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46억 횡령' 징역 15년...39억 환수 무산
[앵커]
국민이 낸 건강보험금 46억 원을 횡령한 뒤 해외로 도주한 건강보험공단 팀장이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회수한 7억을 빼곤 모두 탕진했다며 변제를 거부해 검찰은 앞서 최 씨에게 징역 25년을 구형했는데요.
선고된 형량은 훨씬 줄고, 39억 원을 환수할 방법도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지 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의료 보험비 46억 원을 빼돌린 뒤 도주했던 국민건강보험공단 최 모 전 재정관리실 팀장.
도주 이후 인터폴에 적색 수배됐고 범행 1년 4개월 만에 필리핀에서 붙잡혔습니다.
[최 모 씨 / 건보공단 전 팀장 : (46억 횡령 혐의 인정합니까?) 인정합니다. (현지 생활은 어떠셨나요?) 회사에 진심으로 죄송하고 국민께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횡령 수법은 간단했습니다.
윗선 결재 없이 자기 계좌로 보험료가 입금되도록 공단 내부 전산망 계좌 정보를 조작했습니다.
빼돌린 돈은 가상화폐로 환전해 숨겼습니다.
뒤늦게 계좌를 동결하고 예금 채권 압류에 나섰지만 7억 원 정도만 회수한 상황.
최 씨는 남은 돈은 가상화폐나 금융 파생상품 투자로 전부 탕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상 변제를 거부한 건데, 검찰은 징역 25년과 39억 원 추징을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1심 법원은 최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습니다.
별도의 추징도 명령하지 않았습니다.
횡령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지만, 도주 기간 가족들한테 생활비를 받는 등 투자 실패로 대부분을 탕진한 만큼 범죄 수익 은닉 혐의는 증거 부족에 따른 무죄로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은 피고에게 유리한 점"이라면서 "계획적 횡령으로 죄질과 범행 수법이 매우 나쁘고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결국, 수사와 이번 재판을 통해 공단 내부 직원이 횡령한 국민 건강보험료 상당액은 사실상 환수 방법이 사라진 상황.
범행 이후 필리핀으로 도주했던 최 씨로부터 가상 화폐 등을 받은 조 모 씨 역시 현재 범인 도피 혐의로 기소돼 같은 법정에서 재판받고 있습니다.
YTN 지환입니다.
촬영기자: 성도현
디자인: 이원희
YTN 지환 (haj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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