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 등장한 '농구 스타' 이우석-박무빈 "우리가 언제 시구-시타 해보겠습니까" [인터뷰]

양정웅 기자 2024. 7. 1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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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현대모비스 이우석(왼쪽)과 박무빈이 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앞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울산의 두 '농구 스타'가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가대표에도 소집되고, 다음 시즌 준비에도 여념이 없는 이들이 왜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을까.

지난 17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 시작을 앞두고 KBL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의 이우석(25)과 박무빈(22)이 그라운드에 나섰다.

홈팀 롯데 유니폼을 입고 나온 이우석과 박무빈은 독특한 동작으로 시구와 시타 행사를 했다. 시구자로 나선 이우석은 자신과 응원가가 같은 투수 구승민(34)의 루틴을 따라했고, 박무빈은 자신이 좋아한다고 밝힌 외야수 윤동희(21)의 타격 동작을 그대로 흉내내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현대모비스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시구에 나선 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었다. 2023년 7월 1일 울산 두산-롯데전에서는 함지훈(40)과 장재석(33)이 각각 시구-시타자로 나섰다. 작년에는 베테랑들이 나섰다면, 올해는 'MZ' 선수들이 나와 인사를 전했다.

현대모비스 박무빈이 17일 울산 두산-롯데전에서 윤동희의 타격폼을 따라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2021~22시즌 KBL 역대 최초로 2년 차로서 신인왕을 차지한 이우석은 지난 시즌 52경기에서 평균 30분 49초를 소화하며 11.3득점 5.1리바운드 3.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앞선 시즌 루키 박무빈은 발목 부상으로 인해 데뷔전이 늦어졌지만 32경기에서 평균 24분 32초를 뛰며 9.1득점 3.2리바운드 4.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두 선수는 7월 초 열린 일본과 평가전을 위한 국가대표에도 소집됐다.

이들은 어떻게 시구 행사에 나서게 됐을까. 경기 전 만난 이우석은 "연락이 왔다"며 "너무 좋았다. 언제 우리가 시구-시타를 해보겠나"고 밝혔다. 이우석은 중학교 때 친구들과 캐치볼을 해본 적이 있다고 말했고, 박무빈은 "초등학교 때 아빠와 캐치볼을 해본 정도다"고

두 선수는 모두 고려대 출신인데, 같은 운동부였던 만큼 친한 야구선수들도 있었다. 이우석은 "지금 군대에 있는 (최)현준이(전 한화)한테 시구한다고 하니 연락이 왔다"고 말했고, 박무빈은 "삼성에 있는 김대호(투수)가 대학교 동기라서 더 친했다"고 전했다.

현대모비스 이우석이 17일 울산 두산-롯데전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현재 농구는 비시즌 기간이다. 이번 주까지 체력훈련을 진행하는 현대모비스는 잠시 여름휴가를 받은 후 다시 소집돼 연습게임을 치를 예정이다.

이우석과 박무빈은 휴가 이후 팀 훈련과 국가대표 소집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다. 휴가 때 여행을 다녀왔다는 이우석은 최근 근황을 묻자 "트랙에서 매일 뛰고 있다"며 "열사병 걸릴 것 같다"는 농담 섞인 말을 했다.

프로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게 처음인 박무빈은 "형들이 이미 겁을 너무 주셨다. 우리 팀이 비시즌 제일 힘들다고 해서 이미 알고 있었다"면서도 "알면서도 역시나 힘들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그게 내게도 좋을 것 같아서 그냥 뛰고만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트랙도 힘들지만 다른 운동도 힘들다. 다만 트랙이 유별나게 더 힘들다는 정도다"는 말도 덧붙였다.

현대모비스 이우석. /사진=KBL 제공
최근 열린 일본과 평가전 2연전에서 한국은 좋은 경기력으로 1승 1패를 거뒀다. 최고참이 1996년생인 변준형(상무)으로 젊어진 대표팀은 패기를 앞세워 맹활약을 펼쳤다. 이우석은 "분위기도 활발하고 남 눈치 보지 않고 소통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게 장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친구처럼 지냈다. 어린 친구들이 농구도 워낙 잘한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을 꺾으며 호평을 들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주가 돼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대표팀에 소속돼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같이 기분이 좋았다"고 했다.

현대모비스 박무빈. /사진=KBL 제공
지난 시즌 동기 유기상(창원 LG)에 밀려 신인왕 수상이 무산된 박무빈은 "사람이다 보니까 언론이나 주변에서 계속 얘기해서 신경은 쓰였지만, (타이틀) 욕심이 났던 적은 없었다"고 단언했다. "신인왕 출신인 (이)우석이 형이 계속 부추겨서 열심히 했다"고 웃은 그는 "그래도 (유)기상이가 받는 게 맞다"며 "기량발전상이 있기에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시즌 종료 후 박무빈은 아마추어 시절 달고다녔던 등번호 3번으로 돌아갔다. 프로 입단 후 벌써 3번째 등번호다. 그는 "등번호를 바꾸면 다치는 징크스가 있었는데 입단하면서 8번으로 바꾸니 발목 인대가 끊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미구엘 옥존이 원래 소속팀에서 8번을 달았다고 해서 바꿔줬다. 시즌 종료 후 박재한 형이 은퇴하셔서 3번을 달 수 있게 돼 달았다"며 등번호의 역사를 소개했다.

현대모비스 박무빈(왼쪽 2번째)과 이우석(오른쪽 2번째)이 17일 울산 두산-롯데전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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