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342홈런-1억 달러' 부와 명예 다 잡은 롱고리아 은퇴, "더 이상 날 원하는 곳이 없다"
(MHN스포츠 애리조나(美) 이상희 기자) 정글처럼 치열한 생존경쟁이 벌어지는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16년이나 버틴 3루수 에반 롱고리아(39)가 은퇴를 공식화했다.
롱고리아는 지난 주말 시구를 하기 위해 찾은 전 소속팀 탬파베이 홈구장에서 만난 탬파베이 타임즈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 커리어가 끝났다는 걸 깨달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시간을 기다렸다"는 말로 은퇴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애리조나와 1년 계약을 맺고 뛰었던 그는 총 7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3, 11홈런 28타점의 쏠쏠한 활약으로 소속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그는 지난해 시즌 중반 가진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지난 2008년 탬파베이 소속으로 월드시리즈를 경험한 것이 무척 기뻤다"며 "올해 다시 한 번 더 그 기분을 느끼고 싶고, 최선을 다해 내 마지막 개인 목표인 월드시리즈 우승도 이루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었다.
애리조나는 지난해 와일드카드를 통해 포스트시즌에 간신히 합류했지만 이후 강호 LA 다저스를 격추하는 등 무려 22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텍사스에 막혀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롱고리아는 이후 '은퇴'를 언급하지 않은 체 "다시 한 번 더 뛰고 싶다"는 말로 현역연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올 시즌 전반기가 끝나도록 그를 원하는 팀은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롱고리아는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
그는 탬파베이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도 '월드시리즈'에 대해 언급했다.
롱고리아는 "내가 메이저리그에서 성취하지 못한 단 한 가지는 바로 월드시리즈 우승이다"라며 "만약 내가 타율 1할을 치지 못하더라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다면 나는 그 길을 선택하겠다"며 선수생활 동안 맛보지 못한 월드시리즈 우승에 대한 갈증을 토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롱고리아는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3번으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그리고 단 2년 만인 2008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그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하며 롱고리아 시대를 화려하게 열어제쳤다.
이후 안정된 수비와 장타력을 앞세워 올스타에 4번 선정되고,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는 골드글러브도 3번이나 품에 안았다. 전 소속팀 탬파베이는 이런 롱고리아와 9년 4400만 달러(약 539억원)의 대형 장기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 계약이 채 끝나기도 전인 2012년에는 2017년부터 시작되는 6년 1억 달러(약 1348억원)의 수정된 연장계약까지 안겨줬다. 이후 그는 2018년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지난해 애리조나로 이적했다.
롱고리아는 메이저리그에서 돈과 명예를 모두 가진 몇 안되는 선수 중에 한 명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한 가지 아쉬움은 있다. 바로 그가 수차례 언급했던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비록 본인의 바람이었던 월드시리즈 우승은 맛보지 못했지만 롱고리아를 향한 미국현지의 평가는 매우 호의적이다.
미국현지 언론인 애리조나 센트럴은 "롱고리아는 지난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전성기에 비해 성적이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필드 안팎에서 베테랑으로서 젊은 선수들을 모으고, 이들을 하나로 이끈 리더십은 애리조나에 꼭 필요했던 요소였다"며 그의 '형님 리더십'을 높게 평가했다.
스티븐 보그트(40) 클리브랜드 감독 또한 롱고리아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탬파베이 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롱고리아는 프로 중에 프로다. 그는 프로선수가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본보기이다. 그는 야구의 좋은 점을 부각시켜 줬고, 메이저리그에 남긴 그의 커리어 또한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롱고리아는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총 16년을 뛰었다. 통산 1986경기에 출전한 그는 타율 0.264, 342홈런 1159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유니폼을 벗게 됐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통산 OPS도 0.804로 좋다.
사진=MHN스포츠 DB, 애리조나 구단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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