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연임... '강력한 리더'로 확고한 자리매김

신은별 2024. 7. 18.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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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연임을 확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에 군사적 색을 입히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유럽 국가들이 군사화, 긴장 고조, 대결적 외교 정책에 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게 우리가 살아야 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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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0표 중 401표 찬성... 안정적 득표로 재임
'여성 최초 집행위원장' 이어 '첫 여성 연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연임을 확정했다. 이로써 '유럽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로 거듭 자리를 굳히게 됐다. 5년 전 '여성 최초 집행위원장'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여성 최초 연임 집행위원장' 기록을 세우게 된 것이기도 하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스트라스부르=EPA 연합뉴스

인준 요건 가뿐히 넘기며... 리더십·영향력 재확인

독일 디차이트 등에 따르면 유럽의회가 이날 오후 1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재선 인준 투표 결과, 전체 720표 중 찬성이 401표 나왔다. 인준 요건인 과반(361명)을 안정적으로 넘기며 폰데이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재임을 확정한 것이다. 반대는 284표, 기권은 15표 나왔다. 나머지는 무효표 처리됐다.

EU 행정부에 해당하는 집행위원회는 27개 회원국을 대표하는 동시에 개별 회원국과 별개로 존재하는 독립 조직으로서 EU 전체 이익을 대변한다. 이에 법안 발의, 정책 이행, 예산 관리 및 집행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집행위원장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함께 'EU의 정상'으로 불리는 이유다.

지난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속한 중도우파 정치그룹인 유럽국민당(EPP)이 가장 많은 의석(188석)을 차지하며 그가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을 때부터 연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초대형 이슈를 거치며 정치력 및 지도력을 검증 받았다는 평가가 많다.

18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본회의가 열리는 회의장 전경. 스트라스부르=EPA 연합뉴스

2기 체제... "청정산업딜" "유럽국방동맹" 추진

그럼에도 인준 투표 직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EPP(188석), 그리고 EPP와 대연정을 이룬 중도좌파 사회민주진보동맹(SD·136석), 자유당그룹(Renew·77석)까지 총 401석이지만,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야 했기 때문이다. 무기명 투표 특성상 매번 10~15% 이탈표가 나온다는 게 EU 외교가의 분석이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막판까지 기존 지지를 묶어두고 새로운 지지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해야 했다. 이날 인준 투표 직전 유럽의회 연설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억제 노력을 지원하는 동시에 산업 경쟁력도 유지하겠다'는 내용의 '청정산업딜'(Clean Industrial Deal)을 약속한 데서도 고심이 묻어난다. 기후 정책 강화를 요구하는 진영과 친기업 정책을 요구하는 진영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폰데어라이엔 2기' 체제에서는 특히 '국방력 강화'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그는 인준 투표 전 "유럽 국방 동맹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고, 그 일환으로 국방 담당 집행위원직 신설, 국방 미래 백서 발간 등을 약속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여전히 유럽 집단 방위 근간으로 두되, 이미 장기적 위협이 된 러시아, 미국과의 안보 동맹상 불확실성 등에 대처하기 위해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EU에 군사적 색을 입히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유럽 국가들이 군사화, 긴장 고조, 대결적 외교 정책에 대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는 게 우리가 살아야 하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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