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번 온 호우 재난문자, 하루 24번 울렸다

박상현 기자 2024. 7. 18.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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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18일 경기 파주시 월롱면의 한 도로가 침수돼 소방대원이 고립된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뉴스1

건조한 북풍(北風)이 올여름 ‘극한 호우’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보통 장마철엔 일본 쪽 북태평양고기압에서 불어오는 고온 다습한 공기가 강우량을 늘리는 변수로 작용한다. 그런데 올해는 여기에 북풍까지 가세하면서 비구름대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거리상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는 수도권에 최근 극한 호우 피해가 집중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정체전선)의 영향으로 17일 밤부터 18일 새벽까지 9시간 동안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며 경기 파주·김포·연천, 인천 강화·옹진 등 다섯 지역에 호우 긴급 재난 문자가 총 24번 발송됐다. 호우 재난 문자는 ‘1시간 강수량이 50㎜ 이상이면서 3시간 강수량이 90㎜ 이상인 경우’ ‘1시간 강수량이 72㎜ 이상인 경우’에 발송된다. 극한 호우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니 위험 지역에 있다면 피하라는 취지다.

장마전선 움직임에 따라 파주 장단면은 17일에 1번(오후 9시 49분), 18일에 2번(오전 0시 57분·오전 3시 18분) 등 재난 문자가 총 3번 발송되기도 했다. 김포 월곶면에도 하루에만 2번 극한 강수가 닥쳐 17일 오후 9시 58분, 18일 오전 2시 33분에 각각 재난 문자가 발송됐다. 작년 수도권에선 재난 문자가 한 해를 통틀어 총 6번 발송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채 하루가 안 되는 시간에 이보다 4배 많은 경보음이 울린 것이다.

올 장마는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여파로 대기 중 공기가 머금은 수증기량이 증가하면서 대체적으로 강수량이 증가했다. ‘하늘의 물그릇’이 커진 셈이다. 그런데 중부지방을 강타한 장마전선이 형성될 땐, 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할 때마다 그 뒤편으로 건조 공기가 대거 유입되는 패턴이 이례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비구름대는 성질이 다른 두 공기가 더 많이, 더 강하게 충돌할 때 덩치가 커진다. 결과적으로 한반도로 유입되는 북풍과 남풍의 양 자체가 예년보다 많아진 것이다.

북풍 유입이 늘어난 것은 고위도에서 부는 ‘제트기류’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서에서 동으로 강하게 부는 바람인 제트기류는 일종의 ‘바람 띠’를 만들어 북쪽 공기가 저위도로 내려오는 것을 막아준다. 그런데 온난화 여파로 띠가 느슨해지면서 북풍이 내려오는 기압계가 자주 형성되고 있다. 지난겨울 북극한파를 비롯해 올 늦봄~초여름에 가을 날씨가 나타났던 것도 느슨해진 제트기류 탓에 이례적으로 북풍이 불어 든 영향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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