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얀 포글러 "클래식도 새로움 찾으려 계속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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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선 제 음악을 이해하고 귀하게 여기는 장소에 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관객의 클래식 지식수준도 매우 높아서 이번 공연이 기대됩니다."
6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둔 독일의 첼리스트 얀 포글러(60)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을 만나는 소감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포글러는 "한국은 전 세계 창의력의 원천 같은 곳"이라며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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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한국에선 제 음악을 이해하고 귀하게 여기는 장소에 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관객의 클래식 지식수준도 매우 높아서 이번 공연이 기대됩니다."
6년 만의 내한 공연을 앞둔 독일의 첼리스트 얀 포글러(60)는 1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한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을 만나는 소감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포글러는 오는 2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에드워드 엘가(1857∼1934)의 첼로 협주곡을 들려준다.
첼로 협주곡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곡은 곳곳에 고통의 정서가 묻어 있는 게 특징이다. 엘가가 곡을 쓰던 1919년 당시 병으로 요양 중이었던 데다 그의 조국인 영국을 비롯한 유럽 전체가 1차 세계대전의 비극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열여덟살 때부터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곡을 연주해왔다는 포글러는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곡이어서 이 작품을 연주곡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음악을 한 덕에 세상 구경을 많이 할 수 있었어요. 여행하는 동안 종종 '한 시대가 저물고 있구나, 세상이 끝나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유럽만 봐도 민주주의는 당연한 게 아니고, 투쟁해도 겨우 지켜낼까 말까 한 시대가 됐다는 걸 알 수 있잖아요. 이런 지금의 사회는 엘가의 첼로 협주곡과도 이어지는 지점이 있습니다."
포글러가 엘가의 첼로 협주곡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이 작품이 오케스트라와의 소통이 중요한 곡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디를 가든 항상 새로운 오케스트라와 작업하는 것을 즐긴다"며 "삶에서도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음악도 함께 협력하며 관객에게 들려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국립심포니와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포글러는 클래식 안에서의 협업뿐 아니라 대중음악이나 문학 등 다른 예술 장르와도 합작 공연을 선보여 가장 현대적인 아티스트로 불린다. 2011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K팝 가수 비와 함께 무대에 오른 적도 있다.
포글러는 "클래식 팬들은 대부분 노년층인데, 비가 오니 10대 소녀들이 표를 매진시켰다"고 떠올렸다.
"장르 간 협업은 제 창의성을 극대화하고 열정도 심어줘요. 물론 클래식은 그 자체로 완전한 장르이지만, 너무 자주 들은 음악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새로움을 기대하지 않기도 해요. 그러나 클래식도 새로움을 찾으려는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젊은 음악가를 만날 때면 좁은 세상에 갇혀 있지 말고 나와서 새로운 시도를 하라고 권하곤 합니다."
평소 한국 영화를 즐겨본다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한국 영화인과 협업해보고 싶다고 했다.
포글러는 "한국은 전 세계 창의력의 원천 같은 곳"이라며 "음악,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나 이탈리아, 프랑스 영화가 유명했지만, 전 세계에 도달하지는 않았다"면서 "반면 한국 영화는 세계 어디든 동시에 도달하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문화권이나 예술에 관심이 많은 그는 신곡 연주에도 열려 있다.
1년에 한 작품 정도는 클래식이 아닌 현대음악을 선보인다. 새로운 음악이 있어야만 음악의 미래도 있다는 게 그의 신조다.
그는 "지금까지 약 20곡 정도의 신곡을 연주해왔다"며 "이 중 한두 개라도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나중에 고전음악이 된다면 아주 행복할 것"이라며 웃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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