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폭우로 이재민 28만 명 발생… 피해 복구될 때까지 긴급 구호”
“메말라 척박한 땅, 홍수로 범람하는 강. 심각한 기후위기 속 아프리카는 극한의 악순환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홍수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극한의 굶주림, 전염병과 싸우고 있는 케냐의 주민들에게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밀알복지재단(이사장 홍정길)이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생존의 위협에 처한 케냐 홍수 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긴급 구호에 나섰다.
케냐는 지난 3월부터 지속된 폭우로 인해 300명에 가까운 사망자와 28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많은 양의 비로 다리가 무너지고 도로가 침수되는 등 도시 기능은 마비됐고 농지와 가축이 유실돼 추후 20만 명이 식량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1만5000명 이상의 아동이 학교 수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밀알복지재단이 2013년부터 저소득 장애인을 대상으로 재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는 케냐 키수무주 냔도 지역의 피해도 극심한 상황이다. 주민은 소소한 살림살이는 물론 자립을 꿈꾸며 소중하게 키워온 농작물과 가축도 모두 잃었다. 집 안으로 들어찬 물로 인해 벽이 내려앉거나 무너진 경우도 많았다. 아이들은 연초 후원자들로부터 받은 공책과 가방 등 학용품이 침수된 것에 크게 슬퍼했다.
장애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밀알복지재단은 지난 5월 냔도 지역을 덮친 홍수 직후 지역 530가구를 대상으로 피해 상황을 조사했는데 재난 앞에 더욱 취약한 장애인의 모습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밀알복지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뇌성마비나 언어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 등이 있는 주민은 추위나 감염으로 인한 통증이 생기더라도 스스로 의사를 표현하기 어려워 제때 치료받지 못해 건강이 악화된 경우가 많았다. 또한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지체장애 아동의 경우 부모의 품에 안겨 피신하다가 부딪히거나 떨어져 머리를 다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장애인 가정은 비장애인 가정보다 늦게 피난소에 도착하거나 피난소까지 갈 교통비조차 없어 구호물자를 지급받지 못하는 상황도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밀알복지재단은 홍수 피해를 입은 주민 중에서도 취약한 저소득 장애인 가정의 이재민을 중심으로 긴급 구호를 실시 중이다. 지난 5월 냔도 지역에서 지역사회 보건 요원 및 학교·병원과 협력해 실태 조사를 진행한 밀알복지재단은 정부 지원에서 소외된 취약계층 600가구를 선정한 후 식량과 모기장을 지급했다. 당장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식용유, 쌀, 콩, 설탕, 밀가루 등의 식량을 가구당 22㎏씩 배분했고 성인 2명이 사용해도 넉넉한 대형 모기장을 1개씩 전달했다. 또한 치료가 필요한 가정에는 치료비를 지원해 병원에 갈 수 있도록 했으며 의약품도 지원했다.
밀알복지재단은 피해 복구가 이뤄질 때까지 긴급 구호를 이어갈 예정이다. 케냐는 현재 지역을 뒤덮은 물로 인해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이 곳곳에서 발병하고 있는 상황이다. 발열, 기침 증상을 보이는 감기와 독감 환자도 빠르게 늘어가고 있으며 특히 모기 개체수가 증가해 말라리아 감염 위험도 매우 높다. 배은선 밀알복지재단 케냐지부장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추가 긴급 구호가 시급하다”며 “생존 위협에 놓인 케냐 이재민을 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김대현 밀알복지재단 해외사업부장은 “홍수 등과 같은 재난은 신속한 피난이 어려운 아동, 장애인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하다”며 “밀알복지재단은 피해 이재민 중에서도 더욱 상황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살피며 이들의 조속한 일상 복귀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밀알복지재단은 지속해서 이재민의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긴급 구호를 이어갈 예정이다. 케냐 홍수 피해 주민을 지원하고 싶은 사람은 밀알복지재단 공식 홈페이지 또는 네이버 해피빈 모금함을 통해 후원할 수 있다.
박윤정 기자 ong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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