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후 가장 많은 이단·사이비 생겨난 부산…안전장치로 피해 막아야”

정인덕 기자 2024. 7. 1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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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연고가 없던 이곳에 오지 않으려 했죠. 부산장신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부산·경남에 처음 발을 들였습니다. 벌써 20여 년이 됐네요. 부산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이단·사이비 종교단체가 발생한 곳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연구와 현장조사를 하기엔 최적의 장소였던 셈이죠. 원해서 발을 들인 건 아니지만 최고의 연구현장으로 들어온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는 "한국전쟁 이전 우리나라 기독교 중심은 이북인 평안도 지방이었다. 전쟁 후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옮겨졌다"며 "부산은 기독교 영향력이 가장 약한 곳이었다. 그 때문에 전쟁 중 여러 이단·사이비 교도가 피란민에 섞여 부산으로 유입됐고, 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여러 이단 종교가 발생했다. 전쟁 중 피란민의 절박함도 더해졌다"고 역사 측면에서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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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을 만나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

- 노동력·성 착취하는 유사종교
- 피해자 죄책감 가질 필요 없어
- 지자체 중심 지원센터 등 고민

“처음엔 연고가 없던 이곳에 오지 않으려 했죠. 부산장신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부산·경남에 처음 발을 들였습니다. 벌써 20여 년이 됐네요. 부산은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이단·사이비 종교단체가 발생한 곳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연구와 현장조사를 하기엔 최적의 장소였던 셈이죠. 원해서 발을 들인 건 아니지만 최고의 연구현장으로 들어온 것 아닌가 싶습니다.”

부산장신대 신학과 탁지일 교수. 그는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 상담소장도 맡고 있다.


지난 17일 국제신문은 경남 김해시 부산장신대에서 탁지일(60) 신학과 교수를 만났다. 그는 우리나라 이단·사이비 비판의 선도자이자, 부산성시화운동본부 이단 상담소장을 맡고 있다. 사이비 종교 비판 잡지 ‘현대종교’를 동생 지원(56) 씨와 함께 운영한다. 넷플릭스 시리즈 ‘나는 신이다’,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등 각종 프로그램에 관련 조언도 제공했다.

그는 “한국전쟁 이전 우리나라 기독교 중심은 이북인 평안도 지방이었다. 전쟁 후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옮겨졌다”며 “부산은 기독교 영향력이 가장 약한 곳이었다. 그 때문에 전쟁 중 여러 이단·사이비 교도가 피란민에 섞여 부산으로 유입됐고, 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여러 이단 종교가 발생했다. 전쟁 중 피란민의 절박함도 더해졌다”고 역사 측면에서 짚었다. 이어 “그런 흐름과 영향력은 현재에도 주시할 대상”이라고 말했다.

탁 교수는 이단·사이비 종교가 사회에 순기능을 하는 일반 종교와 달리 종교라는 이름으로 돈이나 노동력·성을 착취하는 등 사회에 역기능을 하는 유사종교라고 정의했다. 그는 “통상 이들은 정보를 얻어 필요한 것을 제공하며 접근한다. 호의를 사 관계망을 우선 형성한 후 유인한다”며 “봉사단체 등을 운영하며 공신력 있게 접근하는 경우도 있다. 피해 최소화를 위해선 특정 행사에 참여할 때 주최나 주관사를 검색해 보는 최소한의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전문기관과 논의할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단·사이비 문제는 특정 종교문제를 떠나 사회적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며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 기반 안전장치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 교수는 “더욱 성숙한 종교문화 조성을 위해 사전에 피해를 예방하는 안전장치를 모색할 시점이 됐다”며 “일례로 이단 피해자에게 법적·행정적·종교적 지원을 제공하는 ‘원스톱’ 센터를 지자체 등이 모색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탁 교수는 “통상 피해자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보면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죄책감 갖지 말고, 부끄러워하지 말고, 숨기지 말라는 세 가지 이야기를 항상 한다. 건강하게 노출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며 “피해자는 피해를 받은 사람일 뿐인데, 대중이 주홍글씨를 새기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실제 비판받아야 할 것은 이단·사이비 종교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라, 나와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바라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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