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땐 묵묵부답, 왜 이제와서?…축구팬 협회 FIFA 문제 제기에 '분노'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대한축구협회 신뢰가 바닥이다. 최근에 불거진 황희찬(27, 울버햄튼)을 향한 인종차별 이슈에 대한축구협회가 나서자 비판이다. 손흥민이 인종차별 논란으로 고생할 땐 가만히 있다가 왜 지금은 움직이냐는 반응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공식 채널을 통해 "7월 18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낸 공식 레터를 통해 황희찬(울버햄튼) 선수가 최근 연습경기에서 상대팀 선수로부터 당한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축구장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예방, 근절하기 위해 FIFA가 가해자들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라고 알렸다.
황희찬은 2024-25시즌을 대비한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인종차별에 휩싸였다. 스페인에서 진행된 이탈리아 세리에A 승격 팀 코모와 맞대결에서 상대 선수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들었다. 울버햄튼 동료 포덴세는 참지 못하고 주먹을 날렸고 이날 경기에서 퇴장을 당했고 영국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울버햄튼 지역지 '몰리뉴 뉴스'와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는 "울버햄튼의 프리시즌 친선전이 인종차별로 망가졌다. 황희찬이 코모 선수들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듣자 울버햄튼 선수들이 분노했다. 포덴세의 주먹질이 다소 지나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울버햄튼 팬들에게 엄청난 존중을 받을 것"이라고 알렸다.
울버햄튼은 코모전이 끝난 뒤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적으로 항의하려고 한다. 어떠한 인종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라며 분노섞인 성명서를 발표했다. 게리 오닐 감독도 "황희찬이 경기 중 인종차별 문제로 낙담했다. 경기에서 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뛰었다. 정말 자랑스런 선수다. 우리는 끝까지 황희찬을 지지한다. 이번 일로 중요한 경기를 망치게 됐다. 피치 위에서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도 용납할 수 없다"라며 날을 세웠다.
울버햄튼이 크게 반발했지만 코모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인종차별은 용납할 수 없다"던 성명서 초반 문구와 달리 "울버햄튼 동료들이 황희찬을 차니라고 하길래 우리도 재키 찬(홍콩 액션 스타)라고 불렀다. 인종차별 발언이라고 알려진 선수와 긴 이야기를 했고 울버햄튼 동료들이 황희찬을 차니로 부른 것과 관련이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일부 과잉 반응으로 지나치게 과장됐다"라며 적반하장이었다.
하지만 "고의가 아니었다"는 코모 측 입장과 달리 황희찬을 향한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문제점을 알린데 이어 대한민국 캡틴이자 프리미어리그 톱 클래스 공격수 손흥민까지 '난 너의 곁에 있다(By your side mate)'라는 답글을 달았고 해시태그로 'No room for racism(인종차별은 어디에도 용납할 수 없다)'는 문구를 적어 응원했다.
다만 유럽축구연맹(UEFA)가 "축구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을 포함해 모든 차별과 혐오는 우리의 우선순위에 있다. 하지만 UEFA 징계 위원회는 UEFA 대회에서 일어난 일만 조치를 할 수 있다"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자 대한축구협회가 나섰다. 국제축구연맹(FIFA)에 공식적으로 관련 사안을 알렸다.
대표팀 선수를 위해 협회 차원에서 움직인 건 긍정적이지만, 축구 팬 반응은 싸늘했다. 해당 발표에 팬들은 "얼마전 손흥민도 인종차별을 당했다. 대한민국 캡틴이 인종차별을 당할 땐 가만히 있더니 이제와서 일하는 척을 한다", "손흥민은 대한민국 선수가 아닌가"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손흥민은 6월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이후 휴식을 취하던 중 인종차별 이슈에 휩싸였다. 토트넘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른 한국인 선수 유니폼은 없냐"는 리포터 질문에 "손흥민?"이라고 되물으며 "손흥민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다 똑같이 생겼는데"라고 말했다.
명백한 인종차별이었다. 아시아인은 똑같아 구별할 수 없다는 편견이었다. 사태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사과문을 올렸지만 진정성에 의문이 생겼다. 국제인권자선단체 '킥잇아웃'까지 나서는 사태로 번졌고, 손흥민이 벤탄쿠르 사과를 받아주고 나서야 일단락됐다.
해외 팬들은 '악의는 중요하지 않다. (인종차별을 했다는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 '벤탄쿠르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는데 당시에 대한축구협회는 어떤 움직임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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