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출산제로 ‘직접 양육’ 유도 가능할까?…“함께 살 수 있는 환경 먼저” [보호출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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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A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시설에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하지만, 임신 6개월 때 시설에 들어가 출산을 한 뒤부터는 늘 아이와 함께 살 곳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아이와 함께할 행복한 미래가 그려질 때, 출산도 양육도 결심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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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의료기관은 반드시 출생 사실을 통보해야 하고, 동시에 ‘위기 임산부’는 익명으로 출산하는 길이 마련됐습니다. 정부는 산모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하는 보호출산제를 고려하기 전에 직접 양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우려의 시각도 존재합니다. KBS가 현장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수많은 과정이 있었고 너무 많이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후회 안 하고 잘 키우고 있어요. 그냥 얼굴만 봐도 웃음 나오고 너무 예쁘고…”
-22살 미혼모 A 씨
미혼모 A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시설에서 아이를 낳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한 임신, 부모님과 친구들 어느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했습니다.
두려운 마음이 앞서 출산을 망설이기도 했다는 A 씨, 아이의 심장 소리를 듣고 나선 결심을 달리했습니다. ‘내가 책임지고 키워봐야겠다’고 말입니다.
■ “당장 아이와 함께 살 곳이 없는데...”
하지만, 임신 6개월 때 시설에 들어가 출산을 한 뒤부터는 늘 아이와 함께 살 곳을 고민해야 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아둔 돈으로 월세방을 구하긴 했지만, 월세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없었습니다.
아이를 돌볼 시간이 필요하니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가 아픈데 저희 어머니도 사정이 안 돼서 (어린이집에) 못 가는 상황이었고, 제가 그때 (회사에서) 인턴이라서 3개월도 안 돼 말을 했는데 가는 걸 눈치를 주시더라고요…”
-22살 미혼모 A 씨
혼자 아이를 키워야 하니 경제 활동에 제약이 생기고, 그것이 다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것… 한부모 가정의 가장 큰 고민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2021년 기준 한국의 ‘일반 가족 아동’과 ‘한부모 가족 아동’의 빈곤율 격차는 47.7%포인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한부모 가족 아동 빈곤율이 가장 낮은 덴마크의 5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실제로 ‘베이비박스’를 찾은 이들 340건 가운데 33.8%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곧 ‘주거 불안정’으로 이어집니다. 월세를 낼 수 없어 아이와 함께 결국 찜질방과 PC방, 모텔 등을 전전하게 되는 겁니다.
A 씨는 현재 미혼모지원네트워크의 도움으로 서울의 한 ‘긴급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지원 기간이 끝나면 또 어디서 살아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겁니다.
■“상담만으로는 안 돼”…실질적 지원 필요
정부는 “보호 출산은 최후의 보루”라며 “위기 임산부를 지원해 ‘원가정 양육’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도의 취지”라고 밝혔습니다.
보호출산제를 고려하기 전에 직접 양육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상담 체계(☎1308)를 갖추고, 전국 16개 광역 시·도별로 지역상담기관을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우려의 시각도 여전합니다.
위기 임산부들에게는 ‘긴급 주택’과 같은 실질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겁니다.
또한, 출산 이후부터가 아니라 임신기 때부터 체계적인 지원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미혼모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 인식과 일자리 불안 등으로 인해 직접 양육을 결심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무국장은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 다음, 개별 가정 상황에 맞는 사례 관리가 들어가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임대 주택 자원을 연계해주고, 심리상담과 직업 연계 등도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일입니다.
아이와 함께할 행복한 미래가 그려질 때, 출산도 양육도 결심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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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영 기자 (inyou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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