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안보 책사, 동맹 책임 분담 강조…"정당한 몫 지불해야"

공화당 전대장 인근서 외신기자 상대로 회견…"클럽 가입하고 회비 안내는 것은 잘못"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주재 미국대사가 18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인근에서 외신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7.18.

(밀워키<위스콘신주>=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통령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책사로 알려진 리처드 그레넬 전 독일주재 미국 대사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측이 미국과 동맹국간 방위비 분담 문제와 관련해 "확고하다"고 밝혔다.

그레넬 전 대사는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는 위스콘신주(州) 밀워키 '파이서브 포럼' 인근에서 가진 외신기자회견에서 "전 세계적으로 클럽(회원제 모임)에 가입하고 회비를 내지 않은 채 여전히 시설을 이용하고 카페테리아에 가는 클럽을 알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나토의 어떤 회원국은 2014년에 '우리는 10년 내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의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서약하고도 여전히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면서 "바로 그 나라들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는 유럽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그들은 공동 책임과 공유된 (핵)우산의 혜택을 원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선 "유럽이 정당한 몫을 지불하는 것이 더 좋다. 우리가 그것에 대해 매우 확고하다는 것에 아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회원국이 공격받으면 회원국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나토 헌장 5조가 조건적으로 발동돼야 한다는 의미냐'는 질문에 "정당한 몫을 지불하지 않는 국가는 나토를 훼손하고 있는 나라"라며 "미국 중서부 주민들은 돈을 내지 않고 혜택을 원하는 나라에 매우 분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35조 달러(약 4경8000조원)의 국가 부채를 갖고 있다. (미국의 안보 지원을 받는) 독일은 매년 흑자를 내고 있다"면서 "그래서 저는 나토의 공동 책임에 관해 얘기하는 것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토는 개혁이 필요한 위대한 조직"이라고 전제한 뒤 "나토는 현 회원국이 공정한 몫을 내지 않으면 회원국을 추가하거나 나토의 우산에 추가해선 안 된다"며 "다른 나라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데도 미국 국민들이 계속 비용을 지불하도록 만드는 것에 대해 (나토 일부 회원국들은) 부끄럽게 생각하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제 요점은 정당한 몫을 지불하는 데 서명하고 미국 국민으로부터 보호를 원한다면 청구서를 지불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독일 주재 대사로 재직했고, 트럼프 행정부 후반기에 국가정보국(DNI) 국장 직무대행도 지낸 바 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심 인사로 평가받고 있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시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등 외교·안보 분야 요직에 기용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그레넬 전 대사는 주독 대사 시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유럽에 더 많은 방위비 분담을 촉구해 독일을 포함한 각국 외교관들과 불편한 관계를 맺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는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기는 물론 선거 과정에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여러 차례 거론해 왔는데, 이번 대선에 승리할 경우 나토와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를 향해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레넬 전 대사는 '2기 트럼프 행정부 출범시 인도·태평양 정책과 한국의 핵개발 가능성'에 대한 물음에 "질문의 전제를 부인할 것"이라며 "저는 2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설지 모르겠다. (물론) 저는 확실히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는 다만 2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세계는 더 안전하고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외교·안보 정책에) 어떤 미스터리도 있어선 안 된다. 트럼프가 책임자인 만큼 (외교·안보 정책은) 1기 행정부와 똑같을 것이다. 트럼프는 경제 성장과 분쟁 중단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레넬 전 대사는 또 최근 헤리티지재단이 발간한 '프로젝트 2025' 보고서에 대해 "'프로젝트 2025'는 제 인생에서 본 것 중 가장 어리석은 것"이라며 "외부단체와 비정부기구(NGO)는 항상 위시리스트를 갖고 있다"고 거리를 뒀다.

gayunlov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