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사고? 일단 튀고 술 더 마셔…'김호중 따라하기' 판친다

박효주 기자 2024. 7. 1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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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전 후 도주하거나 음주 측정을 어렵게 하기 위한 술타기까지 '김호중 수법'이 전국적으로 성행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와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사고 직후 음주 감지기에서 음주 반응이 나왔지만 A씨가 달아나는 바람에 측정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주 외에도 음주 운전 후 술을 더 마셔 음주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김호중 술타기 수법'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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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전 6시26분쯤 동구 신천동 신천역 네거리에서 가로수와 상가 건물을 들이받은 운전자가 달아났지만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운전자는 10대로 무면허 음주운전이었다. /사진=뉴시스(대구소방안전본부 제공)

음주 운전 후 도주하거나 음주 측정을 어렵게 하기 위한 술타기까지 '김호중 수법'이 전국적으로 성행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와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2시 50분쯤 서울 도심에서 다른 차를 치고 도망간 혐의를 받는다. 사고 직후 음주 감지기에서 음주 반응이 나왔지만 A씨가 달아나는 바람에 측정은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를 두고 달아난 A씨는 추적에 나선 경찰에 결국 체포됐다. 하지만 이때도 A씨는 음주 측정을 거부했고 또다시 도주를 시도했다. 결국 경찰은 음주 수치 등을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소변 검사를 의뢰했다.

대구에서도 지난 17일 SUV(스포츠실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가로수와 상가를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사고 직후 도주했지만 약 6시간 만에 경찰에 결국 붙잡혔다. 잡힌 운전자는 10대로 무면허였다.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0.03% 이상)이 나왔다.

지난 10일 오후 제주 5·16도로에서 버스와 승용차가 충돌해 소방당국이 수습에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제주소방안전본부 제공)

지난 10일에는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연결하는 산간 도로인 '5·16도로'에서 무면허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운전자 40대 B씨는 사고 하루 뒤에 시민 신고로 붙잡혔다. 경찰조사에서 B씨는 "소주를 마셨다"고 진술했지만 체포 당시 음주 측정에서 0.00%가 나와 '음주 운전 혐의'를 적용하지 못했다.

도주 외에도 음주 운전 후 술을 더 마셔 음주 측정을 어렵게 만드는 '김호중 술타기 수법'도 등장했다.

지난달 27일 50대 C씨는 오전 12시 45분쯤 전주시 덕진구 한 사거리에서 술을 마신 채 포르쉐를 몰던 중 좌회전하려던 스파크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사고로 스파크 운전자는 숨졌고 동승자는 머리를 크게 다쳐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당시 C씨가 몰던 차량은 제한속도 50㎞인 도로에서 무려 159㎞로 질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이후 C씨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인 0.084%로 나타났으나 검찰은 공소장에 추정치인 0.036%로 기록했다. C씨가 사고 후 경찰의 부실 대처를 틈타 추가로 술을 마셨기 때문이다.

이는 음주 뺑소니 후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마신 김호중과 같은 수법이다. 당시 현장을 수습하던 경찰은 C씨가 채혈 의사를 밝히자 인적 사항과 연락처만 받은 뒤 119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보냈다.

이후 병원을 빠져나온 C씨는 병원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매해 마시고 이후 자신을 데리러 온 직장 동료와 함께 집 근처 편의점에서 맥주를 추가로 마셨다.

김호중을 따라하는 사건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며 경찰이 음주 단속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호중 효과'라는 말도 나온다. 김호중은 지난 5월 음주운전으로 택시를 충돌한 뒤 도주했다. 한참 후에 경찰에 출석하는 바람에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지 못했고 음주운전 혐의는 빠진 채 기소됐다.

이에 '음주 사고 후 도주해서 술이 깰 때까지 숨어있으면 음주 수치를 특정하지 못하기에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졌고 유사한 범행이 연달아 일어난다는 지적이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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