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의 진격… 외화증권 보관액 ‘사상 최고’

이도형 2024. 7.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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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주식 130조… 2023년 말보다 23% 증가
결제금액은 352.6조 달해 32%나 ‘껑충’
美 증시 기술주 랠리에 투자 늘어난 영향
보유종목 1위 엔비디아… 테슬라·애플 順
코스피선 개인투자자 4.5조 규모 순매도
외국인들 22.8조 순매수 행보와 대조
상반기 국내 외화증권 보관금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이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해외로 눈을 돌린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이와 달리 한국 증시에선 개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18일 발표한 상반기 국내투자자의 외화증권 보관금액은 1273억3000만달러(약 175조7000억원)로 지난해 말보다 22.2% 증가한 사상 최대치다.

외화증권 중엔 주식이 3분의 2 정도 차지했다. 상반기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작년 말 대비 23.1% 증가한 946억4000만달러(130조6000억원)에 달했다. 외화채권은 326억9000만달러(45조1000억원)로 19.6%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이 전체 외화증권 보관금액의 73.6%를 차지했다. 더불어 유로, 일본, 홍콩, 중국까지 상위 5개 시장이 전체의 98.3%를 차지했다.
특히 외화주식은 전체의 90%를 넘은 미국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국내투자자의 상반기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858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26.2% 늘어났다. 전체 외화주식 대비 비중은 작년 말 88.5%에서 올해 상반기 90.7%로 상승했다. 이는 상반기 미국 증시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이면서 개인투자자 등이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나스닥은 18.13%, S&P500은 14.48% 각각 올랐다. 같은 기간 중국(-0.25%), 홍콩(3.94%), 유로존(8.24%)을 모두 따돌렸는데, 코스피 상승률은 5.37%에 그쳤다.

상반기 외화주식 보관금액 1위 종목은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130억9800만달러)가 차지했다. 2위 테슬라(118억7300만달러), 3위 애플(47억1000만달러), 4위 마이크로소프트(MS·38억7800만달러) 등 상위 10개 종목 모두 미국이 차지했다.

실제로 상반기 미 증시는 AI 산업 발전에 힘입어 엔비디아를 비롯한 빅테크 기업 7곳인 ‘매그니피센트 7’(M7)이 주도하는 장세였는데, ‘서학개미’도 집중 투자한 셈이다. 엔비디아, 테슬라, 애플, MS와 더불어 M7으로 불리는 아마존과 알파벳(구글 모회사)도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됐다.
상반기 외화증권 결제금액도 증가했다. 2552억8000만달러(352조6000억원)로 작년 말 대비 31.6% 늘었다. 특히 외화주식은 2058억4000만달러로 40.4% 증가했다. 외화채권(494억4000만달러)은 4.3% 늘었다. 외화주식 결제금액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봐도 ‘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상장지수펀드(ETF)’, 엔비디아, 테슬라 순으로, 역시 미국이 독차지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상반기 국내에선 매도 우위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코스피 시장에서 4조5150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22조7980억원을 순매수한 외국인투자자들과 대비된다. 이달로 한정하더라도 개인투자자들은 2조831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외국인투자자들은 2조552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의 박스권 장세에 단기투자를 통해 차익 실현을 한 뒤 이른바 ‘미장’(미국 시장)으로 자금을 옮겨가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20.59포인트(0.72%) 떨어진 2824.06에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에선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 반도체의 수출 제한을 검토한다는 소식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을 압박한 발언을 내놓은 여파로 반도체, AI 관련 종목이 폭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77% 떨어졌는데, 이날 우리 증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에 힘입어 한전기술(7.05%), 한전KPS(3.46%), 대우건설(1.67%) 등 원전 관련주는 상승 마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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