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우리금융 품에 안기나…보험사 M&A 활기 기대감도

이선영 2024. 7.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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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나선 우리금융…동양·ABL생명 인수 검토
올 하반기 보험사 M&A 시장 활기 찾을지 관심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올 하반기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모인다. /각 사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인 가운데 올 하반기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타 금융지주사들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면서 그동안 M&A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보험사들이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매각가, 재무건전성 리스크 등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지분을 최대 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 등으로부터 사들이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자보험은 동양생명·ABL생명 지분을 각각 42%, 100%씩 소유하고 있다. 업계에서 동양·ABL생명을 묶은 패키지 매각이 유력하다고 보는 이유다. 현재 동양생명에 실사룸이 꾸려진 상태로 구체적인 매각 가격이나 조건은 협상 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3월말 기준 동양생명 자산(32조4402억원)과 ABL생명 자산(17조4707억원) 합계는 총 49조9109억원 규모다. 이는 삼성·교보·한화·신한라이프·NH농협생명에 이어 6번째다.

우리금융 입장에선 지난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을 매각한 이후 10년 만에 보험업에 다시 진출하게 된다. 4대 금융지주 중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우리금융이 자산 규모 6위의 생명보험사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라며 "현재까지 매각 조건 등 구체적인 결정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실적만 놓고 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두며 생명보험사 중 우량한 매물로 꼽히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동양생명의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4.8% 증가한 2957억원을 기록했다. 저축성 보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보험을 강화한 덕분이다. ABL생명 역시 지난해 80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마땅한 인수후보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MG손보는 19일 매각 본입찰을 시작한다. /롯데손해보험·더팩트 DB

타 금융지주사들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서면서 그동안 M&A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보험사들이 새 주인을 맞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다만,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마땅한 인수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손보의 대주주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상시매각 체제로 전환했다. JKL파트너스가 신한·하나 등 금융지주와 협상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당초 예비입찰에는 우리금융과 블랙록,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트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가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본입찰에 1~2곳만 참여하면서 M&A는 원점이 됐다.

우리금융은 예비입찰에 참여하며 인수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롯데손보 지분 인수는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28일 공시를 통해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보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손보는 자산규모 기준 손보업계 7위로 현재 매물로 나온 손보사 가운데 가장 우량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한 또는 하나금융이 인수한다면 단숨에 손보업계 내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롯데손보 매출액은 2조5761억원으로 순이익은 3016억원이다.

MG손해보험은 이날 매각 본입찰을 시작한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실사를 마친 사모펀드 운용사 JC플라워와 데일리파트너스 모두 투자확약서(LOC)를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운용사 외의 다른 투자자는 본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앞서 두 번의 예비입찰에 복수의 원매자가 등장하지 않아 무산되면서 예금보험공사는 이번에는 꼭 매각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상황이다. 다만, MG손보의 재무건전성을 감안하면 수천억원의 자금 수혈이 더 필요한 상태다. MG손보의 1분기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는 경과조치 후 기준 52% 수준으로 당국권고치인 15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보험사 일각에선 지난해에 이어 매각가, 재무건전성 리스크 등이 M&A 성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반기 M&A 성사를 위해 매각가 조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2조원대에 달하는 롯데손보 인수가에 부담을 느끼며 시장에선 '비싸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패키지의 예상 매각가는 2조원 후반에서 3조원으로 거론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M&A가 활성화되려면 서로 물건의 가치를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도입되지 얼마 되지 않은 IFRS17로 판단을 해야 하다 보니 구매를 하는 사람들이 면밀하게 살펴봐야 하는점이 있어서 빠르게 이뤄지진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하반기 보험사 인수합병 시장 흐름은 상반기와 비슷할 것 같다"며 "특별히 활기를 띈다고 보긴 어렵고, 쌓여 있는 매물을 두고 관심이 있는 쪽에서 들여다보는 판국이라, 결국 가장 큰 결정요인인 가격이 맞아야 성사되고 그렇지 않으면 기존 매물이 남아있는 흐름 정도로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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