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신하려고’…오소리 20여마리 불법 포획·취식까지

최근 지리산국립공원 전남사무소 야생생물보호단 무인센서카메라에 포착된 희귀한 ‘흰 오소리’. 뉴시스(전남사무소 제공)

‘몸보신’ 목적으로 제주에서 야생동물을 몰래 잡아 취식한 고향 선후배 5명이 붙잡혔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50대 A 씨 등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2022년부터 지난 2월까지 제주 동부지역 오름 곳곳에 올무를 설치하거나 사냥개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오소리 5마리를 포획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또 수렵 금지 기간 유해야생동물 포획용으로 지급받은 공기총을 사용해 포획이 금지된 꿩 5마리를 잡은 혐의도 있다.

나머지 4명은 A 씨와 동행하거나 또는 개별적으로 오름 등에 올무를 설치, 오소리 16마리를 불법 포획했다.

제주서 A 씨 등이 오소리 포획한 뒤 제골을 의뢰한 건강원. 제주도 자치경찰단 제공

제주서 A 씨 등이 오소리 포획에 사용한 도구(올무). 제주도 자치경찰단 제공

A 씨 등 2명의 주거지 등에서는 자체 제작한 오소리 포획용 올무 300여 개가 발견됐다. 자치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고향 선후배 사이로, 포획한 야생동물을 주로 몸보신용으로 구워 먹거나 건강원을 통해 진액으로 만들어 나눠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판매한 정황이 파악됐지만 구매자를 특정하지는 못했다고 자치경찰은 밝혔다.

이순호 자치경찰단 서귀포지역경찰대장은 "오소리 등 야생동물이 몸에 좋다는 그릇된 보신 풍조로 인해 매년 야생동물 밀렵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포획된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섭취하는 것은 각종 전염병 발병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