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 문화·예술시설 활용... 미래 아티스트 ‘쑥쑥’ [꿈꾸는 경기교육]
‘경기형 늘봄학교’ 모델 중 하나인 ‘늘봄공유학교’가 시·군 곳곳에서 자리잡으며 지역사회의 돌봄 수요에 응하고 있다. 늘봄공유학교는 학교, 공공 시설, 유휴 공간 등을 활용해 ‘돌봄 거점’을 형성, 인접 학교 학생들에게 돌봄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을 병행하는 게 특징이다. 일례로 부천시는 상원초등학교를, 김포시는 지역 문화시설인 고촌아트홀을 거점으로 삼고 기관 특색을 반영한 늘봄 공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 양육 부담 경감, 교육 기회 보장을 통한 양육 및 사교육 부담 경감을 위해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의 늘봄 공유학교 모델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문화시설 거점’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 공유학교(이하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첫번째 ‘김포형 늘봄공유학교’다.
지역 내 우수 시설의 공간과 자원을 활용해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위 학교가 운영하기 어려운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가 위치해 있는 김포시 고촌읍은 신도시 및 택지 개발로 청년층과 학생 인구 유입이 많지만 지역 교육 여건은 각 학교가 늘봄 대기 수요를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김포시는 고촌아트홀을 비롯해 오늘엄마 공동육아, 김포문화원 등 지역 7개 기관에 늘봄공유학교를 설치, 초등 늘봄 대기 수요를 흡수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학생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지역 5개 초등학교 1~2학년 40명을 방과 후부터 오후 7시까지 돌보고 있다. 차량 운행을 통해 학생들의 하교와 늘봄공유학교 등교를 지원하고 있으며 분야별 전문 강사를 초빙해 △놀이 언어 수업(영어·일본어·중국어) △활동 수업(발레·놀이 체육) △음악 수업(바이올린) △심리치료 수업(스토리텔링·마술)을 진행 중이다.
특히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고촌아트홀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가 운영하고 있는 ‘주말 음악학교’는 학생들이 수준별 음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특히 교육 대상은 김포를 비롯해 부천, 고양 등 인접 지역 20개교로 훨씬 넓다.
교육은 음악 전공 전문 강사진이 트럼펫, 호른 등 금관악기와 콘트라베이스 등 현악기를 비롯해 마림바, 팀파니, 비브라폰 등 학교에서 다루기 힘든 타악기류도 함께 가르친다.
이와 함께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주말에 ‘우리 동네 야외음악회’, ‘찾아가는 스쿨콘서트’ 등도 운영하며 지역 거점 주말 공유학교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김포교육지원청은 고촌 늘봄공유학교를 통해 지역사회 협력을 기반한 돌봄터, 학습터 안착을 추진, 학생들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돌보면서 질 높은 맞춤형 교육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 김지원 교사 인터뷰 줌-in
“차별 없는 돌봄 ‘특화’... 지역사회 이끌 인재 키워요”
“고촌지역 아이들이 차별 없는 돌봄과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 것. 그것이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의 역할입니다.”
김지원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이하 고촌 늘봄공유학교) 전담 교사는 이곳의 가장 큰 특징으로 ‘지역사회의 돌봄 참여’를 꼽았다.
사단법인 고촌아트홀이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고촌 늘봄학교는 2015년 경기도교육청 이룸학교(꿈의학교 전신)로 출발해 지역의 초등학생들을 돌보고 있다.
특히 (사)고촌아트홀은 31년째 꾸준히 운영하고 있는 ‘김포청소년오케스트라’를 통해 매년 김포시를 포함한 인접 지역 청소년 400여명에게 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예술 활동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있기도 하다.
2020년 도교육청으로부터 늘봄공유학교로 선정된 이곳은 지역 돌봄 거점으로서 인근 5개교 1~2학년생 40명을 돌보고 있다.
김 교사는 “학년마다 1명씩의 선생님이 배정돼 아이들의 등하교부터 수업, 돌봄을 전담하고 있다”며 “1~2학년생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곳에서 돌봄을 받다 3학년으로 진학한 학생 5명도 함께 다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오케스트라 교육 외에도 일본어·중국어·영어 등 외국어 수업과 발레, 방송 댄스 등 체육 활동, 창의 미술 수업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곳은 방과 후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지만 여느 학교에서 운영하는 늘봄학교와 다른 한 가지 특징은 아이들이 중간에 학원을 가야 해 퇴소하면 이후 다시 입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학부모와의 협의를 거쳐 아이들의 일정을 담당 교사들이 확인, 학원 등·하원을 관리하고 있다”며 “학교 밖에서도 아이들이 폭넓고 안전한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점에 대해 학부모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이는 고촌 늘봄공유학교가 단위 학교가 아닌, 지역 거점 공유 학교라는 특성을 띠기에 가능한 장점이다. 실제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차량 운행을 통해 학교가 끝난 아이들을 안전하게 늘봄공유학교로 등교시키고 있으며 아이들의 학원 등·하원부터 귀가까지 책임지고 있다.
방학이 되면 고촌 늘봄학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한다. 학기 중과 동일하게 차량을 운행, 아이들이 다니는 각 학교를 돌며 등교를 돕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에 지금도 전체 정원의 20% 안팎에 해당하는 대기수요가 있는 상태다.
하지만 고촌 늘봄공유학교도 개원 초기부터 학부모 사이에서 호응이 높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룸학교로 출발할 당시만 해도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학교 밖에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데 대한 어려움을 겪었고, 부족한 교육 과정과 돌봄 여건으로 큰 관심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차량 운행과 더불어 지역사회 인재를 중심으로 편성한 체계적·전문적 수업 두 요인이 맞물리며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김포시교육지원청을 거쳐 도교육청으로부터 ‘지역 사회 거점 공유학교’의 모범사례로 지정됐다.
김 교사는 “이곳에서 진행하는 오케스트라, 영어 등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강사진 상당수는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던, 또는 활동 중인 지역 출신 인재들”이라며 “어떤 교육과정에는 이곳에 아이를 맡긴 학부모가 직접 교육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고 말했다.
단순한 ‘돌봄 교실’을 넘어 지역사회 전체가 시설과 재능, 관심을 쏟아 아이들을 돌보고 가르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지역사회 문화 시설을 거점으로, 지역의 인재들이 직접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는 고촌 늘봄공유학교만의 특징이 도교육청으로부터 “진정한 늘봄공유학교 모델은 이것”이라는 평가를 얻었다”며 “김포시 안팎으로 고촌 늘봄공유학교를 벤치마킹한 늘봄학교가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고촌 늘봄공유학교의 또 다른 장점으로 ‘고촌지역이 아이들의 차별 없이 모두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층, 한부모가정의 아이들을 우선 선발하면서 이들에게 무료로, 다양한 교육을 받을 기회를 제공,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자신의 꿈을 키울 발판을 마련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이룸학교서부터 서서히 안착해 나간 돌봄, 교육 체계가 빛을 발하면서 이곳을 다니는 고촌지역 아이들의 분위기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며 “지역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고촌 늘봄공유학교는 현재 2개소인 늘봄교실을 확장, 지역의 더 많은 아이들을 돌보며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지목했다.
김 교사는 “늘봄학교 운영 예산이 더 확대된다면 지역 내 아이들을 더 많이 수용해 고촌 늘봄학교가 ‘제2의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다”며 “또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 외에 더 많은 직업의 교육과정을 편성해 다양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방과 후를 보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윤가온·소윤재 학생 다양한 프로그램 ‘흥미진진’ “모든 공부 재밌고 유익해요”
“발레와 스토리텔링, 영어, 일본어... 듣고 있는 수업이 정말 많고 재밌어요!”
김포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이하 고촌 늘봄공유학교)를 다니고 있는 보름초등학교 1학년 윤가온 학생. 매일 학교가 끝나면 이곳으로 등교해 시간을 보내는 윤양은 고촌 늘봄학교가 진행하고 있는 수업 대부분을 참여하고 있다.
윤 양은 “음악 시간에는 바이올린을 연습하고, 미술 시간에는 유명한 화가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그 화가의 작품을 똑같이 만들어보기도 한다”며 “최근에는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작품을 그려봤다”고 말했다.
고촌아트홀 늘봄공유학교가 끝나면 줄넘기와 바둑 학원을 다닌다는 윤 양은 “학교가 끝나면 이곳 선생님과 버스를 타고 와서 수업을 듣다가 부모님이 데리러 오신다”며 “그때 집으로 가거나 줄넘기, 바둑 학원으로 간다”며 웃어 보였다.
같은 학교 2학년 학생인 소윤재 학생도 고촌 늘봄공유학교에서 중국어, 일본어, 미술, 바이올린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소군은 “바이올린은 같은 선생님께서 쭉 가르쳐 주시다 보니 실력이 꽤 늘었다”며 “야구, 줄넘기, 미술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매일 이곳에서 나가는 시간은 다르지만 모든 수업이 재밌고 유익하다”고 말했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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