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짜고짜 유대인이냐 따져”... 이태원 식당서 ‘반유대주의’ 차별 폭로 나와

이혜진 기자 2024. 7. 1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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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위치한 서울중앙성원 앞에 무슬림들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모여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연합뉴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한국 이태원의 한 음식점에서 인종차별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식당 종업원이 여성 손님의 성(姓)을 근거로 유대인이라고 의심했는데, 손님이 이를 부인하자 웨이터는 “유대인이었다면 음식을 팔지 않았을 것”이라며 반유대주의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다.

지난 16일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서비스를 거부당할 뻔했다’는 제목으로 이같은 주장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한국에서 지내는 외국인으로 보이는 글쓴이 A씨는 자신과 언니가 이태원 튀르키예 음식점에서 경험한 차별적인 대우를 상세히 공유했다. A씨에 따르면, A씨는 한날 언니와 함께 이 음식점을 방문했는데 웨이터는 처음에는 그들에게 친절히 대했고 음식도 훌륭했다고 한다.

그러나 식사를 마치고 나가려는 순간, 웨이터가 A씨를 멈춰 세우더니 다짜고짜 A씨에게 유대인인지 물었다. 웨이터가 A씨 은행 카드에 적힌 성을 보고 유대인이라고 의심한 것이었다. 유대인이 아니었던 A씨는 거듭 부인했지만, 웨이터는 계속 A씨가 유대인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그는 A씨에게 “당신이 유대인이라면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A씨는 “현재의 정치적 분위기를 이해하지만 이러한 노골적인 차별은 용납할 수 없다”며 “저는 살면서 이렇게 수치스러웠던 적이 없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 이태원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마녀사냥을 정당화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 B씨는 댓글로 비슷한 사연을 공유하기도 했다. 영국인인 B씨는 약혼자와 함께 부산의 카카오 택시에 탑승했다가 택시 기사가 두 사람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일을 경험했다. 택시 기사는 두 사람이 러시아인인 줄 알고 비난을 퍼부었다고 한다. B씨가 영국에서 왔다고 말하자 기사가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쾌활하게 말을 건네는 등 태도가 180도 변했다고 한다.

이 사연을 접한 해외 네티즌은 “식당 이름을 공개해라. 우리는 반유대주의자들의 음식을 팔아주고 싶지 않다” “그렇게 무례하게 행동해놓고 이슬람에 대한 혐오를 멈추라고 외치다니 이해되지 않는다” “이름이 유대인 같다는 이유만으로 히틀러처럼 행동하는 사람들이다” “반유대주의가 정치적 분위기를 명분으로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게 우습다” “튀르키예 국민으로서 사과하고 싶다. 튀르키예는 매우 다양한 이념이 존재하지만 유대인을 차별해도 된다는 근거는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태원은 대표적인 외국인 밀집 지역으로 꼽힌다. 이태원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의 외국인 인구 비율은 8.2%로, 전국에서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다.

한국 법무부와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따르면 외국인을 포함한 한국 내 무슬림 인구는 2021년 기준 총 26만명으로 이중 순수 한국인 무슬림이 6만명을 넘었는데, 이는 대한민국 인구의 약 0.4%에 해당한다. 인구 증가세에 따라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도 지속적으로 늘어 같은 기간 전국적으로 23곳이 등록돼 있으며, 무슬림의 기도처인 무쌀라는 221곳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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