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무죄? 중국 3중전회, 친강 전 중국 외교부장의 중국공산당 당적 유지 결정

이석우 2024. 7. 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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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전 부장, 법적 책임 없이 백의 종군의 자유의 몸 된 셈
홍콩 펑황TV의 유명 앵커 푸샤오톈. 지난해 친강 전 외교부장과의 관계가 알려진 뒤 잠적했다. 푸샤오톈 웨이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사랑은 무죄?" "고인에 대한 예의?"
친강 전 중국 외교 부장(장관)이 18일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보유하고 있던 중앙위원회 위원직에서 면직됐다.

지난해 7월 외교 부장에서 전격 경질된 뒤 1년 가까이 끝없는 소문을 몰고 다녔던 그에 대한 공식 처리가 마무리된 셈이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날 공보를 통해 그의 중앙위원회 위윈직 면직을 알렸다. 그러나 중앙위원회는 그에 대해 예의를 갖춰 명예롭게 자리에서 떠날 수 있도록 했다.

예의 갖춘 중앙위원회, "친강 동지의 사직 신청을 받아들여 그의 직을 면한다"
홍콩 펑황TV의 앵커 푸샤오톈과 2022년 주미중국대사 시절 인터뷰를 하고 있는 친강. 푸샤오톈 웨이보 갈무리

공보는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친강 동지의 사직 신청을 받아들여서, 친강 동지의 중앙위원회 위원 직무에서 떠나도록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그가 잘못으로 인해 그 자리에서 쫒겨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결정으로 자발적으로 떠났음을 보여주려는 문장이다.

동지라는 표현을 쓴 것은 그가 공산당 당원직을 여전히 보유할 수 있도록 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앞서 외교 부장과 전인대 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이날자로 마지막으로 유지하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 직책도 면하게 됐지만, 공산당 당원 직책은 유지시켜준 것이다. 다른 법적 책임을 지지 않음을 의미한다. 당원 신분으로 백의종군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가 다시 공식 석상에 복귀할 수 있을까. 당적을 유지했다는 것만으로도 그는 중국 공산당의 용서를 받은 것이다. 그로 볼 때 그를 둘러싸고 퍼졌던 외국 정보기관 연루설 및 기밀 정보 누설 혐의 등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이던지 그가 중앙위원회 위원직을 떠나게 된 것으로 봐서는 그의 염문설에 무게가 실린다.

친강의 '갑작스러운 잠적'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는 젊고 패기넘치는 미래가 보장된 외교 장관이 미모의 젊은 스타 앵커와의 불륜설의 장본인이 됐다는 점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2022년 말 56세의 나이로 왕의 정치국원에 이어 외교부장에 임명되면서 그는 전도양양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화려한 출세가도를 질주할 듯 보였다. 그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총애 속에서 외교부장 3개월 만에 국무위원에 임명됐다.

그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 책임자이자 대변인으로 전랑외교의 대명사로서 강경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며 이름을 알렸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외교부 의전국 국장(예빈사 사장)으로 시진핑 국가주석을 지근거리에서 모시며 신임을 받았다.

가시지 않는 사망설 속에 평범한 민초로 돌았갔다는 이야기도

중국 공산당의 수장인 총서기를 겸하고 있는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 주석이 18일 중국 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고, 주석단에 있는 다른 6명의 정치국 상임위원들이 이를 경청하고 있다. 신화통신 연합뉴스
그의 염문 상대는 역시 유명인이었던 홍콩 펑황TV의 스타 앵커 푸샤오톈이었다. 지난해 친강과의 관계가 퍼지면서 잠적한 상태이다. "내연녀가 미국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들을 출산했다"라는 보도까지 나왔다. 당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친강의 실각이 당시 마흔이었던 홍콩 펑황TV의 앵커 푸샤오톈과 불륜을 저질렀고 혼외자도 출산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전했다. 친강이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뒤 푸샤오텐의 행방도 묘연해 졌다.

중앙위원회의 이날 결정에도 불구, 친강의 행방은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가 이미 자살했다는 일부 추측 보도도 있다. 그가 올 해 초 조사를 받다가 자살을 시도해 베이징의 한 군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보도지만, 진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발표에 앞서 그에 대한 공식 발표는 단 한번에 불과하다. 그것도 단 두 문장. 지난해 7월 25일 밤 7시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중국 당국이 전격적으로 발표한 "친강이 겸임한 외교부장 직무를 면한다. 왕이를 외교부 부장에 임명한다"라는 두 문장짜리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의 결정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석령으로 여기에 효력을 부여했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아직 예순도 되지 않은 전직 외교부장은 어디 있을까. 민초들 속에서 새로 선택한 사랑과 함께 보내고 있을까. 아니면, 일부 소문처럼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걸까. 중국의 정국은 늘 의문들을 남겨놓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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