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예언대로 인생 꼬이는 한동훈, 댓글부대 파장으로 사면초가
국민의힘 7·23전당대회가 갈수록 난장판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한동훈 후보의 법무장관 시절 '댓글팀' 운영 의혹이 불거지면서 '한동훈 특검'에 대한 당위성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한 후보는 당내 친윤 세력뿐 아니라 야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데요.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댓글부대의 실체와 '한동훈 특검'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점점 커지는 '한동훈 특검' 주장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배신의 정치' 공방에서 연판장 논란, '김건희 여사 문자' 공방에 이어 한 후보의 여론조사팀 운영 의혹으로 번지고 있는데요. 다른 건 몰라도 '댓글부대' 의혹은 한 후보가 잘 대처하지 못하면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지난 18일에는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한 후보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습니다.
댓글부대 의혹이 일면서 야당에서 주장하는 '한동훈 특검'도 힘을 받고 있습니다. 민주당, 조국신당, 개혁신당 뿐만 아니라 여권 내 친윤 세력까지 한동훈 특검을 노래하고 있어요. 사면초가(四面楚歌) 입니다. 한 후보는 22대 총선을 두 달 앞둔 지난 2월 7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이기든 지든 4월 10일 이후 제 인생이 좀 꼬이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적이 있죠. 자신의 예언대로 인생이 조금씩 꼬여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팀'이라는 말은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디올백 수수 문제와 관련해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에게 보낸 5개의 문자 메시지 중 하나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김 여사는 지난 1월 23일 보낸 문자에서 "요 며칠 제가 댓글팀을 활용하여 위원장님과 주변에 대한 비방을 시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너무도 놀랍고 참담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게 언론에 처음 공개된 게 지난 4일인데요. 이때까지만 해도 댓글팀 의혹보다는 누가 왜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에 문자를 언론에 공개했는지, 한 후보가 왜 김 여사의 문자를 읽씹(읽고도 답변하지 않음)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죠. 기껏해야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당무 개입 논란으로 끝날 수도 있는 사안이었는데요.
그런데 친윤(친 윤석열 대통령)계인 장예찬 전 최고위원이 갑자기 등장해 댓글팀 운영을 폭로하면서 일이 커졌습니다. 그는 지난 9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여사 문자에서 댓글팀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한 후보야말로 법무부 장관 시절부터 여론관리를 해주는 팀이 별도로 있었다"고 했습니다.
지난 11일에는 여론조성팀 관계자에게 받았다는 텔레그램 메시지 4개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습니다. △2023년 5월 16일 참여연대 공격용 자료 공유 △2023년 6월 2일 한동훈 장관 홍보 유튜브 쇼츠 공유 △2023년 7월 29일 한동훈 장관 비판기사 공유 및 커뮤니티 유튜브 조치 △2023년 11월 6일 한동훈 지역구보다 비례 10번에 배치 등의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정도면 상당히 구체적이면서 '너 죽고 나 죽자'는 식의 폭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장 전 최고위원은 12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내가 한 후보 여론조성팀에서 활동했다. 사실무근이면 나를 고소하라"고 했습니다. 그는 한 후보의 최측근이 팀을 운영했고,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이던 2023년 초부터 지난해 12월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뒤까지 계속 활동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후보 측에서 명확하게 해명하지 못하면서 의혹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한 후보는 1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논란을 만들기 위한 논란인 것 같다"면서 "댓글팀이든 뭐든 뭘 했든 간에 내가 관여하거나 부탁하거나 의뢰하거나 그런 게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댓글팀의 존재 여부보다는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다는데 방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양문석 의원 댓글단 정황증거 공개
이런 가운데 양문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한 후보의 댓글단 의혹 정황증거를 확보했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습니다. 한동훈 댓글단 의심 계정 24개에서 작성한 6만여 개의 댓글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의심 계정들은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까지 약 1만 8000개의 댓글을 작성했다는 내용입니다. 양 의원실이 분석한 결과 502개의 댓글은 오탈자·기호·띄어쓰기까지 100% 동일했다고 합니다.
야권은 댓글팀 의혹에 대해 총공세를 벌이고 있는데요.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후보의 댓글팀 의혹을 살펴보면 조직적 조작이 이뤄진 증거들이 수없이 드러나고 있다"며 "특수활동비가 들어갔는지, 사설 댓글팀이 있었는지를 포함해 업무방해 행위와 여론조작 범죄에 대해 수사기관의 빠른 수사를 촉구한다"고 했습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17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후보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의 눈빛을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했다"면서 "첫 번째로 한동훈 특검은 되겠다. 저는 한동훈 특검은 그건 무조건 통과되고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쓰시더라도 이탈표 8표 이상 나와서 이건 무조건 특검이 출범한다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국민 절반가량이 한동훈 후보를 위한 댓글팀이 존재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여론조사도 나왔습니다. 여론조사꽃이 지난 12-13일 전국 성인 1008명(무선 ARS)을 대상으로 물었더니 '댓글팀 있을 것' 56.6%, '댓글팀 없을 것' 26.4%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 폭로를 계기로 당내에서도 '한동훈 특검'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친윤계 지지를 받고 있는 원희룡 후보는 지난 17일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은 받아도 되고 자신을 겨냥한 한동훈 특검은 절대 못 받겠다고 한다"며 "한동훈 특검은 이미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찬대, "불법 댓글팀 특검으로 밝혀야"
■양문석 민주당 의원-"한동훈을 끝까지 집요하게 추적해서~ 한동훈 댓글 팀으로 의심되는 계정 중 6만여 개를 분석해서 조직적으로 여론조작을 일삼아온 댓글부대로 추정되는 계정 24개를 발굴했습니다. 어제 1탄을 공개했고, 곧 2탄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습니다."(16일 페이스북)
■홍준표 대구시장-"민주당 양문석 의원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그건 드루킹 사건과 맞먹는 대형 여론조작 사건입니다. 여야를 떠나서 이런 여론 조작세력들은 정치권에서 박멸해야 합니다. 특검이라도 도입해서 두 번 다시 이 땅에 여론조작세력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17일 페이스북)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한동훈·김건희 읽씹 문자에 처음 등장한 댓글팀 의혹이 이제는 의심을 넘어 물적증거와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수사 기관은 즉시 한동훈·김건희 불법 댓글팀 의혹 수사에 착수해야 합니다. 수사 기관이 수사 의지가 없으면 특검으로라도 밝혀야 합니다."(16일 원대대책회의)
■신지호 한동훈 캠프 총괄상황실장-"장예찬 본인도 이게 합법적인 영역에서 한 활동인지 아니면 드루킹 같은 정치공작 불법적인 행위였는지 구별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도 있고요. 양문석 의원에게 거꾸로 묻겠는데 이재명 전 대표의 지지자들인 개딸들이 다는 댓글은 그럼 뭐죠?"(15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정면승부)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정권 초기에 용산 이전이나 이런 것 때문에 여론이 안 좋게 돌아가니까 모 인사가 저랑 있는 자리에서 대표님, '저희 그때 대선 때 있던 애들 좀 써야 되는 거 아닙니까?' 이래 가지고 제가 놀라가지고 '대선 때 뭘요?' 이렇게 했는데 그때 잘못 말한 거 깨닫고 입을 닫더라고요."(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조국 혁신당 조국 전 대표-"기존 수사팀 경찰 검찰에서 이 문제 수사 착수를 한다면 특검법이 필요가 없겠죠. 그런데 지금까지 수사기관에서 이 사설 댓글팀 운영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저는 일단 특검 차원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1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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