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에도 침착했던 메시, 엔소 '인종차별' 전 "누구도 괴롭히지 말라" 경고

정승우 2024. 7. 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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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정승우 기자] 리오넬 메시(37, 인터 마이애미)는 현명했다. 

글로벌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리오넬 메시는 엔소 페르난데스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인종차별' 노래를 부르기 한참 전부터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라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은 지난 15일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7분 터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선제 결승골을 앞세워 콜롬비아 대표팀을 1-0으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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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승으로 아르헨티나는 코파 아메리카 최다(16회) 우승국으로 올라섰고 코파 아메리카 2021,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메이저 대회 3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문제는 경기 후 발생했다. 엔소 페르난데스(23, 첼시)가 소셜 미디어 라이브를 통해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팀 버스 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는데, 해당 노래 가사가 프랑스 사람들을 겨냥한 인종차별적인 가사였던 것. 이 영상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졌다.

이 노래는 아르헨티나가 프랑스를 꺾고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당시 팬들이 불러 이미 한 차례 논란이 된 노래다. "엄마는 나이지리아, 아빠는 카메룬 사람", "음바페는 트렌스젠더와 하는 걸 좋아해"라는 내용으로, 아프리카계 출신으로 구성된 프랑스 선수단을 조롱하는 가사가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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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엔소의 첼시 동료들이 먼저 반응했다. 현제 첼시 구단에는 1군만 악셀 디사시, 브누아 바디아실, 레슬리 우고추쿠, 크리스토퍼 은쿤쿠, 말로 귀스토, 웨슬리 포파나 6명의 프랑스 국적 선수가 있다. 

아버지가 코트디부아르인인 포파나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논란이 된 영상을 공유했다. 그는 "2024년의 축구. 거리낌이 없는 인종차별"이라고 쓰며 불쾌함을 표했다. 디다시와 귀스토는 엔소와 소셜 미디어 팔로우를 끊었다.

일이 커지자 엔소는 17일 자신의 소셜를 통해 "대표팀 축하 행사 중 제 인스타그램 채널에 올린 영상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 노래에는 매우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돼 있으며 이러한 단어에 대해 변명의 여지가 전혀 없다"라고 사과했다.

엔소는 "나는 모든 형태의 차별에 반대하며, 코파 아메리카 축제의 도취감에 사로잡힌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해당 영상과 그 순간, 그 단어는 나의 신념이나 성격을 반영하지 않았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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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위고 요리스가 일침을 가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그는 "중요한 트로피를 획득해 기쁨에 찬 순간이라고 하더라도 상관없다"라며 "우승한 팀일수록 더 큰 책임이 따른다. 축구에서 이런 일을 보고 듣고 싶지 않다. 우린 모두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유포리아'가 변명이 될 수는 없다"라고도 말했는데, 유포리아는 행복감을 과도하게 많이 느끼는 질환으로 '극도의 행복감, 희열' 등으로 번역될 수 있다.

이러한 사태를 미리 예상하고 선수들에게 경고한 이가 있었으니 아르헨티나의 '캡틴' 메시다. 

골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대표팀 동료 로드리고 데 폴은 메시가 인종차별 노래를 부르기 전, "그 누구도 괴롭히는 행위를 하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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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경고는 지난해 열린 아르헨티나와 브라질과 경기 직후에 나왔다. 데 폴은 "메시는 우리가 경기장에서 브라질을 겨냥한 노래를 부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메시는 모든 것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있었다. 다만, 호텔에서는 메시도 승리를 만끽한다"라며 메시가 외부에 노출된 공간에서는 최대한 조심해서 행동한다고 이야기했다.

데 폴은 "콜롬비아 선수들은 메시와 앙헬 디 마리아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말을 뱉었다. 우린 경기가 끝나자마자 그들을 찾아가 뭐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메시는 우리 선수단에 '우린 아무도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이제 우린 그냥 승리를 즐길 것'이라며 이를 말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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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첼시는 구단 성명을 통해 페르난데스에 대해 "차별적인 행동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자체 징계 조치에 착수했다. 프랑스축구협회(FFF)는 필립 디알로 회장이 나서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국제축구연맹(FIFA)에 직접 이의를 제기하고 법적 제소에 나설 것을 결정한 상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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