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부산촬영소 시대

이노성 기자 2024. 7. 18.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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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촬영소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장 작품이다.

마지막 촬영작은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2021). 부산 영화인들은 김 전 이사장의 추진력을 믿고 초대 BIFF 집행위원장으로 추대했다.

부산촬영소가 완공되는 2026년은 제1회 BIFF가 열린 지 30년 되는 해다.

한국 영화의 도약대가 된 BIFF의 역할을 부산촬영소가 다시 한번 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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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촬영소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사장 작품이다. 서울올림픽을 5개월 앞둔 1988년 4월. 문화공보부 공무원 출신 김 전 이사장이 영화진흥공사(현 영화진흥위원회) 사장에 취임했다.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는 성명서가 쏟아졌다. 고심하던 김 전 이사장은 매일 감독 배우 평론가들을 만나 소주잔을 기울였다. “몇 푼 안 되는 퇴직수당과 봉급을 몽땅 술집에 갖다 바칠 때였어요.”

그가 영화인들에게 약속한 남양주촬영소는 착공 7년 만인 1996년 준공됐다. 해발 500m 산 중턱에 자리한 이유는 땅값도 저렴했지만 소음이 적어 동시녹음에 적합해서다. 넓은 오픈 세트장과 7개 실내 스튜디오는 2019년 문 닫기 전까지 K-무비의 무대였다. ‘공동경비구역JSA’를 포함해 300여 편이 이곳을 거쳐갔다. 마지막 촬영작은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2021). 부산 영화인들은 김 전 이사장의 추진력을 믿고 초대 BIFF 집행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영화·드라마 촬영의 중심이 남양주에서 부산으로 바뀐다. 영화진흥위원회는 18일 기장군 기장도예촌에서 부산촬영소 착공식을 개최했다. 2026년까지 총 1000억 원을 투입해 실내 스튜디오(3개 동)와 오픈 스튜디오를 갖출 예정이다. 부산촬영소는 영상·영화도시를 완성하는 화룡점정이다. 부산시는 최근 233억 원 규모의 ‘한국영화 르네상스 펀드’를 조성했다. 부산 제작사나 부산에서 20% 이상 촬영하는 작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BIFF와 영화의전당도 있다. 반면 촬영 스튜디오는 부산영상위원회가 운영하는 2개 동뿐이어서 늘 아쉬웠다. 앞으로 부산시가 추진 중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거점 스튜디오’(5개 동) 사업이 마무리되면 부산의 실내 스튜디오는 10개 동으로 늘어난다.

전국적으로도 로케이션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경기도 파주 ‘CJ ENM 스튜디오’는 2022년 실내 스튜디오 13개 동을 마련했다. ‘기생충’과 ‘범죄도시’ 촬영지인 전주영화촬영소는 올해 230억 원을 투입해 버추얼 스튜디오 확보에 나섰다. 영화·영상 촬영에 따른 관광산업 효과를 노린 것이다.

영화인들은 올해를 “암흑기”라고 부른다. ‘서울의봄’ ‘범죄도시’ 같은 흥행작은 손에 꼽을 정도다. 대부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다. 개봉관을 찾지 못한 ‘창고 영화’도 140편이 넘는다. 부산촬영소가 완공되는 2026년은 제1회 BIFF가 열린 지 30년 되는 해다. 한국 영화의 도약대가 된 BIFF의 역할을 부산촬영소가 다시 한번 해주길 바란다.
이노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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