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미래] 학교 미래像으로 본 교육이 나아갈 길

2024. 7. 1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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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학습원리 연구 적극 반영
장기기억량 늘리기 투자 확대
AI 활용 다양한 교수법 도입
일부 AI 의존·중독 대응 필요

이 글은 이찬승(교육을 바꾸는 사람들 대표)이 소개한 호주 사례를 바탕으로 오늘 이후 우리 교육이 나아갈 방향을 미래 시점에서 작성한 가상 시나리오이다.

2040년대 대한민국 초중고생의 학력 격차는 존재하지만 2000년대 초반과 달리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크게 줄었고, 기초학력 부진 학생들의 비율은 더 큰 폭으로 줄었다. 2000년대 초반의 20여년은 학생들의 학력 격차가 급격히 벌어진 시기였다. 우리나라 중3 국어, 영어, 수학 기초학력 미달 평균 비율은 2012년 2.2%에서 2023년 11.1%로 5배나 뛰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고급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진보주의 교육 방식도 한 원인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뇌의 학습 원리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던 그 시기에는 권력을 가진 집단이 자신들의 교육이념에 근거하여 교육 방향을 크게 바꿈에 따라 교육계는 늘 요동을 쳤다. 2030년대부터는 뇌의 학습 과정과 결과 그리고 학습력 제고 방안 연구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하게 되었다. 고급역량을 발휘하려면 그 토대가 되는 기초 지식과 기술을 철저히 학습해야 한다는 뇌 과학 연구 결과에 교육계가 동의하게 되었다. 그 결과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일부 학생을 제외하고는 기초학력 미달에서 벗어나게 되었고, 기초학력 부진 학생 비율도 줄게 되었다.

2020년대 후반부터 호주 정부와 한국 정부가 그러한 변화를 주도했다. 호주 정부는 학생들 학업 성취도의 지속적인 하락사태를 막고자 호주의 학교 교육에 깊이 뿌리내린 진보주의 교육 방식을 성찰하고 이에 대한 보완책을 모색·적용하기 시작했다. 그중 하나가 호주의 독립연구센터가 제시한 생물학적 1차적 지식과 생물학적 2차적 지식, 영역 특화 기술 및 영역 일반 기술, 작업기억과 장기기억 그리고 인지부하이론 등의 네 가지 이론에 근거한 교수법 전환이었다.

개인이 습득하는 지식은 아동 성장 과정에서 기본적인 상호 작용 및 문제 해결력 등 특별한 교육 없이도 자연스럽게 발달하는 1차적 지식과 독해, 쓰기, 수학처럼 학교와 같은 곳에서 특별히 배워야만 발달하는 2차적 지식으로 나뉜다. 그래서 학교 교육 목표의 핵심을 지식 이해 및 습득으로 환원시켰다.

학생들이 터득하는 기술은 수술이나 프로그래밍과 같은 영역 특화 기술과 여러 분야에 널리 적용될 수 있는 영역 일반 기술로 나뉜다. 비판력, 문제 해결력, 창의력 등은 두 가지 속성을 가지고 있지만, 물리학에서의 비판적 사고력이 사회학에는 잘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이러한 능력은 특정 영역의 지식을 토대로 길러진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었다. 교육은 일반 역량 함양보다는 특정 영역 지식에 기반을 둔 전문성 함양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작업기억은 용량이 3~5개로 적은데 이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것이 장기기억이다. 사실적 지식을 포함한 많은 내용이 장기기억에 저장되어 있을 때 인지과부하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학교 교육은 장기기억량을 늘리기 위한 연습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었다.

이러한 이론들을 바탕으로 호주는 직접교수법을 적용했다. 이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각종 기계의 도움을 받는 교사주도 교수법으로서 교사의 명시적 설명이 오해를 줄이고 학습을 가속할 수 있으며, 정확히 가르치면 배경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이 배울 수 있다는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AI 교재를 비롯한 다양한 교수 학습용 AI가 발전하면서 뛰어난 인재는 그 역량을 더욱 키워갈 수 있게 되었다.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과 부모의 교육열이 낮은 학생들 대부분도 인간 교사의 일대일 지도를 통해 기초학력 부진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다만, 일부 학생들의 AI 의존과 중독으로 인한 문제는 21세기 초반 학생들의 게임중독 문제처럼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다. 생성 AI 등장 초반부터 정부, 학계 그리고 교육계가 이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더욱 진지하게 대응해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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