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폐기·尹 세일즈 결정적 역할” 체코 원전 쾌거 뒷이야기

강신우 2024. 7. 1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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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수주 관련 기자간담회
“尹세일즈외교, 신뢰 이끈 원동력”
‘원전특별법’등 장기적인 비전제시
"폴란드 등 유럽 각 지역 수출노력"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번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 수주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했다. 최대 난관은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이었다.

정해진 예산으로 적기에 시공한다는 ‘온 타임 온 버짓’(On Time On Budget) 능력을 대외적으로 인정받고도 정작 오락가락했던 국내 에너지정책 탓에 K원전 수출의 앞길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다.

(왼쪽부터) 황주호 한수원 사장, 안덕근 산업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18일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기자실에서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안 장관은 “(체코 원전 수주는) 탈원전 정책 폐기 등 원전 정책 정상화와 윤석열 대통령이 주도한 정상 차원의 ‘세일즈 외교’는 발주국의 신뢰를 이끌어낸 핵심 원동력”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 한-체코 정상회담에서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을 만나 “바라카 원전 사업을 보고 판단해 달라”는 등 직접 우리 측 경쟁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윤 대통령은 최근 한두 달 사이에 안 장관을 비밀리에 체코에 특사로 파견했고 안 장관 편에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에게 친서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장관은 이어 “수주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은 (전 정부에서) 탈원전을 추진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원전정책에 대한 안정성과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글로벌 사회에서 많이 했다”며 “탈원전 우려를 이번에 해소하고 정책이 안정적으로 갈 것이며 원전산업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이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것이 이번 수주에서 큰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이번에 상대국에서 탈원전에 대한 우려가 많았고 ‘원전정책의 안정성을 보장하라’고 이야기했던 나라도 있었다”며 “원전산업의 정책 환경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도록 여야의 합의 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 해소를 위해 연말 2050 원전산업 로드맵을 수립하고 또한 ‘원전산업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원전 수출을 위한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 지원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황 사장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이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는, 치열하고 긴박한 분위기였다고도 했다.

그는 “이겼다고 느낀 순간은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체코 산업부 고위급과 아침 6시 30분에 약속을 잡고도 1시간 일찍 가서 기다리고 있으니 현지 당국자가 ‘한국 사람들 대단하다’고 말했다더라. 그때 처음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처음 들었다”고 했다.

정부는 내년 3월 본 계약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지원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을 할 예정이다. 내년 3월까지 본계약이 완료되면 2029년 공사를 시작해 2036년부터 상업 운전하는 게 목표다.

안 장관은 “9부 능선을 넘었지만 한수원과 발주사 간 계약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내년 3월께 최종 계약에 이를 수 있다”며 “계약 협상을 전담하는 TF를 가동하고 정부는 ‘원전 수출 전략 추진 위원회’를 통해 지원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으로 유럽시장 진출에 교두보를 구축, 향후 폴란드·네덜란드·핀란드·스웨덴 등 유럽 각 지역으로 원전을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황 사장은 “네덜란드는 현재 타당성 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고 이후 입찰 준비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핀란드나 스웨덴과도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영국·사우디아라비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도 팀 코리아가 치열한 물밑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아울러 폴란드는 지난 2022년 10월 퐁트누프 지역에 1400MW 규모의 원전 2기 건설을 위한 양국 기업간 협력의향서(LOI)을 맺었다. 현재 타당성 조사와 관련한 협의를 하고 있다.

강신우 (yesw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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