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산업 유럽 진출 교두보…일감부족 부울경 기자재 낙수효과 전망
- 두산에너빌리티·대우건설 등
- 수출 확대로 실적 개선 등 기대
- 부품사도 입찰전략 마련 분주
- 한수원-발주사 최종 계약 남아
- 정부TF 가동…경남도 지원 약속
우리나라가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사실상 수주하게 되면서 그간 ‘일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 온 부산 울산 경남지역 원전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낙수 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체코 당국 간 최종 계약이 이뤄진 것은 아닌 만큼 구체적인 기대효과를 산출하기에 앞서 계약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우선 총력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부울경 기자재, 유럽진출 교두보”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의미 등을 설명하면서 “상업용 원전을 최초로 건설(1956년·영국)한 ‘원전 본산지’ 유럽에 (한국의)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탈원전 폐기 등 원전 정책 정상화가 발주국의 신뢰를 이끌어낸 핵심 원동력이 됐다”며 “향후 제3, 제4의 원전 수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양질의 수출 일감이 (국내에) 대량으로 공급돼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 부울경 원전 산업계에서는 정부의 ‘2030년 원전 10기 수출’ 목표 등까지 고려할 때 지역 내 관련 업체들이 큰 혜택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기대감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수원과 함께 ‘팀코리아’에 참여한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는 탈원전 정책이 유지됐던 2021년 수주액이 6조3397억 원 수준이었으나 윤석열 정부 집권 1년차였던 2022년에는 7조5842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체코 원전 건설이 본격화하면 이곳 실적은 지금보다 더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체코 원전 최종 계약이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 원전업계가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국형 원전 도입을 타진하는 폴란드는 물론 네덜란드 루마니아 영국 등으로의 원전 추가 수출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두산에너빌리티와 대우건설 등을 중심으로 지역 업계의 수출이 확대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도 팀코리아의 일원이다.
부산지역 원전 부품업체들도 수주 소식에 반가움을 드러냈다. 원전 비상발전기의 열교환기 및 압력용기 생산업체인 ㈜마이텍 관계자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동안 대규모 원전 사업 수주가 없었다. 지난 정부엔 탈원전 기조를 보이면서 많은 지역 업체가 유지비 때문에 원전 납품 인증서를 반납하기도 했다”며 “오랫동안 기다린 대규모 수주 소식에 지역 업계도 기대감이 높다. 우리도 추진 경과를 지켜보면서 조직을 정비하고 입찰 전략을 짜는 등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종 계약 때까지 정부 TF 가동
다만 최종 계약이 이뤄질 때까지 긴장을 풀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안 장관 역시 이날 브리핑에서 “원전 수출의 9부 능선을 넘었지만 한수원과 발주사 간 계약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돼야 내년 3월께 최종 계약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계약 협상을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현행 ‘원전수출전략 추진위원회’를 통해 지원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안 장관은 “한국과 체코 모두에게 호혜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계약 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신한울원전 3·4호기 건설 재개, 원전 10기 계속운전 등 그동안 우리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원전 생태계 복원에 더욱 분발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남도 역시 환영 의사를 밝히며 국정과제인 ‘2030년 원전 10기 수출 달성’과 지역 원전산업 활성화를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경남도에는 324개 원전 기업이 몰려 있다. 박완수 도지사는 “본계약 체결까지 두산에너빌리티 등 도내 원전 기업의 수출 지원책과 후속 조치를 마련할 계획”이라며 “그간 도의 원전생태계 복원과 활성화 노력이 K-원전 부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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