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권리' 위해 3년 넘게 싸워온 동성부부…"첫 인정, 행복"
대법원이 동성부부도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받을 수 있다는 첫 판단을 내놨습니다.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일부나마 처음 인정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결정인데, 3년 넘게 법정 싸움을 해 온 부부를 조해언 기자가 직접 만나봤습니다.
[기자]
동성부부인 소성욱, 김용민 씨입니다.
결혼 사진은 5년 전에 찍었지만 혼인신고는 아직 수리되지 않았습니다.
[소성욱 : 등기 조차도 이제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대신 받을 수 없었던 경험도 하고 그랬거든요.]
장례 치를 권한도 없어서 서로의 '애도할 권리'를 담은 유언장까지 써뒀습니다.
동성부부가 부딪히는 현실의 벽이 높은 겁니다.
건강보험은 이들을 더 힘들게 했습니다.
피부양자로 등록이 됐었는데 공단이 "실수였다"며 일방적으로 취소한 겁니다.
둘은 법원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1심과 2심에서 지고 이기기를 거듭하다 3년 넘게 흘렀습니다.
[소성욱 : 서로 돌보고 있고 헌신하고 이런 관계를 (증명하기 위해) 애써야 되는 그 과정 자체가 사실은 쉽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마침내 오늘(18일) 대법관 모두가 참여한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습니다.
[조희대/대법원장 : (동성 동반자도)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부양자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사실혼에선 건강보험의 피부양자로 인정하면서 동성 동반자는 안 된다는 건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이라며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그동안 쓰이던 '동성 결합' 대신 '동성 동반자'라고 불렀습니다.
[김용민 : 앞으로도 함께할 배우자, 동반자 그런 관계입니다. 오늘 그걸 법원에서 처음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요.]
대법원 판결로 다른 동성부부들도 피부양자격을 받을 길이 열렸습니다.
[영상디자인 신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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