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특사로 산업장관 2차례 보내… 尹 친서로 체코 설득

신나리 기자 2024. 7. 1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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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정부가 24조 원 이상 규모의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하면서 정부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산업부, 한수원 등 관계부처 및 기관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경사를 냈다"며 화색을 띠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 주민들이 프랑스보다 한국 기업을 원한다고 발표했는데 여러모로 체코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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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조원 체코 원전 수주]
반도체-車산업 패키지 협력 제안
체코 “방대한 자료 20만시간 검토”
한수원은 ‘K봉사-공연’ 문화외교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으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에서 비밀 특사로 매달려 ‘팀 코리아’가 해냈다.”(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체코 정부가 24조 원 이상 규모의 신규 원전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을 선정하면서 정부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산업부, 한수원 등 관계부처 및 기관의 전방위적인 노력이 경사를 냈다”며 화색을 띠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탈원전 백지화 원전 최강국 건설’이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직접 안 장관을 비밀 특사로 한 달간 두 차례나 보내 체코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접촉하며 친서로 설득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윤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나 “바라카 원전 사업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설득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프랑스가 체코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마크롱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서 드라이브를 거는 바람에 여러 차례 위기를 느꼈지만 체코 측에 ‘프랑스는 해줄 수 없는 것을 한국은 해 줄 수 있다’고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입찰 참여 포기로 수주전이 한국과 프랑스의 맞대결이 된 4월부터 정부는 대통령실 차원의 ‘워룸’(전시 상황실) 체제를 가동하면서 총력전에 나섰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안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입찰이 2파전으로 굳어진 이후 체코를 3번 방문했다”며 “4월부터는 거의 매일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윤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수시로 대면 보고도 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체코에 보낸 원전 관련 자료는 수만 페이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놓고 체코 측에서도 200여 명의 원전 전문가가 달라붙어 20만 시간을 검토했다고 한다. 또 다른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온 타임 위딘 버짓(on time within budget), 즉 약속된 기간 내에 완공을 시켜 공기를 맞춰주고, 예산도 적게 들어가는 전략이 먹혔다”며 “우리나라가 제조업에 강한 만큼 반도체 산업이나 자동차 산업처럼 체코의 산업협력 가능성을 패키지로 약속한 것도 득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수원을 중심으로 한 봉사단 파견과 케이팝 댄스 공연 등 ‘문화 외교’도 큰 몫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지 주민들이 프랑스보다 한국 기업을 원한다고 발표했는데 여러모로 체코 정부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세종=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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