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도 인정한 ‘건설 AI’ 기술… 건설 지식에 IT 융합기술 적용

조선희 기자 2024. 7. 1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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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기업을 향해]㈜에스엘즈

2020년 2월 설립한 에스엘즈는 AI(인공지능)와 AR(증강현실)을 융합해 스마트 건설 기술을 구현하는 콘테크 분야 전문 기업이다. 콘테크는 건설과 기술의 합성어로 4차 산업혁명의 첨단 기술을 오프라인 건설 현장에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는 각종 혁신 기술을 뜻한다. 현재 에스엘즈에는 20여 명이 넘는 연구진 및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 미국 LA에 지사를 설립하면서 사업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건축과 조경에 디지털 기술력 더해

㈜에스엘즈에스엘즈의 주력 제품들. 에스엘즈 제공
에스엘즈의 공동 창업자인 이유미 대표와 정재헌 대표는 각각 조경과 건축 분야의 전문가로 오랜 기간 디지털 기술을 건설산업에 접목하는 연구를 해왔다. 정 대표는 20여 년간 건축에 XR(확장현실)을 접목해왔고 이 대표는 조경 설계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이들은 캐나다 퀘벡 국제정원페스티벌 공모전에 디지털 트윈으로 설계하고 XR로 시공하는 정원 작품을 출품해 당선됐고 이를 계기로 사업화 가능성을 확인해 창업에 나섰다.

에스엘즈의 강점은 건설 지식과 IT를 모두 갖춘 전문 인력에 있다. AI 개발자, 건축가 출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설계부터 시공까지 아우르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넘어 건설 분야 컨설팅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이들의 기술력은 특히 반도체 플랜트 건설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에스엘즈는 SK하이닉스, 현대모터스, SK에코플랜트, 삼성전자, 엔비디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프로젝트 진행으로 탄탄한 실적을 쌓고 있다. 아울러 이를 바탕으로 금융권으로부터 다수의 투자 실적을 확보했다.

에스엘즈의 핵심 제품 중 하나는 ‘ROUTi-AI(스마트라우팅 AI)’이다. 해당 제품은 플랜트 MEP(기계, 전기, 배관) 설비의 설계 공정을 자동화하는 솔루션으로 라이선스마다 연간 구독 방식으로 고객사에 제공된다. 라이선스 수량과 구독 기간은 플랜트의 규모와 사용 시점에 따라 책정된다. 현재 ROUTi-AI 기술력으로 국내 S사 반도체 공장의 디지털 트윈을 구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공장의 복잡한 배관 설계를 위해 AI를 활용하는 것이다. 또 다른 기술력으로는 콘빌드원이 있다. XR 기술로 정보의 시각화를 빠르게 제공하는 솔루션으로 공간 정보 기반의 데이터를 디지털 트윈으로 변환하는 제작 프로세스를 전면 자동화해 복잡한 공간 속에서 AR 내비게이션을 구현하고 설계안을 조정해 현장에 최적화하는 서비스다. 이외에도 각광받는 핵심 기술력은 반도체 플랜트의 후크업 시공 과정에서 공종 혁신을 지원하는 ‘ROUTi-AR(스마트라우팅 AR)’ 소프트웨어다. 클린룸 내의 설비와 MEP 경로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레빗의 애드인 프로그램으로 제공되고 있다. 에스엘즈는 AR과 AI를 통한 BIM 설계 자동화가 가능해짐에 따라 반도체 플랜트 건설 기간을 수개월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기술들은 유수의 시상식에서 다수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ROUTi-AR는 시흥시 기업 최초로 2024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서 혁신상을 수상했으며 ROUTi-AI는 2023년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의 업적을 기리는 에디슨 어워즈 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수상한 바 있는 권위 있는 상이다.

이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2024 초격차 스타트업 육성사업(DIPS 1000+)’에 선정됐으며 엔비디아의 AI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인셉션’ 회원사로도 선정됐다. 엔비디아 인셉션 회원사는 AI 스타트업을 위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AI 생태계에 소개돼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받게 된다.

친환경과 데이터 화두 던져

㈜에스엘즈 스마트라우팅AR 데모 이미지. AI 알고리즘을 통해 생성된 파이프의 엘보 부분을 선택하여 이동시키고 있다.
에스엘즈는 향후 더욱 안전하고 정확한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과 AI 기술을 꾸준히 개발해나갈 방침이다. 궁극적으로는 환경을 보존하고 자원과 재료를 절감해 생태계에도 기여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기후테크 사업 방향도 세워놓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도시 AI 기술력까지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인력도 지속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또한 해외 지사 설립과 함께 미국 텍사스와 애리조나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는 등 다양한 해외 활동을 할 예정이다.

향후 사업 방침에 대해 이유미 대표는 “에스엘즈를 창업하면서 산업을 리드하는 기업을 만들고 싶었다. 우리 회사만이 할 수 있는 중축이 되는 핵심 기술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인재 양성을 넘어 이를 기반으로 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의지도 다졌다. 이 대표는 “이제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가진 기술력이 투자받는 시대”라며 더 큰 성장을 노리겠다는 의사도 피력했다.

정재헌 대표는 “디지털 트윈의 첫 번째 키워드는 안전이다. 미리 예측하고 확인한 후 예상되는 문제들을 해결한 뒤 시공 또는 제조를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 중 하나”라고 짚었다.

에스엘즈가 국내 핵심 산업 중 하나인 반도체와 협업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정 대표는 “반도체가 사라지면 모든 산업 자체가 마비되는 수준이다. 지속적으로 생산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고성능 반도체를 지속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며 사업에 대한 사명감을 밝혔다. 이어 “반도체 자원을 지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핵심 기술력이 우리가 가진 디지털 트윈 기술력”이라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정 대표와 이 대표는 꾸준한 실적과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욱 안전하고 정확한 솔루션 개발 및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제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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