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한동훈 ‘나경원이 청탁’ 발언 사과

양지혜 기자 2024. 7. 19.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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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당대표 후보가 18일 자신의 ‘공소(公訴) 취소 부탁 거절’ 발언과 관련해 “신중하지 못했던 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제4차 당대표 방송 토론회에서 나경원 후보가 자기에게 패스트트랙 사건의 공소를 취소해달라는 부탁을 한 사실이 있다고 공개해 파문이 일자 하루 만에 사과한 것이다. 한 후보가 당대표 선거전이 시작된 뒤 상대 후보에게 사과한 것은 처음이다. 19일로 예정된 당원 모바일 투표를 하루 앞두고 “야당 시절 정권에 맞서 싸운 동지를 폄하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 거세게 인 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는 말이 나온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어제 ‘공소 취소 부탁 거절 발언’은 (나 후보의) ‘왜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전 대표를 구속 못 했느냐’는 반복된 질문에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예시로 나온, 사전에 준비되지 않은 말”이라며 사과했다. 한 후보는 전날 방송 토론회에서 나 후보와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죠? 저는 거기에 대해서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법무 장관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면서 한 말이었다.

나경원(왼쪽부터), 윤상현, 한동훈, 원희룡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15일 오후 충남 천안시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4월 선거법·공수처법 처리 국면에서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 물리적 충돌로 나 후보를 포함한 여야 의원이 무더기로 기소된 사건이다.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에선 원내대표였던 나 후보 등 의원 23명을 포함해 총 27명이 기소됐고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후보가 ‘공소 취소 부탁’ 발언을 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왔다. 김기현 의원은 “억울한 피해자가 된 동지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는 못할망정 2차 가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했고, 권성동 의원은 “‘청탁 프레임’은 매우 부적절하며 사실과도 맞지 않는다”고 했다.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기소된 윤한홍 의원은 국민의힘 단체 대화방에 “이러면 앞으로 누가 당을 위해 앞장서겠냐”고 올렸다. 사건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였던 이양수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한 후보가) 전략상 실점했다. 재판받는 의원들이 많은데 그 감정선을 건드렸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 김태흠 충남지사, 이철우 경북지사 등 광역단체장들도 한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한 후보 발언을 두고 계파를 가리지 않고 ‘보수 전체를 적으로 돌릴 만한 큰 실수’라는 우려가 답지해 신속히 사과했다”고 했다. 한 후보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서도 “저도 말하고 아차 했다”면서 “조건 없이 사과한다”고 했다. 한 후보는 “공수처법 등 악법을 당원들이 처벌을 감수하고 몸으로 막았던 충돌 사건에 관련된 분들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당이 끝까지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당대표가 되면 법률적 지원을 더 강화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다른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린 한 후보가 평정심을 잃었던 것 같다거나, 모든 사안에 대해 반박하려는 스타일이 리스크가 됐다는 말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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