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긴 울음소리…분만 현장도 위기”
[KBS 제주] [앵커]
저출생 위기를 진단하고 대안을 고민해보는 순서입니다.
신생아 감소를 가장 먼저 체감하고 있는 곳은 바로 분만 현장이죠.
산부인과와 조산원 등에서는 어떤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는지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안서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올해로 문을 연 지 41년이 된 조산원입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한 달에 4~50명의 아기가 이곳에서 태어나며 대기를 해야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출생아가 줄며 이젠 한 달에 한 번 아기 울음소리를 듣기도 어려워졌습니다.
[김순선/조산원 원장 : "바쁘게 아기 받고 했는데 작년서부터는 '이게 뭐지?' 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지금 직원 한 분 계세요. 월급도 못 주고 있죠."]
실제 지난해 제주지역 출생아 수는 3천200명, 통계 집계 이래 가장 적습니다.
이 여파는 산부인과들의 분만 진료 중단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산부인과 병·의원은 28곳, 이 가운데 분만이 가능한 곳은 8곳에 불과합니다.
특히 서귀포시의 경우 출산이 가능한 곳은 한 곳뿐입니다.
출생아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24시간 가동이 어려워 종합병원들도 손을 놓은지 수년째입니다.
[조권문/산부인과 원장 : "10년 전에는 개인병원 10곳, 종합병원 5곳. 각각 절반씩 줄었어요. 종합병원도 인력이라든지 경비 이런 걸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절반은 못 하겠다 그러고 손 놓았고."]
늦어지는 결혼에 출산 연령까지 높아지면서, 35살 이상 고령 산모가 3명 중 1명꼴로 더 전문적인 분만 환경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는 겁니다.
현장에선 앞으로가 더 걱정이란 목소리가 나옵니다.
[조권문/산부인과 원장 : "종합병원의 역할이 있고 저희 같은 개인병원의 역할도 필요한데. 과연 10년 뒤에는 누가 담당할 수 있을 것인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고민이 됩니다. 사실."]
저출생이 계속되며 높아진 분만 현장의 위기.
출생 장려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입니다.
KBS 뉴스 안서연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고성호·부수홍/그래픽:서경환
안서연 기자 (asy010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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