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추격’ 상위 3팀, 게임체인저 노릇할 최종병기 꺼내들다
삼성 ‘트리플A 20홈런’ 카데나스 영입…주말 첫선
LG 차명석 단장은 ‘빅네임 투수’ 낚으러 미국으로
약점 보완 과감한 결단, 선두 싸움 최대 변수 될 듯
선두 KIA를 추격하는 3팀이 ‘외인 교체’로 승부수를 띄웠다. 두산과 삼성, LG 까지 모두 ‘약점’을 채우는 카드에 집중했다.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보강은 쉽지 않다. 1~10위 승차가 예년과 달리 촘촘해 하위권 팀들도 ‘셀러’가 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3팀 모두 기존 장점이 탄탄한 가운데 ‘새 카드’로 약점을 채운다면 여름 이후 상위권 판도는 확 바뀔 수 있다.
두산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의 KBO 리그 데뷔전 임팩트는 강렬했다. 지난 14일 잠실 삼성전 첫 등판에서 4.2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키 1m 96의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시속 156㎞ 빠른공이 특히 위력적이었다.
17일 울산 롯데전을 앞두고 발라조빅은 “열정적인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매우 특별한 기분이었다”고 지난 첫 등판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발라조빅은 “선발 투수로 기회를 잡고 싶었다. 두산처럼 승리를 갈구하는 팀에서 선발 투수로 기회를 받는다는 면에서 나는 행운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마이너리그 AAA에만 있으려고 야구를 한 게 아니다. 더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 야구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아직 어린 나이인데, 미국에서 좀 더 빅리그 콜업을 위해 도전할 생각은 없었느냐는 말에 그는 “미국에서 도전을 한다고 다 되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 기회가 필요했다. 바로 그 기회를 한국에서 받았다”고 답했다. 발라조빅은 왼쪽 팔뚝에 06.18.23이라는 문신을 새겼다. 2023년 6월 18일, MLB 데뷔전 날짜다.
리그 최고 불펜을 보유하고 있는 두산은 외인 선발 투수의 빈틈만 채워진다면 순위 싸움에서 확실히 앞서나갈 수 있다.
삼성은 17일까지 91경기를 치르면서 100홈런을 쳤다. 구자욱(19개), 김영웅(17개), 이성규(14개)까지 셋이 팀 홈런의 절반을 쳤다. 반면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은 4홈런을 치고 36타점에 머물렀다.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부진을 털고 올해 상위권으로 도약한 삼성은 전반기를 마치며 맥키넌과 결별하고 루벤 카데나스를 영입해 승부수를 띄운 채 주말 카데나스의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 17일 “맥키넌이 초반에는 잘 했는데 팀이 분위기를 타고 본인의 장타력이 부족하니까 그 와중에 단점을 장점으로 바꾸려고 변화를 주다보니 슬럼프에 빠졌다”며 “요즘엔 투수들이 워낙 좋아 연타로 점수낼 수 있는 건 몇 경기 되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는 장타 한 방씩 터뜨려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제 50경기 정도 남았으니 새 타자는 10개 이상 쳐주면 한다. 그것도 언제 쳐주느냐가 중요하다. 경기가 다 넘어갔을 때 나오는 홈런이 아니라 정말 필요할 때 나오는 영양가 있는 홈런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삼성은 선발진도, 불펜도 안정적인 구성을 갖고 있다. 젊은 타자들의 에너지로 타선을 꽉 채운 삼성은 한 방을 갖춘 외국인 타자만 중심타선에 제대로 등장하면 2위 그룹 중에서도 선두 KIA와 싸워볼만 하다.
올해 트리플A에서 20홈런을 친 카데나스는 장타력과 콘택트 능력을 다 갖췄다고 평가받았다. 지난 13일 귀국해 퓨처스리그에서 훈련 중인 카데나스는 주말 롯데와 대구 홈 3연전에서 삼성 팬들에게 첫 인사 할 예정이다.
LG도 외인 선발 강화를 위해 차명석 단장이 17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케이시 켈리, 디트릭 엔스가 모두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LG 염경엽 감독은 앞서 “둘 보다 확실히 낫지 않다면 교체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을 밝혔던 터라 ‘빅네임’ 투수 영입 가능성이 점쳐진다. 메이저리그는 최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로스터 정리가 이뤄지고 있어 ‘빅리그 선발 투수’들이 시장에 나와 있다.
LG 역시 부상에서 돌아온 오지환이 17일 SSG전에서 만루홈런을 때리는 공격력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이스급’ 선발 투수가 가세한다면 선두 KIA를 충분히 위협할 수 있는 팀이다.
김은진·심진용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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