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뇌 절반 열어, 회복확률 7%" 안재욱, 지주막하출혈 수술 트라우마 고백 (꽃중년)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안재욱이 과거 지주막하출혈로 뇌수술을 했던 것이 트라우마라고 밝혔다.
18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아빠는 꽃중년'에서는 안재욱이 전문의를 찾아 심리상담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안재욱은 심리상담소를 찾았다. 생애 첫 심리상담이라는 그는 "선생님을 믿어야 하는데 혹시 내 얘기가 한 마디라도 새어나갈까 의심이 컸다"라 했다.
안재욱은 "한 10년 15년? 그때는 제가 굉장히 우울했다. 차태현과 라디오 DJ를 하고 있을 땐데 하루에 두 시간 맡는 프로그램에서 밝게 진행해야 하는 내가 거짓말 하는 거 같은 생각이 들더라"라며 "불이 꺼지는 순간 금세라도 눈물이 쏟아질 거 같았다. 그때 태현이랑 라디오팀이 위로를 많이 해줬다. 그냥 얘기하는 도중에도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그래서 양해를 구해서 한 달 동안 유럽으로 떠나 혼자 정처없이 돌아다녔다"라고 과거를 떠올렸다.
가족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안재욱은 심각할 정도로 아이들만큼은 아무 문제 없는 환경에서 자랄 수 있었으면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다며 "심리적인 생각은 보통 사람들의 몇 배인 거 같다"고 밝혔다.
그는 "성격이 형성되던 유년시절, 부모님과의 생활이 평범한 가정 같지 않았다. 혼자 끙끙 앓았다. '이건 어쩔 수 없지', '이 집에서 내가 자식으로 태어난 이상 좋든 안 좋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저는 이게 자존심으로 갔다. 뒤쳐지고 싶지 않았다. 다중이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저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안재욱은 "10년 전 미국에서 쓰러져서 지주막하출혈으로 뇌수술을 받았다.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신체 장애를 갖지 않고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확룰이 7% 이내였다고 하더라. 뇌혈관이 터졌다"며 트라우마로 남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저는 그때 다 내려놨다. 머리 반 이상을 열어야 한다고 해서 놀랐다. 혹시라도 수술이 잘못되면 기억상실증 같은 게 생길 수 있지 않냐고 물어봐달라고 했다. 잊고 싶은 과거들이 많은데 그걸 다 지워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의사 선생님이 웃으면서 '저 사람은 살리겠다'고 하고 수술실로 들어갔다고 하더라"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안재욱은 "회복하고 한 달 동안 미국 병실에 있으면서 조그마한 창문으로 바깥 세상을 보면서 '갈 수 있을 때 내 마음대로 가지도 못하는 구나' 했다"고 고백했다.
이에 깜짝 놀란 상담가는 "'나는 편하게 떠나지도 못하나'라고 생각했던 건 준자살 사고와도 유사하다. 내가 삶을 내 스스로 포기할 순 없지만, 돌발적인 상황에 의해 내 삶이 끝나도 그냥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마음인 것 같다"며 "운 좋게 살아나신 건데도 불구하고 그때 당시 감정 상태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상태였다는 걸 의미하는 것 같다. 그런데도 책임감으로 버텨내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재욱은 "재활 과정을 겪고 정신적인 것부터 신체적인 핸디캡까지 갖는다고 생각하니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릴 엄두를 못냈다"면서 "그러고 3년 후 복귀하면서 지금의 아내를 우연히 만나게 됐다"고 미소를 띄었다.
[사진 = 채널A '아빠는 꽃중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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