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세 자매 연쇄 사망 사건…'꼬꼬무' 사상 최악의 악인, 보험금 노리고 세 딸 살해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세 자매는 왜 사망했나?
18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마더 - 세 자매 연쇄 사망 사건'라는 부제로 세 아이의 죽음에 숨겨진 끔찍한 진실이 공개됐다.
지난 2006년 1월, 경주의 한 병원에서 최 씨는 생후 9개월 된 딸 수빈이를 안타까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수빈이는 최 씨가 입양한 딸. 그런데 수빈이는 최 씨네 집에 온 지 한 달 만에 원인 모를 질병을 앓았던 것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병원 측은 후원 방송에 나갈 것을 권유했고, 이에 TV와 신문 등을 통해 수빈이네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이에 방송사를 통해 1500만 원, 신문사를 통해 700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응원 속에서도 수빈이의 증세는 악화되었고 생후 15개월 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
그런데 최 씨 부부가 가슴에 자식을 묻은 것은 수빈이가 처음이 아니었다. 2년 전 최 씨 부부는 생후 20개월의 친딸 서연이를 떠나보낸 적이 있던 것이다.
그리고 2년 후 최 씨는 다시 셋째 딸 민서를 입양했다. 그런데 민서 역시 입양 한 달 만에 원인 불명의 질병으로 병원을 찾게 되었고, 입원 얼마 후 뇌사 상태에 빠진 민서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만 세 살도 되지 않은 아이들의 연이은 죽음. 이에 흉흉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문은 소문으로 남으려던 그때 전직 경찰 출신의 김동영 보험 사기 특수 조사팀 조사원이 해당 사건에 대해 듣고 의문을 품었다.
타 보험사 후배에게 이상한 사건이 있다고 이야기를 들은 김 조사원은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보험사에도 최 씨의 셋째 딸이 보험에 가입한 것을 확인했다. 촉으로 처음 사건에 관심을 가진 그는 조사를 할수록 이상한 점 투성이인 사건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최 씨의 딸들은 모두 만 3세 이전에 사망했으며 세 아이들 모두 똑같은 증상의 희소병을 앓았던 것이다. 또한 세 아이 모두 호흡 곤란으로 사망한 점까지 믿을 수 없는 점이 너무나 많았다. 부모가 모두 다른 세 아이가 유전병을 앓았을 리도 없었던 것.
분명 이 사건에 무언가 있다고 생각한 김 조사원은 관련 서류들을 들고 관할서를 찾았다. 하지만 경찰들 모두 수사 난항을 걱정하며 수사를 거절했다. 하지만 김 조사원은 포기하지 않았고 광수대를 찾아가 사건 브리핑까지 하며 감정적으로 호소까지 했다.
그는 "아이들이 아파서 죽었는지 학대받아 죽었는지 이유만이라도 알자. 내 소원이다"라며 애원했던 것. 그리고 이에 이태호 형사는 "소원이면 해야죠"라며 자신이 사건을 맡겠다고 했다.
사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다던 이 형사. 하지만 그는 사건을 살펴볼수록 의문점이 들었고 어떻게든 끝을 봐야겠다는 욕심을 가졌다.
하지만 어린이 사망 보험금은 지급되지 않는 법상 최 씨가 고작 입원비와 치료비 정도만 받을 수 있는 보험금 때문에 아이들을 희생시켰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졌다.
1989년 9월, 보험금을 타기 위해 아들의 손가락을 자른 초등학생 손가락 절단 사건 등 연이어 돈을 노린 부모들의 인면수심의 사건들이 일어나자 금감원은 2009년 어린이 사망 보험금 지급 금지를 결정했다.
이에 최 씨가 아이들의 사망으로 얻을 수 있는 보험금은 하루 3만 원가량의 입원비와 치료비뿐이었다.
이 형사는 가장 먼저 탐문 수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최 씨가 첫째 딸을 키울 때부터 위생에 신경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젖병을 소독하지 않고, 모유 대신 두유를 대충 사용하던 젖병에 넣어 갓난 아이들에게 먹였다는 것. 또한 외출 시 아이를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고.
이에 이 형사는 아이들의 담당 의사를 만났다. 의사는 치료를 해도 장염이 낫지 않았다며 원인을 찾지 못해 희소병으로 진단했다고 밝혔다. 이 형사는 만약 고의로 장염을 유발했다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의사는 "만약 그랬다고 하면 그 증상들도 설명이 가능하다"라며 정상적인 양육이 기반이 되었을 때 아이들의 증상에 대한 원인은 찾을 수 없어 희소병으로 진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의사는 셋째의 경우 성공적인 수술을 했음에도 2주 후 사망했고, 당시 부모는 부검을 거부하고 화장을 했다고 밝혀 더욱 의아함을 자아냈다.
이 형사는 입양 기관에서 최 씨가 입양하기 전 태아 보험을 가입한 후 둘째를 입양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의 범행을 확신했다. 당시 최 씨는 임신을 한 척 속인 뒤 태아 보험에 가입한 후 둘째를 입양해 친자로 출생 신고를 했다는 것. 그리고 보험사에는 둘째의 입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또한 보험에 가입하던 당시 의료비 혜택을 제일 많이 받는 보험이 뭐가 있는지 묻기도 했던 것. 이에 이 형사는 이 사건이 보험금을 노린 계획범죄라고 확신했다.
최 씨가 받은 보험금은 세 아이 합쳐 6천만 원가량. 그런데 이 돈을 받기까지 세 아이들은 계속 아파하며 죽어갔던 것이다. 하루 이틀 간격으로 매일 병원을 오고 가며 9년간 보험금 6천만 원, 그리고 후원금까지 합치면 1억 원 정도를 얻은 최 씨.
수사를 할수록 그에 대한 혐의가 짙어졌지만 결정적인 단서가 부족했다. 그러던 때 김 조사원은 민서가 뇌사 상태에 빠졌던 당시 기록에서 간호사가 수기로 남긴 글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
2010년 1월 14일, 민서가 뇌사 상태에 빠진 날 당시 같은 병실의 여고생 정 양이 무언가를 목격하고 간호사에게 전했던 것이다. 수기로 작성된 내용은 "엄마 최 씨가 침대 커튼을 닫고 애 입을 막고 있다"라는 것.
민서의 사망 원인은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 이는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해서 뇌손상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이에 목격자 정 양의 진술이 반드시 필요한 상태. 이 형사는 정 양의 집을 찾아가 진술을 요청했고, 정 양은 용기를 내서 직접 진술을 하겠다고 나섰다.
정 양은 "아줌마가 좀 이상했다. 민서가 엄마랑 있으면 울고 아빠랑 있으면 잘 웃고 엄마랑만 있으면 경기하고 그랬다. 그리고 민서가 중환자실에 갔는데 아줌마가 웃었다"라며 자신이 보았던 것을 진술했다.
이어 정 양은 "아기들이 낮잠 잘 시간이었다. 최 씨가 커튼을 치고 잠을 자겠다고 하더라. 빛이 창가에서 들어와서 실루엣이 보이는데 개가 엎드린 자세, 고양이 자세로 엎드려서 뭘 하고 있었다. 뭔가 소리도 들리는데 애가 숨을 못 쉬어서 나는 소리가 들렸다. 설마 설마 하면서 커튼을 살짝 걷었는데 아줌마가 아기 위해서 병원복으로 민서 얼굴을 누르고 있는 거다"라며 자신이 보았던 충격적인 장면을 털어놓았다.
그리고 당시 정 양은 돌아본 최 씨와 눈이 마주쳤고, 그 순간 최 씨는 쉿 조용히 하라며 손을 입에 갖다 댔다는 것.
이후 최 씨는 커튼을 젖히고 아이가 이상하다며 직접 간호사를 불렀고, 민서는 그렇게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이에 정 양은 엄마에게 뛰어가서 자신이 본 장면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엄마는 딸이 하는 이야기를 믿지 못했다. 당시 간호사도 마찬가지. 하지만 간호사가 다행히도 당시 들었던 내용을 메모로 남겼고 이것이 목격자 정 양을 찾아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
이 형사는 체포 영장을 가지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나오는 최 씨를 체포했다. 당시 그는 아이를 갖고 싶어 산부인과에 다니고 있다고 밝혀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었다는 사실에 모두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최 씨는 아이를 양육하며 비위생적인 행위를 한 것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하지만 절대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서의 입을 왜 막았냐는 질문에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자백 없이 시간만 흐르던 그때, 최 씨의 남편이 경찰서를 찾아왔고 그간 최 씨의 범행에 대해 전혀 몰랐던 그의 남편은 직접 최 씨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남편의 설득에 최 씨가 모든 범행을 자백했다.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최 씨는 첫 째를 잃고 뜻하지 않은 수익금을 얻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학습을 한 것이다. 아이가 아프면 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이에 최 씨는 출산이 아닌 입양으로 아이를 데려왔고 일부러 장염 유발했다. 아파야만 돈이 나오는 상황에서 최 씨는 매일 아이를 아프게 만들었고 보험금을 요청했다. 최 씨에게 아이는 현금 인출기였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아무리 어린아이라고 해도 소독되지 않은 젖병에 두유를 넣어 먹이는 것 정도로 계속해서 장염이 걸릴 수는 없다며 최 씨의 알려지지 않은 더 끔찍한 범행이 있었을 것이라 추정했다.
최 씨는 둘째가 사망한 후 입양한 민서는 앞선 아이들처럼 장염에 걸리지 않자 입을 막아 숨을 못 쉬게 만들었다. 아프게 만들어야 하니까 아이 얼굴이 퍼렇게 질릴 때까지 입을 막고 아이가 아파하면 병원을 찾았다.
2년 동안 이런 행위를 반복했던 최 씨. 그리고 민서가 의사 표현 가능한 나이가 되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아이를 뇌사 상태에 빠뜨린 것.
세 아이를 잃은 가련한 엄마의 모습은 그가 만든 가짜였다.
모든 자백을 받은 이 형사는 김 조사원에게 연락을 해서 그의 말이 모두 맞다고 전했다. 이에 눈물이 났다는 김 조사원. 그는 "가운 사찰에 가서 애들한테 좋은 데 가라고 향을 피우는데 계속 눈물이 나더라"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최 씨의 뻔뻔한 행동은 끝이 아니었다. 그는 이 형사 앞에서는 반성하거나 뉘우치는 태도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방송 인터뷰가 진행되자 오열을 하며 "돈 때문에 그랬다. 잘 키우려고 했는데 가정 형편이 안 좋아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 죽어서도 용서를 못 빌 것 같다"라고 반성하는 연기를 했다.
또한 그는 재판을 앞두고 남편에게 편지를 보내 변호사를 선임해 달라고 했다. 자신이 저지른 범행에 대한 반성보다 자신의 안위에 대한 걱정과 처벌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던 것이다.
최 씨는 살인, 상해치사, 사기 혐의로 15년 형을 받았다. 이에 최 씨는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했지만 기각되며 15년 형이 확정됐다.
인간의 악의가 얼마나 악할 수 있는지 보여준 최 씨. 하지만 김동영 조사원, 이태호 형사, 목격자 정 양의 선의들이 모여 최 씨의 악의를 막을 수 있었다.
살아 있다면 첫째는 23, 둘째는 19, 셋째는 17이 되었을 아이들. 이에 김 조사원은 "어른으로서 미안하다는 생각뿐이다. 다음 생에는 좋은 부모 만나서 정말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어렵지 않았던 입양 절차로 양부모의 검증도, 입양 후 관리도 없었던 과거. 세 자매 사망 사건 등 일련의 사건들 이후 입양법은 개정되어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하지만 불법 입양 등 현재에도 여전히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
양육은 부모뿐만 아닌 국가와 사회 공동의 책임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모두가 함께 지켜야만 세 자매의 죽음 같은 비극적 죽음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모두가 함께 지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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