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엉덩이 저주 또 못피했다...'KIA전 패패패패패' 삼성, 선두와 6.5G 차 3위 추락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이번에도 호랑이 꼬리는 잡히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가 또다시 호랑이 엉덩이만 만지고 미끄러져 버렸다.
삼성은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서 4-10으로 완패했다. 2연패를 기록한 삼성(48승 2무 42패 승률 0.533)은 3연승을 질주한 LG 트윈스(49승 2무 42패 승률 0.538)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삼성의 경기 초반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선발 코너 시볼드가 2회 말 먼저 2점을 내줬지만, 3회 초 이재현의 역선 스리런 홈런으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리드를 잡은 삼성은 김영웅의 번트 안타로 무사 1루 찬스를 잡았지만 강민호의 병살타로 흐름이 끊겼다.
이때 2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던 김영웅은 최초 세이프 판정을 받았으나, 비디오판독 끝에 아웃으로 정정됐다. 박진만 감독은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박찬호의 발이 김영웅의 주루를 방해한 것이 아니냐고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비디오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로 퇴장을 당했다.
이후 분위기는 조금씩 KIA쪽으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3회 말 코너가 최원준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해 3-3 동점이 됐고, 김도영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 1루가 된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비로 약 1시간 정도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가 재개되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이상민은 무사 1루에서 나성범, 소크라테스 브리토, 김선빈을 뜬공 2개와 땅볼로 가볍게 처리하며 3-3 균형을 유지했다. 하지만 4회까지 버티지는 못했다. 이상민은 4회 말 선두타자 변우혁에게 2루타를 내줘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김태군을 3루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박찬호에게 적시타를 맞아 3-4 역전을 허용했다. 서건창에게 볼넷을 내준 이상민은 1사 1, 2루에서 최원준에게 적시타를 내줘 스코어는 3-5로 벌어졌다.
승부는 사실상 5회에 갈렸다. 5회 말 등판한 오른손 불펜투수 이승현(등번호 20번)이 소크라테스와 김선빈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중견수 김지찬의 송구 실책까지 겹쳐 점수를 내줬다. 이어 변우혁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몰린 이승현은 대타 최형우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2점째를 내줬다.
박찬호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된 상황에서 삼성은 이승현을 내리고 최채흥을 올렸다. 그러나 이미 불이 붙은 KIA 타선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채흥은 서건창에게 1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적시 2루타를 맞아 2점을 더 내줬다. 스코어는 3-9, 어느덧 6점 차까지 벌어졌다.
삼성은 7회 초 1사 후 김헌곤의 안타, 이재현의 2루타로 2, 3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김영웅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박찬호의 점프 캐치 호수비에 걸렸고, 리드 폭을 크게 가져갔던 2루 주자 이재현까지 아웃을 당하면서 추격의 기회가 사라졌다. 오히려 7회 말 최채흥이 1사 만루에서 김도영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더 내줘 스코어는 3-10으로 벌어졌다.
8회 초 삼성은 이성규가 김승현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리며 1점을 만회했으나 거기까지였다. 8회 1사 후 마운드에 오른 김사윤(1⅔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에게 꽁꽁 묶이며 더 이상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그대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KIA전 5연패를 기록했다. 삼성은 지난 4월 KIA와의 시즌 첫 3연전(5~7일)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5월 3연전은 비로 취소된 1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2경기서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5경기까지는 3승 2패의 우위를 점했던 삼성은 지난 2~4일 전반기 마지막 3연전서 스윕을 내주며 호랑이 공포증을 겪기 시작했다. 당시 3연전을 앞두고 선두 KIA와 격차를 2경기 차까지 좁혔던 삼성은 맞대결에서 스윕에 성공할 경우 1위로 전반기를 마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3경기 모두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며 오히려 충격의 스윕패를 당했다. 결국 5연패 늪에 빠진 삼성은 KIA와의 격차가 5경기로 벌어진 채 전반기를 4위(44승 2무 39패 승률 0.530)로 마감해야 했다.
후반기 5경기서 4승 1패로 반등에 성공하며 2위로 치고 올라간 삼성은 4.5경기 차에서 다시 KIA를 만나 게임 차를 줄일 기회를 잡았다. 화요일(16일) 경기가 비로 취소된 후 삼성은 데니 레예스, 코너 시볼드 원투펀치로 KIA를 상대했지만, 2경기 모두 믿었던 선발진이 조기에 무너지며 속절없는 2연패를 당했다. 2주 만에 다시 만난 호랑이를 상대로 설욕을 노렸던 사자는 이번에도 엉덩이만 만지고 추락하는 아픔을 맛봐야했다.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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