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욱의 뇌력이 매력] 뇌력(腦力) 키우기 1원칙 ‘운동’

박지욱 신경과전문의 메디컬티스트 2024. 7. 18. 20: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지욱 신경과전문의 메디컬티스트

지난 칼럼에서 뇌력을 키우는 다섯 가지 비결을 말했다. 운동, 머리 쓰기, 휴식과 수면 챙기기, 잘 먹기, 주변과 소통하기다. 이제 하나씩 각론으로 들어가보자. 제일 먼저 실천할 것은 운동이다. 운동은 가장 효과 좋은 뇌영양제다.

WHO(세계보건기구)는 건강을 위해 성인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의 중(中)강도 운동을 하거나 75분 이상의 고(高)강도 유산소 운동을 하라고 권고한다. 65세 이상이라면 주 3회 이상의 평형성 운동도 더 하란다. 청소년에게는 매일 1시간 이상 중·고강도 운동을 권고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 중 이렇게 운동하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된다. 하지만 전세계인의 실천율은 70%가 넘는다. 건강도 챙기고 뇌력도 키우기 위해 당장 운동을 시작하자.

‘일주일에 중강도 운동 150분이라니 너무 많은 것 아냐’고 할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다. 매일 30분, 주 5일이면 가능하다. ‘한 주에 고강도 운동 75분이라고?’ 주중 격일로 25분씩만 시간을 내면 된다. 시간은 낸다 치고 무슨 운동을 어떻게 하라는 거지? 그리고 운동 하는 것도 힘든데 이렇게 복잡한 계산까지 해야 해? 짜증부터 날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독자를 위한 운동 계획표를 만들었다.

매일 30분씩 ‘빠른 걸음’ 걷기부터 시작하자. 육상 트랙이나 축구장 있는 운동장을 30분 내에 7바퀴를 돌자(시속 5.6km). 주변에 운동장이 없어 거리를 재기 어렵고 일일이 시간 재는 것도 싫다면 조금 숨 찬 정도, 대화를 나누기 어려울 정도의 빠르기로, 한 겨울이라도 땀이 날 정도의 속도로 걷자. 무릎이 안 좋아 걷기 힘들면 (실내외) 자전거 타기, 물 속에서 걷기도 좋다. 자전거나 수영장이 없다고? 주변 공원이나 공터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운동 기구들이 얼마나 많은가! 주 5일로 매일 하면 중강도 운동 150분이 가능하다.

여기에 월-수-금 혹은 화-목-토 고강도 운동 25분을 추가하면 좋다. 달리기, 등산, 자전거 타기, 운동 시합, 춤추기,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다. 힘든 운동이므로 격일로 한다. 달리기를 한다면 운동장 트랙을 25분 동안 7바퀴를 돌면 된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란 근력 키우기 운동을 1분 하고, 20초 쉬고 다른 운동으로 바꿔 1분 하고 20초 쉬는 식으로 대략 8개 동작을 묶어 두 바퀴 돌리는 식이다. 딱 25분 정도 걸린다. 이 운동은 장점이 많다. 여러 운동이 섞여 있어 다양한 근육을 쓸 수 있다. 이를 테면 프랭크, 로우, 데드 리프트, 스쿼트, 윗몸 일으키기, 팔 굽혀 펴기, 론지, 아령 들기, 제자리 뛰기 등을 포함하면 좋겠다.

고강도 운동은 어떤 동작을 해도 되지만 조금 힘들어야 한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도 차고, 땀도 물처럼 흐르고, 어휴 힘들어라!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해야 한다. 그래야 근육이 생기고, 심폐 기능도 좋아진다. 물론 처음에는 살살 시작해 조금씩 강도를 높여야 한다. 꾸준히 해 나가면 견딜만 하다. 그 만큼 근육이 늘고 심폐기능이 좋아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쉽게 되는구나, 하면 강도를 더 올려야 한다.

나이가 들면 근력이나 심폐기능은 물론이고 평형 감각도 약해져 잘 넘어질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그냥 넘어져도 뼈가 쉽게 부러질 수 있다. 골절(骨折)을 당하면 깁스 6주에다 재활 기간까지 필요하다. 원상 회복되려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러니 안 넘어지기 위해 평형 감각을 키우는 운동도 하자. 옆으로 걷기, 발 앞/뒤꿈치로 걷기, 앉았다 일어서기 등이다. 이런 운동은 격일로 한다. 고강도 운동 안 하는 날에 하면 좋겠다. 이렇게 매일 중강도 30분, 월수금 고강도 25분, 화목토 평형성 운동을 실천해본다. 이렇게 하면 일주일에 무려 300분 운동을 하는 셈이다.

운동을 하면 심폐 기능만, 근육만 좋아질까? 면역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 힘든 운동을 하면 몸 속에서 활성산소가 생긴다. 많이 생기면 몸에 해롭지만 적당량 생기면 소독약이 된다. 몸 속에 있는 과산화수소수라 보면 된다. 인체의 면역 세포가 외부에서 침입자 미생물을 죽이거나 장차 암세포가 될 수 있는 돌연변이 세포를 없앨 때 활성산소를 쓴다. 이렇게 유익한 활성산소를 적당히 만들어 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기분도 좋아진다. 우울증이 있어도 운동을 해야 하고 불면증에도 운동이 도움이 된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뇌세포도 좋아진다. 운동을 통해 신경세포를 재생시키는 물질이 만들어진다. 뇌 세포가 재생하거나 성장하는데 운동이 매우 좋다. 그러므로 나이가 들수록 건강이 제일 중요하고, 몸은 물론이고 뇌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실천법은 운동이다.


다 좋은데 시간이 없어 실천하기 어렵다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당장 스마트폰부터 내려 놓아라! 리모컨 들고 볼 것 찾아 손가락으로 삼만리를 다니는 사람도 당장 리모컨을 내던져라!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신발끈을 조이고 당장 한 걸음 디뎌 보자. 할 수 있다. 다시 한번 더 말하자면 매일 이를 세 번 닦을 정신이 있는 사람이면 30분 운동을 시작하자. 운동은 가성비 최고의 뇌영양제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