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울수록 빚” 한우 사육 줄고…닭·오리 늘었다
가격 하락 영향…한우 마릿수 5% 감소
올해 2분기 한우 사육 마릿수가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생산비는 올랐는데 소값이 폭락해 한우 사육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돼지 사육 마릿수도 줄었으나 닭과 오리 사육 숫자는 늘었다.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축동향조사를 보면, 국내 한우·육우 사육 마릿수는 356만2000마리로 1년 전보다 18만6000마리(-5.0%) 감소했다. 젖소 사육 마릿수도 37만8000마리로 4300마리(-1.1%) 감소했다.
한우 사육 마릿수가 줄어든 데는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한우 가격 하락으로 인한 암소 감축 및 번식 의향 감소로 1세 미만 마릿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1등급 한우 안심 소비자 가격은 100g 당 2021년 1만3778원에서 올해 1만2729원으로 떨어졌다.
한우농가는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로 생산비는 올랐는데 소값이 폭락해 소 한 마리를 팔 때마다 200만원 손해를 본다”고 호소해왔다.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3일 국회 앞에서 ‘한우 반납 투쟁’을 벌였다. 농민들이 집회에 소를 끌고 와 정부에 반납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한우 반납 집회가 열린 것은 12년 만이다.
한우농가는 정부의 한우농가 지원 근거를 담은 ‘한우법(지속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안)’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한우법은 지난 5월 야당 주도로 21대 국회를 통과했다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법을 제정하면 돼지·닭·계란·오리 등 타 축종에 대한 균형 있는 지원이 어려워진다”며 난색을 표했다. 반면 전국한우협회는 “이미 양봉(양봉산업육성법)과 말(말산업육성법), 낙농(낙농진흥법) 등의 축종별 법률이 제정돼 있다“고 반박했다. 한우법은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된 상태다.
돼지 사육 마릿수도 올해 2분기 1106만1000마리로 1년 전보다 4만8000마리(-0.4%) 줄었다. 다만 이는 도축량 증가에 따른 결과다. 분만 모돈이 늘어 2개월 미만 새끼 돼지들의 마릿수는 늘었으나, 시장에 파는 돼지인 비육돈 도축이 증가해 4~6개월 미만 마릿수가 줄었다.
닭과 오리의 사육 마릿수는 증가했다. 알을 낳는 산란계 마릿수는 7822만5000마리로 303만5000마리(4.0%) 늘었다. 육용계는 1억1223만1000마리로 136만2000마리(1.2%) 늘었다. 오리는 953만5000마리로 71만9000마리(8.2%) 늘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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