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드론 기술로 '낡고 오래된 건물' 점검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건축연구본부 연구팀이 진주시에 위치한 5층 규모의 노후화된 아파트에서 드론을 활용해 실외 안전 점검을 시행하고 있다. 건기연 제공.

인공지능(AI) 기술과 무인기 영상데이터를 기반으로 노후화된 건축물의 손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게 됐다. 건축물 안전 확보를 위한 활용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주택관리공단과 함께 소규모 노후건축물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고 19일 밝혔다. 건기연 건축연구본부 연구팀이 성균관대, 한국전자기술연구원과 함께 건축물 원격 점검 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 

노후화된 소규모 건축물은 손상·화재 등 안전 위험에 취약하지만 유지 관리를 위한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된 안전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효율적인 안전 관리를 위해서는 빅데이터, AI, 드론 등의 기술을 활용한 체계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다. 

무인기와 AI 기술을 이용한 원격 점검은 사전 조사, 외관 조사, 안전성 평가 등을 자동화해 점검의 효율성을 높인다. 드론, 3D 스캐너 등으로 구조물을 촬영하고 사전에 학습된 AI 모델로부터 균열, 박리, 박락(표면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것), 철근 노출 및 부식, 백태(백화 현상) 등의 결함 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추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주시에 있는 24년 된 5층 규모의 아파트를 대상으로 건축물 안전을 점검했다. 우선 스테레오 카메라와 라이다가 장착된 드론 및 웨어러블 스캐너 장비로 건물의 실·내외를 신속하게 촬영했다. 또 AI 결함탐지 자동화 모듈을 통해 구조적 결함을 탐지하고 추출했다. 

테스트 결과 목표로 한 7종의 구조적 결함을 탐지할 수 있었으며 육안 검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점검 기술은 기존 육안조사 대비 현장조사 및 후처리 작업 시간, 비용, 인력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점검자의 주관적 판단 및 기억에 의존한 점검 결과와 다르게 영상 기록과 일관된 판정 기준으로 결과의 존속성과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안전점검을 시행하면서 동시에 무인기를 이용한 영상데이터로부터 구조·화재 관련 안전정보(형상, 치수, 용도, 마감, 강도, 배근 등 25종)가 포함된 경량 3D 빌딩 정보 모델링(BIM)을 자동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도면이 없는 건축물의 디지털 도면을 확보하고 점검 결과를 도면 위에 표기해 향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경량 BIM을 통한 안전점검 이력관리를 통해 건축물 결함의 진행 상황을 파악하고 위험에 도달하는 시점을 예측해 대책 수립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병석 건기연 원장은 “딥러닝 영상처리 기법으로 인력기반의 노후건축물 안전점검을 원격 자동화함으로써 인력, 시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며 “거주자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핵심기술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