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려원 "운명처럼 만난 '졸업', 인생작 됐죠" [인터뷰]

김종은 기자 2024. 7. 1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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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려원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배우 정려원에게 있어 '졸업'은 약속이나 했던 것처럼 다가와 가슴에 깊이 뿌리내린 운명과도 같은 작품이었다. 첫 만남부터 대본을 내려놓는 순간까지 행복함뿐이었다고. 혜진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며 더더욱 '졸업'이 자신의 인생작이었음을 느꼈다는 그다.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졸업'(극본 박경화·연출 안판석)은 스타 강사 서혜진(정려원)과 신입 강사로 나타난 발칙한 제자 이준호(위하준)의 설렘 가득한 미드나잇 로맨스를 그린 작품. 초반엔 다소 느린 전개 속도 탓에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두 사람의 점차 진해지는 로맨스에 힘입어 화제성에도 가속도가 붙었고, 정려원은 TV-OTT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3주 연속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런 반응에 대해 정려원은 "요즘 화제성 순위를 매기는지도 몰랐는데, 회사 인스타그램을 보니 축하한다는 글이 올라왔더라. 물어보니까 요즘 되게 중요한 수치라 해서 그제야 알고 좋더라. 신기루처럼 한 주만 1위 하고 지나갈 줄 알았는데 계속 1위를 유지하는 걸 보고 기뻤다. 본 방송을 챙겨보지 않더라도 여러 OTT를 통해 챙겨보시는구나, 우리 드라마가 인기가 있구나라는 걸 이 수치를 통해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졸업'은 올해 상반기 신드롬급 인기를 자랑한 '눈물의 여왕'의 후속으로 방송된 드라마였던 만큼 부담감도 적진 않았을 터. "부담은 당연히 있었지만 차별점은 있다 생각했다"는 그는 "'눈물의 여왕'도 재밌지만 이런 류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을 거라 생각했다. 또 4부까지만 기다리면 큰 선물이 기다리고 있지 않냐. 로맨스의 흐름이 흥행 공식에는 다소 맞지 않는, 불이 늦게 붙고 확 불타올랐다가 문제가 생기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그런 부분들이 신선하고 좋았다. 실제 삶과도 비슷한 느낌이라 특별하게 느껴졌다"라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정려원은 첫 방송을 앞두고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졸업'을 두고 '자신의 인생작'이라 언급한 바 있다. 당시에만 하더라도 배우들의 상투적이고 입에 발린 말이라 생각됐으나, 정려원은 인터뷰에서도 거듭 '졸업'이 자신의 '인생작'이었다라고 강조해 시선을 끌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졸업'이 인생작으로 느껴질 만도 했다. 첫 만남부터 평범치 않았기 때문. 정려원은 "매일 일기를 쓰는 편인데, 지난해 3월 13일에 같이 작업해 보고 싶은 감독님과 작가님의 이름을 세 명씩 써놨었다. 그리고 거기에 안판석 감독님의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본을 받게 됐다. 그걸 받고 '정말 간절히 원하고 바라면, 내가 준비만 되어있으면 만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나서 바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라며 설렘 가득한 눈빛으로 대본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이어 "대본을 읽으면서는 '내가 이 작품을 하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그는 "표상섭(김송일) 선생님과의 대면신을 보는데 딱 그런 느낌이 들었다. 또 동시에 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혜진이의 나이와 같은 35살이었다면 소화 못해낼 것 같았지만, 마흔둘인 지금엔 괜찮을 것 같았다"라며 연기함에 있어 자신감이 있었다 들려줬다.

'졸업'을 향한 애정은 대본을 읽어가며 점점 더 커져만 갔다. 그는 "처음엔 오피스 드라마인가 싶을 정도로 멜로가 없고 빌드업도 천천히 됐는데, 5부부터 스멀스멀 분위기가 피어오르더니 '행간 다 읽었죠?'라는 대사를 읽고 소리를 질렀다. '이거 미친 거 아냐? 이래서 국어 강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대사를 보고 이 작품에 충성해야겠다 싶었다"라고 밝히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대사는 '준호를 안 좋아할 수 있나?'라는 대사였다. 알을 깨고 나오는 혜진이가 잘 보이는 대사라 느껴졌고, 개인적으론 되게 잘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이렇게 많은 애정을 쏟은 작품인 만큼, 정려원은 차근차근 '졸업'과 혜진이와 이별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의 긴 연극을 잘 끝낸 기분이에요. 모두가 뿌듯했던 현장이었고, 저 역시 뿌듯해요. 작가님과 감독님이 전달하고픈 메시지를 잘 전달한 것 같아 행복해요. 저도 혜진이를 잘 보내고 있는 중이에요."

안판석 감독과의 만남에 앞서 일기를 썼다는 그. '졸업'을 마친 후에 쓴 일기에는 어떤 글귀가 적혀있었을까. 정려원은 "'뿌듯했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난 늘 스스로 믿지 못하고 스스로가 못 미더운 그런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완벽히 졸업한 작품으로 느껴졌다. 과거엔 주변의 호평을 들어도 조금의 후회는 남았는데, '졸업'을 끝내고 나선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에게 정말 고생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불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고, 그런 면에서 더더욱 인생작이란 생각이 든다"라고 솔직히 밝혔다.

[티브이데일리 김종은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블리츠웨이 스튜디오]

정려원 |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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