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처럼 잘려나간 도로…물러진 땅에 전국 산사태 '비상'
전국 곳곳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사람들이 흙더미에 파묻혔다 극적으로 구조됐고, 도로가 두부처럼 잘려 나갔습니다. 며칠 째 폭우가 이어지며 땅이 많이 약해진 탓인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산사태 위기 경보, 심각단계까지 올라간 상황이니 다들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오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벽이 쓰러지고 천장이 주저앉았습니다.
산 아래 80대 노부부가 사는 집에 흙더미가 쏟아졌습니다.
[강기원/산사태 피해 주민 : 벼락 치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벼락이 치나보다 했더니 흙이 몸을 덮어요. 할머니도… ]
할아버지는 온 몸에 흙을 뒤집어 쓰고도, 거동이 불편한 부인부터 꺼냈습니다.
[강기원/산사태 피해 주민 : 침대에 안 있고 방바닥에 있었으면 묻혀버렸지요.]
부서진 돌 조각과 쏟아진 흙더미를 중장비로 치웁니다.
콘크리트로 쌓아 올린 옹벽이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직원들 휴식 공간으로 사용하던 건물도 완전히 주저앉았습니다.
새벽 2시, 안에서 자고 있던 식당 사장은 몸만 빠져나왔습니다.
[안기옥/산사태 피해 식당 사장 : 고립이 돼서 처음엔 못 나왔어요. 전기도 다 나가고… 한 30분 있다가 안정을 찾아서, 핸드폰으로 비춰서…]
전봇대가 쓰려지면서 도로를 때렸습니다.
비에 지반이 쓸려 내려가 약해진 도로는 마치 두부처럼 잘려 나갔습니다.
고속도로 옆 산 허리는 산사태로 속살을 드러냈고, 아파트 주차장을 떠받치던 옹벽은 뚝 떨어져 나가 쓰러졌습니다.
제주와 전남, 경남을 제외한 전국 산사태 위기 경보는 심각 단계까지 올라갔습니다.
36개 시군구에서 900여 명이 대피했습니다.
[영상취재 박용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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