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다 죽어"…집나간 개미 되돌리려면 '밸류업' 절실[주식 이민]⑧
기업가치 제고부터 질서·접근성 강화까지…자본시장 선진화 방안 '주목'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급증으로 국내 투자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 발전의 마중물이 되는 투자가 해외로 빠져나가면, 그만큼 성장 동력이 약해지는 탓이다. 집 나간 개미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선 자본시장 전반의 '밸류업'(가치 제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19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이슈 중 하나로 '유출 가속이 우려되는 투자'를 꼽았다.
국제수지상 증권투자의 경우 올해 5월까지 누적 자산(유출)은 350억 4000달러(약 48조 원)로 부채(유입)을 107억 7000만 달러(약 14조 원) 상회했다. 이 기간 외국인은 17조 8000억 원 순매수했으나, 기관투자자와 개인은 각각 6조 7000억 원, 10조 8000억 원 순매도했다. 한쪽으로 들어온 자금이 다른 쪽으로 우르르 빠지는 형국이다.
문제는 국내 투자가 해외로 계속 빠져나가면 경제 타격이 불가피하단 것이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실물 경기 회복 지연과 중장기적으로는 성장 잠재력 약화를 유발할 수 있다"며 "환율 불안이나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도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커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자본시장 전반의 '밸류업'만이 투자자 마음을 돌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성장률 1%대 고착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자본시장 성장을 통한 기업 성장, 국민 자산 증식만이 결국 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밸류업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불공정 거래 대응, 접근성 제고, 지배구조 개선까지 전반적인 시장 선진화로 자금을 유입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투자자들은 국내 시장에 불법 공매도나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부정 거래가 만연하다고 지적해왔다. 지배구조 문제도 거론됐다. 소위 대주주로 불리는 지배주주가 20% 수준의 지분율로 지배력을 쥐곤 이를 유지하려 '꼼수'를 부리는 과정에서 주주 가치가 훼손되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규제, 세금,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한 낮은 시장 접근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정부는 '자본시장 선진화'를 모토로 내걸고 각종 조치와 제도 개선에 착수한 바 있다.
핵심은 밸류업 프로그램이다. 상장 기업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배당 확대 및 자사주 소각과 같은 주주환원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 증시를 강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발전 전략을 자발적으로 수립하는 우수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줘 참여를 촉진한다. 현재 기본적인 윤곽이 발표됐고, 오는 9월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한 뒤 12월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는 등 구체화할 방침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뒷받침하기 위한 선진화 과제도 실행 중이다. 당국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대한 불법 공매도 수사를 진행, 역대 최고 수준의 과징금을 매겼다. 부정거래 처벌도 강화하고, 불법공매도 근절을 위한 전산시스템도 마련 중이다. 대체거래소 등 다양한 거래 시스템을 구축해 접근성을 늘리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 확대 등 투자 매력도 제고를 위한 세제 개선도 추진 중이다.
상반기 밸류업 지수 간담회의 후속발표로 상장법인의 주주환원 확대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상속세 최대주주 할증 평가 폐지 등 내용을 포함한 '역동경제 로드맵'도 발표했다. 금투세 폐지와 함께 기업 세금 감면은 '부자 감세'로 거론되며 야권 반발을 사고 있지만, 최근에는 자본시장 부양이라는 목표 하에 세제 개편이 이뤄질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산업분석팀장은 "밸류업 프로젝트는 한국 자본시장에서 오랜 시간 패배의식을 느껴 왔을 다수 투자자들로 하여금 한 줄기 희망을 안겨주는 반가운 소식"이라며 "사회 전반의 투자 문화, 이를 지지하는 정책과 인프라 조성, 기업지배구조 변화 등 많은 부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주체별 의지와 실행 시점이 잘 맞아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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