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VIP 격노설’ 당일 이종섭 전에 조태용·주진우와도 통화

최미송 기자 2024. 7. 1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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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조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설'이 있었던 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당시 대통령법률비서관)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당시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실 내선 번호(02-800-7070)로 걸려온 전화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02-800-7070' 번호의 지난해 7월 28일~9월 2일 통신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 9분 조 원장은 이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 약 31초간 통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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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DB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조사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설’이 있었던 날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당시 대통령법률비서관)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당시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대통령실 내선 번호(02-800-7070)로 걸려온 전화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02-800-7070’ 번호의 지난해 7월 28일~9월 2일 통신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31일 오전 11시 9분 조 원장은 이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아 약 31초간 통화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 43분엔 주 의원이 이 번호와 44초간 통화했고, 11시 54분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약 160초(2분 48초)간 통화가 이뤄졌다.

이날 오전 해병대 수사단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기로 하고 언론브리핑을 준비하고 있었다. 해병대 사령부는 오전 11시 17분 임 전 사단장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사령부 파견 명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해당 번호와 통화한 이후 이첩 보류를 지시했고, 브리핑은 취소됐다. 이 전 장관은 또 임 전 사단장의 업무 복귀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오전 11시경에는 윤 대통령이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느냐’며 격노한 것으로 추정되는 국가안보실 회의가 열린 바 있다.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국가안보실 회의 이후 대통령실이 직접 움직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KT에 따르면 이 번호의 가입자는 ‘대통령 경호처’지만, 이 번호로 전화를 건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주 의원 측은 18일 “순직 해병 사건과 관련해 그 누구와도 통화한 사실이 없고, 어떠한 관여도 한바 없음을 명백히 밝힌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선 19일로 채 상병 순직 1주기를 맞았고 공수처가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나선지 10개월이 흘렀지만, 수사가 답보 상태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통령실·국방부 관계자의 통화 내역 등을 확보하면서 한때 수사가 진전됐고, 추가 통화내역도 잇달아 확보했지만 이 전 장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등 핵심 관계자에 대한 조사가 미뤄지고 있어서다. 최근엔 임 전 사단장을 둘러싼 ‘구명 로비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공수처는 두 사건을 동시에 수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수처가 아직 결정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명 로비 의혹까지 수사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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