가 명백한 인재라며 대전시 등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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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환 기자 (bar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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