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진회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김동수 기자(=진주) 2024. 7. 1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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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지방국립대학의 모델을 창출해 나갈 것입니다"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통합된 이후 치러진 첫 선거에서 구성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총장이 되었습니다. 경남을 대표하는 국가거점국립대학의 총장을 맡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영광스럽고 감사한 일이지만 동시에 무거운 역사적 사명감을 느낍니다.

앞으로 4년 임기 동안 구성원의 지지와 기대에 부응해 경상국립대에 ‘따듯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조치를 착실하게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거점국립대 총장으로서 지역혁신과 발전을 위한 일에도 적극 참여해 나갈 것입니다.

중앙정부를 비롯해 지방정부, 지역사회의 관련 기관·단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 그리고 협력을 바랍니다.

▲권진회 경상국립대학교 총장. ⓒ프레시안(김동수)

다음은 권진회 총장의 일문일답 입니다.

프레시안:취임 첫날 따듯한 변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의미인지?

권진회:취임 첫날인 6월 24일 아침 대학 구성원들에게 5가지 약속을 담은 취임 인사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 내용은 첫째, 교수의 교육·연구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 둘째, 학생 행복대학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 셋째, 웃으며 일하는 따듯한 조직문화를 만들겠다. 넷째, 올해 안에 통합에 따른 캠퍼스 재배치 종합계획(마스트플랜)을 수립해 학과나 단과대학이 그 조직의 미래를 예측하고 발전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겠다. 다섯째, 특성화와 국립대학의 책무 모두를 간과하지 않겠다. 입니다.

또한 우리가 경상남도 고등교육의 맏형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교육과 연구, 행정 시스템을 개혁하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 소통하고 토론하는 절차를 통해 결론을 만들고 그 결론을 반드시 실천하는 것이 따듯한 변화입니다. 저는 마지막 순간까지 논의하겠지만 때가 되었을 때 결론을 내리고 실천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단과 실천 없이는 변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프레시안:현재 경상국립대의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지?

권진회:첫째, 글로컬대학 사업의 추진입니다. 글로컬대학 사업에는 선정되었으나 현실적 추진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경남우주항공·방산과학기술원(GADIST) 설립 국내외 최고 수준 대학과의 공동학위제 등 대표사업 즉 시그니처(signature) 사업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원대한 계획이 많은 만큼 실현을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습니다.

둘째, 대학통합의 완성입니다. 대학통합 3년 반이 경과했지만 아직 통합 학과 이전과 캠퍼스 특성화 등 캠퍼스 재배치는 미진합니다. 대학을 캠퍼스별로 특성화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학부생의 교육은 가좌캠퍼스에 모으고 칠암캠퍼스는 창업과 평생교육, 의료보건으로 특화하며 통영캠퍼스는 순수 해양수산 분야로 특성화해 갈 것입니다.

셋째, 각종 대학평가 지표의 개선입니다. 중앙일보, THE 등 국내외 대학평가 결과는 국민에게 대학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경상국립대가 지방 중소도시에 있다 보니 취업률 등에서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대학평가에 맞추어 각종 지표를 관리해서 국가거점국립대학의 명성에 맞는 경상국립대의 경쟁력과 역량에 걸맞은 평가를 얻어야 합니다.

프레시안:경상국립대는 지난해 경남에서 유일하게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됐다. 선정 뒤 대학에서 바뀌는 점과 향후 로드맵은?

권진회:가장 큰 효과는 대학에 활력이 생긴 것입니다. 대학의 인지도가 상승한 덕분에 학생 충원율도 올라갔습니다. 글로컬대학 사업에서는 혁신적인 모델이 제안되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대학의 혁신과 변화가 가능해집니다.

첫째, 외부 저명인사를 교수로 초빙해 우주항공대학 학장으로 임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둘째, 대기업 최고위 임원급을 특임교수로 초빙해 경남우주항공·방산과학기술원(GADIST) 원장으로 임명할 예정입니다. 셋째, 임용 10년 미만의 젊은 교수들을 위한 글로컬융합연구비를 지원해 결과적으로 대형 연구과제의 수주로 연결되도록 할 것입니다. 넷째, 경상남도 고등교육의 맏형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순수 기초학문 분야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고 도내 대학에 무료로 서비스할 것입니다.

글로컬대학 사업에 선정되었을 때 계획한 일은 상당 부분 완료했거나 진행 중입니다. 첫째, 우주항공대학(CSA) 설립은 완료했습니다. 둘째, GADIST 설립은 2학기 내에 완료됩니다. 셋째, 전문대학과의 연계 사업은 협의체 구성을 완료했습니다. 넷째, 창업생태계 조성사업은 앞으로 칠암캠퍼스를 창업기업(스타트업)의 성지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다섯째, 국가거점국립대학의 역할 강화는 기초학문 분야 교육을 위한 공유대학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이뤄나갈 것입니다.

프레시안:국립창원대가 사천에 우주항공캠퍼스를 만들겠다고 한다. 경상국립대의 계획은 무엇인지?

권진회: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도내 국립대학이 서로 제로섬 형태의 경쟁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각자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에서 보완·연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가기를 희망합니다.

경상국립대는 20여 년 전에 경상국립대-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협력하여 항공우주특성화대학원을 개설했습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하는 야간 석사과정입니다. 저는 이 항공우주특성화대학원을 내년 3월까지 사천 GNU 사이언스파크로 이전할 계획입니다. 또한 이 특성화대학원을 전문대학원으로 승격하여 박사과정까지 운영할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경상국립대는 항공우주공학과를 설립한 지 30년이 가깝고, 이미 우주항공대학이 설립되어 있습니다. 모집인원도 2025년에는 174명이고 2027년까지 250명으로 증원할 계획입니다. 현재 경상국립대의 우주항공 분야는 명실상부하게 국내 Top 3에 진입했습니다.

프레시안:국립창원대, 진주교대 등 경남지역 국립대학의 통합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권진회:기본적으로 찬성합니다. 1도 1국립대학 체제로 간다는 논의에 대해서도 적극 동의합니다.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한 대책으로 경상국립대-국립창원대 두 대학은 단순 팽창 정책보다는 상호보완적인 대학연합 또는 대학통합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너무 급하게 서두르면 여러 어려움이 있을 수가 있어서 2단계로 나누어서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첫 단계는 두 대학 간의 인적·물적 장벽을 제거하여 연합대학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에서 대학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좋겠습니다.

국립창원대 학생이 경상국립대나 국립창원대 어디에서 수업을 들어도 학점을 인정해 주고 국립창원대 학생증을 가지고 있으면 경상국립대 도서관을 자기 대학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합니다.

또한 양 대학에서 기금을 마련해서 통합을 위한 정책연구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1도 1국립대학 체제로 가는 정책이 확고해지면 진주교육대학교와의 통합 논의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고 봅니다.

프레시안:경상국립대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준비하는 것은?

권진회:저는 성공한 지방국립대학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해 나갈 계획입니다. 경상국립대만큼 큰 대학이 진주처럼 작은 중소도시에 있는 경우는 국내에서 유일합니다. 국내에서는 벤치마킹할 대학이 없는 셈입니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인구 20만 명 미만의 소도시에 학생 4만-5만 명의 거대한 대학이 존재합니다. 핵심은 대학의 경쟁력과 혁신성입니다. 그에 따라 전 세계의 유학생이 유입됩니다.

저는 임기 동안, 첫째 특성화, 둘째 탄탄한 기초학문, 셋째 새로운 대학문화라는 전략으로 성공한 지방국립대학의 모델을 창출해 나갈 것입니다.

[김동수 기자(=진주)(kdsu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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