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상원초, 클러스터 공간 공유과밀·돌봄 걱정 ‘뚝’ [꿈꾸는 경기교육]

황호영 기자 2024. 7. 18.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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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드론·키즈 체조·AI 코딩 등
20개 특기·적성 프로그램 운영

‘경기형 늘봄학교’ 모델 중 하나인 ‘늘봄공유학교’가 시·군 곳곳에서 자리잡으며 지역사회의 돌봄 수요에 응하고 있다. 늘봄공유학교는 학교, 공공 시설, 유휴 공간 등을 활용해 ‘돌봄 거점’을 형성, 인접 학교 학생들에게 돌봄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을 병행하는 게 특징이다. 일례로 부천시는 상원초등학교를, 김포시는 지역 문화시설인 고촌아트홀을 거점으로 삼고 기관 특색을 반영한 늘봄 공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 양육 부담 경감, 교육 기회 보장을 통한 양육 및 사교육 부담 경감을 위해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의 늘봄 공유학교 모델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부천 상원초 제공

부천 상원초 꿈나래 늘봄공유학교(이하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부천교육지원청이 개발한 ‘부천형 늘봄공유학교 모델’이다. 상원초 유휴 교실을 활용해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으며 인접한 3개 초등학교 돌봄 수요까지 소화하고 있다.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방과후 학교 2개 교실과 틈새 돌봄 교실 1개실을 구성해 지역 4개 초등학교 1~6학년생을 대상으로 돌봄과 각종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실시 중이다. 이를 통해 교육·돌봄(Educare) 통합서비스인 교육돌봄을 구현, 교육 기회 확대 및 격차 해소는 물론이고 학부모 양육 및 사교육비 부담 경감을 병행하고 있다.

부천형 늘봄공유학교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거점, 즉 ‘클러스터 공간’ 활용으로 과밀 학급, 돌봄 공간 부족 문제를 안고있는 인근 학교의 돌봄 대기 수요를 함께 해소하는 데 있다. 또 일반적인 형태의 늘봄학교가 초등학교 저학년 중심으로 혜택이 구성되는 반면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모든 학년에게 방과후 교육을 제공하며 3~6학년 학부모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상원 늘봄공유학교에서 구현되는 또 다른 부천형 늘봄공유학교 모델은 인근 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분석하고 사교육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방과후교육을 개설한 것이다.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10개 부서, 20개 강좌로 구성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교육 시간에 공백이 있는 학생들을 돌보기 위한 개방형 틈새 돌봄 교실도 함께 설치했다.

10개 부서는 △해리포터 마술 △드론 항공 △교과 융합 수학 △3D 스팀펜 △체력UP 키즈 체조 △인공지능(AI) 코딩 △메이커 아트 △성우 스피치 △목공 △생태 체험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3D 스팀 펜, 성우 스피치, 목공 등 사교육에서 제공하기 어려운 부서에 학생 참여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타 학교에서 운영 중인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 현황과 인기 강좌를 면밀하게 분석, 해당 학교 학생들의 이탈을 방지하고자 강좌를 겹치지 않게 편성하고 개강 시기도 주변 학교 대비 한 달 늦추는 등 혹시 발생할지 모를 돌봄 수요 쏠림 현상 예방에도 나섰다.

현재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4개교, 230여명의 학생이 이용하고 있다. 주변 학교와 3~6학년생들의 돌봄 수요까지 흡수하는 장점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참여율이 76%포인트 상승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부천 상원 꿈나래 늘봄공유학교 인터뷰 줌-in

“모든 학년, 다양한 교육... 사교육 덜고 만족 더한다”

김언실 부천교육지원청 장학사

“지역 돌봄 초과 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하면서도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 사교육비 경감 효과도 내고 있습니다.”

부천 상원초 꿈나래 늘봄공유학교(이하 상원 늘봄공유학교) 운영을 담당하는 김언실 부천교육지원청 장학사가 밝힌 상원 늘봄공유학교만의 특징이다.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지난해 부천교육지원청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경기형 늘봄학교 모델 개발 시범 지원청’으로 지정되면서 그해 10월 ‘늘봄공유학교’ 형태로 문을 열었다.

늘봄공유학교는 지역 내 돌봄 거점을 지정, 인접 학교별로 상이한 유휴 공간 보유 여부나 돌봄 수요 등 조건을 한데 아우르는 개념이다. 특정 학교가 돌봄 수요를 자체 해결하는 늘봄학교보다 포괄적이다.

상원초를 비롯해 상도초, 상일초, 신도초 등 4개교가 일대에 집중돼 있어 초등 돌봄, 방과후 학교 수요가 많지만 돌봄 교실 부족으로 항상 대기 수요가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4개교 1~6학년생들을 함께 돌보고 있다. 늘봄 공유학교는 학교 안팎의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지만, 마침 상원초가 도보 접근성이 가장 뛰어남과 동시에 돌봄 교육 수행에 적합한 유휴 교실을 충분하게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상원 늘봄학교는 일주일에 최대 360명의 학생들을 돌보고 있으며 특히 모든 학년이 균등한 비율로 돌봄 과정의 혜택을 받고 있다.

김 장학사는 “늘봄학교는 초1 맞춤형 프로그램 등 돌봄이 더 절실하게 필요한 저학년을 우선시해 3~6학년 학부모들이 아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늘봄공유학교는 지난해 늘봄학교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학교별 상이한 돌봄 여건과 늘봄학교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3학년 이상, 고학년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덧붙였다.

또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드론 항공 △3D 스팀 펜 △인공지능(AI) 코딩 △메이커아트 △목공 등 20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각 강좌는 학원에서 배우기 힘든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편성, 공교육이 진로 탐색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해야 하는 아이들의 사교육 부담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짜여졌다.

김 장학사는 “기존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은 비용 부담에 상당수 학부모가 1~2과목만 참여시키고 있다”며 “때문에 AI 코딩, 목공 등을 공교육에서 실시하는 데 대해 학부모들이 매우 좋아하고 있다. 특히 저학년이 중심이 되는 늘봄학교와 달리 모든 학년이 다양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는 것도 복지적 측면에서 만족도가 정말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상원 늘봄공유학교의 강좌 편성은 이곳만의 또 다른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 바로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되 인접 학교의 방과후 학교 과정과 겹치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짜여진 프로그램들이라는 점이다.

늘봄공유학교 과정이 타 학교 방과후 학교 수요 감소라는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부천교육지원청의 조치다. 이 과정에서 부천교육지원청은 인접 학교의 방과후 학교 개설 과목을 모니터링, 인기 강좌를 제외했으며 개강도 타 학교 대비 한 달 늦은 지난 4월 실시했다.

상원 늘봄공유학교가 무료로, 비교적 더 넓은 학년층을 아우른다는 특성이 타 학교 방과후 학교 이탈과 폐강 등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김 장학사는 “지난해 10월 개소 이후 일부 학생 사이에서 기존에 다니던 방과후 학교를 이탈하려는 사례가 발생, 주변 학교들로부터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수렴했다”며 “이에 학교별 방과후 학교는 계속 다니되 늘봄공유학교를 병행하는 구조로 상생, 교육 기회 확대를 모두 이루고자 결정한 조치”라고 말했다.

여기에 상원 늘봄공유학교는 ‘틈새 돌봄’ 과정을 추가해 ‘꿈터’라는 별도의 돌봄 교실과 안전 관리 담당자를 별도 배치하고 있다. 이곳은 강좌 간 공백이 발생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은 학생들이 언제든 드나들 수 있는 곳이다.

상원 늘봄공유학교의 역할은 방학 중 더 빛을 발한다. 오전 9시30분 시작, 오후 5시까지 상원초는 물론이고 인접 학교 학생들에게 돌봄 교육을 제공한다.

부천교육지원청은 상원 늘봄공유학교에 ‘AI 미래교실’을 구축하는 등 시설 개선과 교육 프로그램 내실화를 병행, 돌봄과 더불어 다양한 교육 기회 제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김 장학사는 “상원초를 중심으로 늘봄공유학교가 운영되면서 지역교육지원청은 돌봄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학생과 학부모들에게는 큰 안정과 만족감을 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교육, 돌봄 수요를 맞춰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월요일엔 드론, 금요일엔 목공 일주일 내내 지겨울 틈 없어요”

(왼쪽부터) 부천 상원초 홍지아, 임기범 학생

“학교 끝나고 월요일은 드론, 목요일은 메이커아트, 금요일엔 목공 수업을 듣는데 너무 재밌어요.”

상원초 5학년 홍지아 학생은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금요일 3일은 학교를 마치고 부천 상원초 꿈나래 늘봄공유학교(이하 상원 늘봄공유학교)에서 강좌를 수강한다.

홍양은 상원 늘봄공유학교를 가지 않는 화요일과 수요일에도 방과후 학교, 또 학교에서 운영하는 가야금 교육을 받고 있다.

일주일 내내 학교 안에서 늘봄공유학교와 방과후 학교 등으로 돌봄 교육을 받는 것이다.

홍양은 “드론 항공 수업에서는 비행기와 드론의 구조에 대해 배우고, 실제로 드론을 날려 보기도 한다”며 “목공 DIY 시간에는 목공예 세트로 미니 노래방을, 메이커아트 시간에는 레진과 클레이 등으로 미니어처 등 다양한 것을 만들고 있다. 정말 재밌다”며 웃어 보였다.

같은 학교 2학년 임기범 학생도 상원 늘봄공유학교에서 드론 항공과 △3D 스팀 펜 △인공지능(AI) 코딩 △메이커아트 △생태 체험 등 일주일에 5개의 강좌를 듣고 있다.

임군은 “드론 항공 시간에는 스티로폼으로 비행기를 만들어 날려 보기도 하고 생태 체험 시간에는 식물과 동물, 파충류에 대해 배운다”며 “또 코딩 시간에는 작은 로봇으로 실제 코딩 작업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태권도 학원에 다니고 있는 임군은 하교 시간과 태권도 학원이 시작하는 시간 사이의 간극을 상원 늘봄공유학교에서 채우고 있다.

임군은 “학교가 끝나면 늘봄공유학교에서 여러 가지 수업을 듣다가 집에 들른 뒤 태권도 학원을 간다”며 “학교에서 듣는 강좌들 모두 좋지만 특히 3D 펜으로 작품을 만드는 시간이 가장 재밌다”고 말했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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