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준비’ 남친 부모님이 자꾸 ‘임대아파트’ 들어가래요”…30대 女의 고민

권준영 2024. 7. 19. 05: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서 ‘관심 폭발’…올라온지 17시간 만 조회수 4만5946회 돌파
<디지털타임스 DB, 네이트판 캡처>
<연합뉴스>
<연합뉴스>

한 30대 여성이 유명 커뮤니티에 결혼을 생각 중인 남자친구(남친)의 부모님을 만난 사연을 전한 게시물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유명 커뮤니티 네이트판 톡톡에는 "남친 부모님이 자꾸 임대아파트 들어가래요"라는 제하의 게시물이 전날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지 하루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시 38분 기준, 4만5946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댓글 역시 142개 이상이 달렸다.

해당 글을 작성한 네티즌은 "저랑 남자친구는 사귄 지 3년 차이고, 둘 다 서른 초·중반이라 이제 결혼 준비를 해야 하지 않나 싶어서 얼마 전 제가 먼저 남친 부모님을 뵙게 됐다"며 "먼저 모아놓은 돈을 말씀드리면 남친 7000만원, 저 1억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남친은 취업하기 전에 민영 임대아파트에 당첨이 돼 들어가서 살게 됐고, 지금까지 거주 중"이라며 "아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임대아파트는 3~5년 주기로 재계약 하지 않나. 남친도 재계약 시기가 내년 가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서로 돈도 좀 있겠다, 그때까지 돈 합쳐서 대출도 좀 내고 더 나은 아파트로 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자신의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 "식당에서 넷이 식사를 하게 됐는데, 거두절미하고 남친 부모님이 '결혼하게 되면 당연히 지금 아들 살고 있는 집 들어가서 사는 거냐'고 물으시길래, 내년 방 빼고 신축아파트로 전세 들어가고 싶다니까 그럼 자기 아들 지금 대출도 많은데 저보고 대출을 받을 수 있냐고 한다;;"고 다소 당황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 네티즌은 "그러면서 물가도 비싼데 임대아파트에서 아이도 낳고 쭉 살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는데…그건 어디까지나 저와 남친의 선택 아닌가"라며 "그리고 막상 사회 나와 보니 아이까지 낳고 보면 임대아파트에 대한 시선이 어떤지 보여서 저는 최대한 젊을 때 더 나은 아파트로 가고 싶은데…갈 거면 저보고 대출받아 가라는 식이니까;"라고 말을 이어갔다.

끝으로 그는 "(남친 부모님과 함께) 식사하고 와서 계속 기분이 안 좋다. 남친은 워낙 우유부단한 성격이라 자기는 임대에서 살아도 상관없고 다른 아파트로 가도 상관없다는 말만 반복한다"면서 "제가 예민한 건가요?"라고 공개 질의하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네티즌들은 대부분 이 여성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베스트 댓글들을 살펴보면 이렇다. 가장 상위에 위치한 댓글은 '시짜가 저런 소리해서 마냥 기분 나쁜가 본데 현실적인 것이다. 대출 내서 매매도 아니고 전세? 전세 살다가 애 낳고 언제 매매할 수 있을지 계산은 해봤어요? 임대에서 버틸 만큼 버티고 돈 모을 생각이나 해요. 번듯하게 좋은 집에서 신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은 알겠는데 현실적으로 양가에서 도움받을 거 없으면 둘이 아껴서 모을 수 있을 때 최대한 모아야죠'라는 내용이다.

다음 인기 댓글은 '지금 상황으로는 임대 더 있다가 돈 모아두고 애기 학교나 갈 때 이사 가는 게 맞는 듯. 심지어 30대 중반이면 애기 바로 가질 수 있는 최적의 상태도 아님. 굳이 임대아파트에서 적은 비용으로 버틸 기회 뿌리치고 대출이자 내면서 신혼생활 하겠다는 게 글쎄. 연봉이 높아서 금방 갚을 수 있는 자신감도 아닌 것 같은데 형편에 맞춰서 사는 게 더 낫지. 대출이자로 빡빡하게 살면 사이도 안 좋아짐'이다.

그 다음은 '님…애 낳을 때까지 애 학교 가기 전까지 집 사서 이사 나온다는 생각으로 임대에서 버티다가 나와야 합니다. 대출이자 내면서 돈 언제 모아서 님 가고 싶은 아파트 가요? 그 아파트가 지금 가격으로 5년, 10년 뒤까지 기다려준대요? 응애 하는 애기가 여기가 임대인지 아닌지 어떻게 안다고 애를 위해서 신혼부터 대출 내서 전세 나가요? 임대아파트가 있는데? 애 없을 때 최대한 모아야 애 낳아도 생활이 되죠'라는 댓글이다.

반면 한 네티즌은 "지금 대출도 많다? 얼마를 대출로 가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하는 게ㅠㅠ 딱 보니 그 집안 기둥 뿌리인 듯한데. 이 결혼 반대입니다"라는 댓글을 썼다. 이에 다른 네티즌들은 "보여지는 게 중요한 사람이니까 헤어지고 돈 많은 남자랑 결혼해야 함. 친구들한테 창피해서 임대아파트 산다고 어떻게 말함?", "글 보면 수준이 거기서 거기라 그냥 끼리끼리 잘 만남", "남친 7000만원이 대출 없는 바로 사용 가능한 온전한 7000만원인지 확인부터 해보세요"라는 대댓글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정치권 및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지방자치단체들이 심각한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파격적인 주거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루 임대료가 1000원인 '천원주택', 월 임대료가 1만원인 '만원주택', 시세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반값 전세' 등 주거비용 부담을 대폭 덜어주는 지원책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집 걱정 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정주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지자체들의 시책이 호응을 얻고 있는 반면, 일각에선 실질적인 출산율 제고 효과로 이어지려면 주거에만 국한된 지원책이 아니라 일자리와 보육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같은 '현금성 지원' 확대가 지자체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이뤄질 경우 지방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포퓰리즘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부가 지난 16년 간 280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 저출생 대응 정책을 시행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인 0.72명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현금성 지원의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