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칼럼] 도핑

허명숙 대전시약사회 부회장.

올림픽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매번 올림픽에서 선수들의 도핑 금지약물 복용에 대한 문제가 나오고 있다. 2022년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1위였던 발리예바 선수는 만 13세-15세까지 56개의 금지약물 복용으로 금메달을 박탈당했다.

도핑(doping)은 선수의 건강을 위협하고 정정당당해야 할 스포츠 정신에도 위배되기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각 국제 경기 연맹에서 엄격히 금하고 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매년 '금지 목록 국제표준'을 발표, 적용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금지약물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1999년 40여 종에서 2021년 800여 종까지 늘었다.

도핑 약물과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로 가장 유명한 동화 작용제 (아나볼릭제제)는 인체 내의 에너지를 이용해 단백질이나 핵산과 같은 세포의 구성 성분을 합성하는 반응에 작용하는 약물이다. 단기간에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데 효과적이고 운동력도 높일 수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 테스토스테론이 있다.

동화작용제는 간 질환, 심장질환의 발생을 높이고 돌연사의 가능성도 있다. 여성에게는 월경주기 교란, 탈모, 목소리 남성화 증상이 나타나고 남성은 고환위축, 정자 수 감소, 무정자증, 발기부전, 전립선비대, 유방비대증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펩티드호르몬, 성장인자, 관련 약물 및 유사제는 신체의 조절 기능에 관여해 선수의 경기력을 높일 수 있다. 성장호르몬과 적혈구의 생성을 촉진하는 에리스로포이에틴 등이 대표적이다.

성장호르몬을 과다 투입하면 기형화, 당뇨, 관절 약화, 심장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에리스로포이에틴을 과다·장기 투입하면 고혈압, 뇌졸중, 혈전 등이 생길 수 있다.

셋째 베타차단제다.베타차단제는 교감신경의 베타수용체를 차단해 심장박동수를 감소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사격, 양궁 등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특정 종목에서만 금지된다. 저혈압, 부정맥, 심부전, 수면장애, 성기능장애, 만성피로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넷째 호르몬 및 대사변조제는 체내 특정 호르몬의 농도를 바꾸는 약물로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이 대표적이다. 인슐린의 경우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섯째 이뇨제 및 기타 은폐제이며, 이뇨제는 체내 수분량을 조절하는 약물로 체중감량, 체급 조절에 효과적이지만 소변 도핑검사에서 다른 약물 검출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금지약물이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푸로세미드, 스피로노락톤, 치아지드 등이 있다. 이뇨제의는 저혈압, 탈수, 실신, 근육 경련, 근육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여섯째 마약류·카나비노이드(마리화나)는 부상에 의한 고통을 덜어주기 때문에 신체를 무리하게 사용함으로써 특정 부위에 손상이 갈 수도 있으며, 국내에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모르핀, 펜타닐, 대마에서 추출한 마리화나 등이 있다. 마약류 약물은 불안, 환각, 정신착란 증상을 보이며 강력한 중독 증상을 일으킨다.

이들 상시 금지 약물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감기, 콧물약에 많이 포함된 에페드린은 경기중 금지약물로 주의해서 복용해야 한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도핑 선수가 없는 공명정대한 스포츠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허명숙 대전시약사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