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이닝 4K 112구' 곽빈 vs '8이닝 9K 103구' 박세웅, 울산 수놓은 명품 투수전…마지막에 웃은건 두산이었다 [MD울산]
[마이데일리 = 울산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마침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토종에이스' 곽빈이 7이닝을 단 2실점으로 막아내는 저력을 선보였고, '해결사' 양석환이 결승포를 쏘아 올렸다.
두산은 18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1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3-2로 신승을 거두며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 선발 라인업
두산 : 정수빈(중견수)-허경민(3루수)-헨리 라모스(우익수)-김재환(지명타자)-양석환(1루수)-강승호(2루수)-전민재(3루수)-김기연(포수)-조수행(좌익수), 선발 투수 곽빈.
롯데 : 황성빈(중견수)-고승민(2루수)-전준우(지명타자)-빅터 레이예스(좌익수)-나승엽(1루수)-윤동희(우익수)-최항(3루수)-박승욱(유격수)-정보근(포수), 선발 투수 박세웅.
전날(17일) 양 팀의 맞대결은 마지막까지 승자를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했다. 양 팀 모두 마운드에서 투수들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뽐낸 까닭.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 승자는 가려졌다. 연장 10회말 빅터 레이예스가 2사 만루 찬스에서 두산의 바뀐 투수 김명신을 상대로 KBO리그 역대 24번째 끝내기 만루홈런을 폭발시키면서다. 작년 울산시리즈에서는 두산이 위닝시리즈를 가져갔지만, 올해 미소를 짓는 쪽은 롯데였다. 하지만 두산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울산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 스윕패를 면했다.
'토종에이스' 곽빈과 박세웅이 출격한 가운데 두산과 롯데는 지난 이틀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치열하게 주고받았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것은 두산이었다. 두산은 1회 선두타자 정수빈에 이어 허경민이 연속 안타를 뽑아내며 1, 2루 기회를 손에 쥐었다. 이후 헨리 라모스와 김재환이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하는 듯했는데, 양석환이 박세웅의 5구째 139km 슬라이더를 힘껏 잡아당겼고, 좌월 스리런포로 연결시키며 초반 분위기를 손에 쥐었다.
하지만 롯데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고승민이 두산 선발 곽빈을 상대로 유격수 방면에 내야 안타를 뽑아내 물꼬를 텄다. 이후 전준우가 곽빈의 5구째 148km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몰리자 힘차게 방망이를 휘두른 결과 이 또한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으로 연결됐고, 롯데는 실점 직후 고삐를 당기며 곧바로 두산을 턱 밑까지 추격하는데 성공했다.
서로 한 방씩을 주고받은 뒤 흐름은 빠르게 투수전으로 바뀌었다. 먼저 실점을 기록한 롯데 '안경에이스' 박세웅은 전민재-김기연-조수행으로 이어지는 하위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운 뒤 3회 3루수 최항의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무결점 이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4회 두 개의 삼진을 곁들이며 이닝을 매조지한 박세웅은 5회 김기연을 상대로 KBO리그 역대 35번째 1000탈삼진의 고지를 밟는 등 4이닝 연속 삼자범퇴 투구를 펼쳤다.
양 팀 선수들 중 가장 먼저 '피치컴'을 사용한 곽빈 또한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곽빈은 2회 윤동희를 유격수 땅볼로 묶은 뒤 최항과 박승욱을 상대로 연속 삼진을 뽑아냈다. 그리고 3회 정보근-황성빈-고승민으로 이어지는 타선을 완벽하게 요리, 4회에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승엽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롯데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어 5회 또한 볼넷 1개로 이닝을 매듭지으면서 승리 요건을 갖췄다.
경기 중반 이후에도 토종에이스들의 호투는 이어졌다. 박세웅은 6회 정수빈을 좌익수 뜬공, 허경민을 삼진, 라모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5이닝 연속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그리고 7회초 선두타자 김재환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면서 완벽했던 투구에 흠이 생겼으나, 병살타를 곁들이며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곽빈 또한 6회 고승민-전준우-레이예스로 이어지는 강한 타선을 요리하며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고, 7회에도 마운드에 모습을 드러내 삼자범퇴로 퀄리티스타트+(7이닝 3자책 이하)를 마크했다.
이 흐름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두산은 선발 곽빈이 7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간 뒤 8회 '믿을맨' 최지강의 부상으로 인해 필승조로 합류하게 된 이영하가 세 타자로 롯데 공격을 막아냈고, 9회에는 김택연이 등판해 실점 없이 뒷문을 걸어 잠그며 스윕패를 모면함과 동시에 3연패에서 탈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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