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천 돌풍 숨은 주역 송석화 전력분석관, 비선수 출신이 알려주는 분석관 되는 과정은?
[스포탈코리아=문경] 축구에서 전력분석관의 역할이 중요하다. 내 팀과 상대팀의 경기력을 세밀한 분석으로 상대를 자세히 분석하는 건 물론 팀의 경기력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는데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코칭스태프 역시 분석관들의 역량에 따라 팀 전술을 짜고 실행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
전력분석관은 축구인들만의 영역이 아니다. 비선수 출신들도 K리그 구단에 진출하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있다. 올 시즌 현재 K리그1 선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천상무도 마찬가지다. 김천의 송석화 전력분석관은 비선수 출신에 하부리그와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차근차근 실력을 다지며, 서울이랜드-강원FC-김천까지 분석관으로서 활약 중이다.
송석화 분석관 꿈의 시작은 역시 축구팬이었다. 그는 “초등학생부터 축구를 좋아했었다. 박지성 세대였기에 네이버TV를 통해 새벽에도 축구를 봤었다. 처음에는 분석관이 아닌 축구 기자를 꿈꿨다. 모 축구 잡지에서 했던 ‘나도 기자 코너’를 통해 글을 쓰기도 했다”라며 “기자 말고 축구에 더 관여하고 싶은 직업을 찾다 분석관을 알게 됐고, 부모님 동의를 얻어 광주에 있는 호남대학교 축구학과로 진학했다”라고 분석관 꿈을 꾸게 된 이유를 전했다.
축구분석관로서 본격적인 출발에 우연치 않은 인연이 있었다. 송석화 분석관은 “축구 보면서 파악하는 점이 재미 있었다. 축구학과에서 분석 교육을 받았고, 군 복무 후 동아리 팀장이 되어 분석팀을 만들고 서로 토론하며 꿈을 키워갔다. 평창유나이티드(K4리그)가 호남대 근처에서 훈련을 많이 했고, 안홍민 감독님께 분석 프로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안홍민 감독님도 선수들과 같이 성장하는 거니 허락하셨다. 저의 첫 감독님이셨고, 지금도 감사하다”라며 평창유나이티드 안홍민 감독과 인연이 컸음을 강조했다.
그의 적극적인 선택은 곧 행운으로 찾아왔다. 송석화 분석관은 “코로나 시국 직전 대한축구협회(KFA)에서 연령별 대표팀 분석관 모집 공고가 떴다. 열심히 프리젠테이션과 이력서를 준비해서 보냈는데 합격했다. 대학생 신분이었고, 그저 하부리그에서 활약했을 뿐인데 당시 저를 뽑은 분석관님께 여쭤봤다. 그 분은 적극적으로 제의해 평창에서 분석관 활동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셨다. 당시 선택과 활동이 도움이 됐다”라고 기억했다.
2019년부터 KFA 연령별 대표팀에서 근무하던 그에게 2022년 K리그 분석관으로 활약할 기회가 왔다. 정정용 감독이 첫 프로 지휘봉을 잡았던 서울이랜드였다. 비록 강원FC 시절까지 헤드(사수)가 아닌 세컨드(부사수)로 근무했지만, 프로 분석관으로 적응하고 역량을 키워냈다.
송석화 분석관은 “현재 충북청주에 있는 김서기 분석관님이 당시 서울이랜드에 계셨다. 정정용 감독님이 한 명 더 쓰라는 말에 나를 세컨드로 데려왔다. 세컨드로 일하면서 많이 배웠다. 강원 시절까지 열심히 보조했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프로와 인연을 맺은 배경을 설명했다.
그의 프로 첫 도전기는 쉽지 않았다. 당시, 서울이랜드와 강원 시절 모두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밤잠을 아껴가며 열심히 일했음에도 결과가 따라오지 못한 허탈감은 클 만 했다.
송석화 분석관은 “그저 잘하고 싶었다. 팀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고, 1년 차로 욕심도 많았다. 헤드 형과 새벽 2~3시까지 일하고 안 되니 답답했다. 당시 코칭스태프까지 열심히 안 한 분이 없지만, 노력에 비해 결과가 따라오는 건 아니라 제일 아쉬웠다”라며 힘들었던 순간도 밝혔다.
정정용 감독은 서울이랜드 시절 그의 역량을 높게 평가했고, 올 시즌 김천에서 재회했다. 송석화 분석관도 마침 강원과 재계약에 실패해 새로운 팀을 찾는 과정이었다. 그는 “강원과 재계약에 실패한 상황에서 정정용 감독님 전화 받고 김천으로 오게 됐다. 윤정환 감독님께 말했더니 축하해주셨고, 정경호 코치님과 헤드 형도 다행이라 하셨다”라며 “김천은 좋은 선수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꼭 해보고 싶었다. TV로만 보던 선수들도 오니 더 좋았다. 특히, 이동경 같은 수준 높은 선수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싶었다”라고 김천과 인연에 기뻐했다.
프로 3년 차 만에 김천에서 분석관 헤드로 근무하게 됐다. 첫 헤드라 쉽지 않지만, 자신의 힘으로 김천 승리에 기여한 만큼 짜릿함은 없었다. 송석화 분석관은 “광주FC와 1로빈에서 대결을 앞두고 준비할 시간이 적어 회복만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정정용 감독님, 코칭스태프와 영상을 보며 준비하는 수밖에 없었다. 영상만으로 준비했는데도 경기가 잘 풀려 이겼다”라며 “오히려 내려서지 않고, 컴팩트한 상황에서 기다렸다. 밸런스와 컴팩트한 상황이 잡혀야 근처 선수들이 반응하고 들어갈 수 있다. 세트피스로 골을 넣었지만, 의도한 부분들이 보이니 재미 있었다. 이정효 감독님 밑에서 좋은 팀으로 거듭난 광주를 상대로 승리했기에 쾌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송석화 분석관은 김천의 선두 돌풍 이유를 선수들의 태도로 꼽았다. 그는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국군체육부대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을 칭찬한다. 무엇보다 열심히 안 하는 선수가 없다. 다 같이 전염되는 것 같다. 정정용 감독님도 김천 부임 후 성장을 강조하시니 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것 같다”라며 “유강현이 많이 물어보고, 조현택과 이진용 같은 선수들이 개인적으로 찾아와 편집한 영상을 보며 보완하려 노력하니 보기 좋다. 코칭스태프와 분석관이 노력해도 선수가 열심히 안 하면 의미 없다. 김천 선수 모두 잘 따라와주고 있다”라고 선수들의 노력이 현재 김천을 만들었다.
선수 출신과 비선수 출신과 경계는 사실상 의미 없어졌다. 송석화 분석관도 “우리의 생각을 받아주는 지도자의 존재가 굉장히 중요하다. 정정용 감독님도 서울이랜드 시절부터 분석관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주셨다. 선수 출신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소통이 잘 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으면 좋은 팀이 아니다. 선수 출신은 경험이 있어 기술적인 부분은 우리가 따라갈 수 없다. 이를 메우기 위해 더 많이 영상을 보고, 선수들에게도 많이 물어본다”라고 출신은 그저 편견이었다.
최근 K리그팀들도 분석관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팀 마다 분석관을 혼자 아닌 2~3명씩 두는 팀도 있다. 그런데도 K리그팀 분석관이 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도 뚫어야 한다. 송석화 분석관도 비슷한 꿈을 꾸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잊지 않았다.
그는 “정말 쉽지 않은 직업이다. 스스로 이 직업이 나에게 맞는지 생각할 정도다. 운이 좋았지만, 면접 통과할 수 있었던 건 무모한 도전으로 경험을 쌓았다. 어떻게든 현장에 있어야 했고, 평창유나이티드를 직접 찾아가 했던 것처럼 준비를 한 자체가 좋았다. 준비를 해본 사람과 안 해 본 사람의 차이는 크다”라며 “프로에 가면 3일 만에 경기를 치를 때가 있는데 혼자서 훈련 영상을 찍고 상대 팀 영상도 준비하고, 데이터 정보도 만들다 보면 정말 쉽지 않다. 구단도 초보를 쓰지 않기에 경험을 통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하부리그 또는 유소년 팀에서 경력을 중요시했다.
송석화 분석관의 새로운 꿈이 있다. 그는 “강원 시절 외국인 코치님과 이야기를 하니 나중에 유럽에 오라고 했다. 유럽 팀들이 어떤 지 직접 느껴보고 싶다. 대학 시절 키스 마이어 강사님 도움으로 리버풀 유스 아카데미를 다녀온 적이 있는데, 리버풀은 유스팀이라 해도 분석관이 8명 넘게 있었다. 기회 되면 유럽 팀에서 3개월 이라도 일해보고 싶다”라며 “연령별 대표팀에서 일할 당시 코로나 시국으로 국제 대회를 경험해 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다. 하고 싶은 건 많지만 내가 우선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김천상무,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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